5월 13일 이브닝 경매, 데이비드 보위가 소장한 장 미셸 바스키아 작품 출품
5월 14일 데이 경매, 백남준의 비디오 설치 작품 및 앤디 워홀, 쿠사마 야요이 포함
[서울=뉴스핌] 오경진 기자 = 필립스옥션은 오는 2025년 5월 13일과 14일, 뉴욕 본사에서 근현대미술 이브닝 경매와 데이 경매를 연이어 개최한다.
이브닝 세일에는 장 미셸 바스키아(Jean-Michel Basquiat), 파블로 피카소(Pablo Picasso), 게르하르트 리히터(Gerhard Richter), 에드 루샤(Ed Ruscha) 등의 대표작을 포함해 총 40여 점이 출품되며, 전체 출품작의 90%는 경매에서 최초로 공개된 작품들이거나 15년 만에 다시 경매에 출품되는 작품들이다.
이어지는 데이 세일에는 마르크 샤갈(Marc Chagall), 로버트 마더웰(Robert Motherwell), 존 커린(John Currin) 등 근현대 미술 거장들의 작품을 포함해, 세계적인 작가인 백남준의 설치 작품까지 약 250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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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장 미셸 바스키아 Untitled, 1984] |
장 미셸 바스키아의 Untitled (1984)는 작가 특유의 상징적인 이미지와 자전적인 요소들이 담긴 작품으로 바스키아의 핵심 주제를 잘 보여준다. 콜라주, 아크릴, 스프레이 페인트 등 다양한 재료를 활용해 질감과 색채를 실험한 이 작품은 시각적 언어와 사회적·정치적 메시지를 결합한 대표작이다.
파블로 피카소의 Homme et femme à table (1902–1903)는 약 20년간 개인 소장으로 보관된 후 이번 이브닝 경매의 주요 출품작으로 소개된다. 드가(Degas)와 툴루즈 로트렉(Toulouse-Lautrec)의 영향을 받은 이 파스텔 초상화는 일상의 한 장면과 심리적 초상을 결합하여, 피카소의 청색 시대 감정 표현과 이후 정물화 중심의 입체주의적 접근을 예고한다. 이 작품은 캠벨(Campbell) 수프 창업자인 도런스(Dorrance) 가문이 소장했던 작품으로, 피카소의 친구이자 동료 예술가를 유쾌하게 그려낸 초상화다.
이번 이브닝 경매의 주요 출품작 중에는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Mann mit zwei Kindern (1966)도 포함되어 있다. 이 작품은 독일 뒤셀도르프를 기반으로 활동했던 예술가 블링키 팔레르모(Blinky Palermo)의 개인 소장품으로, 리히터의 오랜 협업자이자 절친한 친구였던 시그마 폴케(Sigmar Polke)와 그의 가족을 어린 시절 모습으로 담아낸 보기 드문 헌정작이다.
도널드 저드의 주요 작품 두 점도 이번 이브닝 경매를 통해 처음 소개된다. 1980년대 저드는 소재, 공간, 색에 대한 깊이 있는 실험을 바탕으로 성숙한 조형 세계를 구축했다. 그중 Untitled (1981)은 그의 대표 형식인 '미터 박스(meter box)' 조형 구조를 바탕으로 만든 작품이다.
에드 루샤의 Alvarado to Doheny (1998)도 이브닝 세일의 주요 작으로, 창작된 지 25년이 넘어 처음으로 경매에 출품된다. 서부 팝 아트 운동의 선구자인 작가는 텍스트를 기반으로 한 예술을 통해 이미지와 언어의 교차점을 재구성하며, 전통적인 의미를 지닌 단어가 아니라 하나의 그림처럼 보이도록 만드는 작업을 했다.
키스 해링(Keith Haring)의 Two works: (i-ii) Untitled는 빌 T. 존스(Bill T. Jones)와 아니 제인(Arnie Zane)이 제작한 발레 Secret Pastures의 무대 디자인을 위해 제작되었다. 검정색 윤곽선과 빨간색 지그재그 패턴으로 그려진 이 작품은 빠르게 전개되는 음악을 연상시키며, 춤과 공연의 힘을 형상화한다. 두 개의 캔버스는 원래 무대에 설치되어 무용수들과 함께했지만, 현재는 전시장에 나란히 걸린 두 폭의 대형 작품으로 다시 구성되었다. 세 번째 캔버스는 나카무라 키스 해링 컬렉션(Nakamura Keith Haring Collection)에 소장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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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백남준 Global Groove, 1994] |
백남준의 Global Groove (1994)는 작가가 1973년 뉴욕 공영방송사 WNET의 텔레비전 연구소에서 제작한 동명의 비디오 아트를 바탕으로, 20년 후 발표한 설치 작품이다. 오래된 텔레비전 11대를 활용해 만든 인간 형상의 조각은 왼팔을 들어 올린 자세로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형식을 보여주며, 형광 빛의 회로 이미지가 내부에 구현되어 있다.
데이 경매의 오후 세션은 유 니시무라(Yu Nishimura), 로빈 F. 윌리엄스(Robin F. Williams), 토인 오지 오두톨라(Toyin Ojih Odutola), 피렐레이 바에스(Firelei Báez)를 비롯해 에이버리 싱어(Avery Singer), 조나단 가드너(Jonathan Gardner), 니나 샤넬 애브니(Nina Chanel Abney)의 작품으로 시작된다. 이번 경매를 통해 우만(Uman), 포피 존스(Poppy Jones), 마이아 크루즈 팔릴레오(Maia Cruz Palileo)가 처음으로 경매에 데뷔한다.
오후 세션의 주요 작품은 크리스토퍼 울(Christopher Wool)의 Untitled (2004)이다. 그는 작품을 만들 때 여러 번 겹치고 지우는 과정을 반복하며 깊이 있는 표현을 이끌어내는데, 이는 작업의 핵심을 잘 보여주며 회화와 추상의 개념적 한계를 탐구한다. 두 개의 대칭적인 실크스크린을 사용하여 동일한 추상적인 제스처를 표현한 이 작품은 2004년 뉴욕 루링 어거스틴(Luhring Augustine)에서 처음 공개되었다.
오후 세션에서는 현대 추상 미술의 색채 표현을 탐구하는 주요 작품들이 소개된다. 에텔 아드난(Etel Adnan), 마리나 페레즈 시마오(Marina Perez Simão), 마리나 아담스(Marina Adams)의 회화 작품이 포함되는데, 특히 마리나 아담스는 비대칭 구조와 생동감 있는 색채를 활용한 작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신진 작가다. 션 스컬리(Sean Scully)의 Cut Ground Moon (2011) 또한 눈길을 끄는 작품으로, 경작지의 모습에 영감을 받아 빛과 색채의 조화, 붓질의 질감을 강조한 그의 대표적인 시리즈다.
또한 오후 세션에서는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작가들의 작품도 다수 등장한다. 카우스(KAWS)의 COMPANION (RESTING PLACE) (2013)는 작가가 1999년 일본 스트리트 브랜드 바운티 헌터(Bounty Hunter)를 위해 디자인한 피규어를 대형 조각으로 구현한 작품이다. 약 7피트(약 2.1미터) 크기의 이 인물은 바닥에 앉아 멍하니 먼 곳을 바라보며, 축 처진 어깨와 아래로 향한 시선으로 지친 감정을 표현한다.
이외에도 아니쉬 카푸어(Anish Kapoor)의 Mirror Glow, 스콧 칸(Scott Kahn)의 In the Wilderness, 로버트 롱고(Robert Longo)의 Untitled (2008)과 함께 신진 작가인 소우먀 네트라바일리(Soumya Netrabile), 레이첼 존스(Rachel Jones)의 작품들이 오후 세션에 소개된다.
한편 이번 필립스옥션의 뉴욕 근현대미술 이브닝, 데이 경매 프리뷰는 5월 13일까지 필립스 뉴욕 갤러리에서 진행된다.
ohz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