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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스텝 꼬인다' 미국 셰일 황금기 10년만에 막 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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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 투자·굴착 장비 감소
중동 증산·매크로 불확실성
철강·알루미늄 관세 파장

[서울=뉴스핌] 황숙혜 기자 = 지난 10여년간 이어진 미국 셰일 산업의 황금기가 막을 내리기 시작했다는 경고가 꼬리를 문다.

미국이 중동 지역 원유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한편 에너지 패권을 잡는 데 셰일 붐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최근 잿빛 전망에 관심이 쏠린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셰일 업체들이 연이어 투자를 대폭 축소하는 한편 시추 장비 가동을 중단하는 움직임이다.

업계 전문가들이 배경으로 지목하는 것은 다름 아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다. 원유 시추와 생산을 '해방시킨다'는 공약과 정반대 상황이 전개되는 모양새다.

트럼프 행정부의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가 에너지 인프라 구축 및 운영 비용을 상승시키는 동시에 거시경제 불확실성을 높여 셰일 업계에 압박을 가한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중동 산유국들과 러시아를 포함한 이른바 OPEC(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가 예상치 못한 증산 결정을 내렸다는 소식도 미국 셰일 산업에 악재로 통한다.

또 한 차례 가격 전쟁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번지면서 주요 업체들의 발목을 잡을 뿐 아니라 월가의 원유 생산량 전망치도 하향 조정되는 상황이다.

3D로 제작된 원유시추기와 달러화 [사진=로이터 뉴스핌]

유전 서비스 업체 베이커 휴스에 따르면 석유업계의 시추 활동 바로미터로 통하는 미국 육상 석유 굴착 장비 수가 지난주 553개로, 전주 대비 10개 감소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26개 줄어든 수치다.

S&P 글로벌 커머더티 인사이츠에 따르면 2026년 미국 석유 생산이 하루 1330만배럴을 기록해 1.1% 감소할 전망이다. 강력한 생산성을 앞세워 미국을 석유 수출국으로 변신시킨 셰일 시추 업체들이 장비 가동을 멈추면서 전망치를 떨어뜨리고 있다.

이 경우 수요 붕괴로 인해 유가가 이른바 '서브 제로' 영역으로 떨어졌던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팬데믹 사태를 제외하고 10년만에 첫 연간 감소를 나타내는 셈이다.

WTI(검정)와 브렌트유(노랑) 추이 [자료=ICE, 뉴욕상업거래소]

업계에 따르면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5월23일(현지시각) 배럴당 61.5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2025년 고점에서 23% 가량 하락한 수치다.

연방준비제도(Fed)의 분기별 에너지 조사에 따르면 셰일 업체들이 손익분기점을 맞추려면 유가가 배럴당 65달러를 웃돌아야 한다.

셰일 혁명은 미국 경제에 저렴한 원유와 가스를 공급해 경제 성장과 노동 시장을 부양한 한편 무역수지를 개선시켰다. 생산이 위축되면 미국 에너지 분야의 전성기도 종료될 것이라는 의견에 힘이 실린다.

미국의 셰일 붐은 백악관이 러시아와 이란, 베네수엘라 등 원유 수출국에 강력한 제재를 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 정치 및 외교적으로도 미국에 크게 힘을 실어줬다.

셰일 시추업체 파이오니어 내추럴 리소시스의 전 회장 스콧 셰필드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유가가 배럴당 50달러까지 하락하면 미국 원유 생산량이 하루 최대 30만배럴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일부 소규모 OPEC 회원국의 전체 생산량보다 많은 물량이다.

그는 "최근 수 개월간 사우디 아라비아의 증산 결정이 글로벌 원유 시장에서 미국 업체들의 점유율에 직접적인 위협이 될 것"이라며 "사우디가 시장 점유율을 되찾으려 하고 있고, 앞으로 5년 이내에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동 산유국들의 압박보다 이른바 '트럼프 리스크'가 더욱 직접적인 악재라는 주장도 나왔다. 오클라호마 시티에 위치한 데본 에너지의 클레이 가스파 최고경영자(CEO)는 이달 투자자들에게 "고도의 경계 상태"라며 "비즈니스 여건이 악화되고 있어 모든 것이 검토 대상"이라고 말했다.

덴버 소재 SM 에너지의 하버트 보겔 최고경영자(CEO)는 포트워스에서 열린 '슈퍼 DUG' 컨퍼런스에서 "현재로서는 버텨내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고 전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뿐 아니라 주요국의 대형 석유업체들은 이미 대규모 감원에 도입했다. 셰브런(CVX)이 전세계 1만5000명 가량의 직원을 감원할 계획이라고 발표했고, 영국 BP도 이와 흡사한 규모의 감원을 실시할 예정이다.

연초 이후 최근까지는 미국 석유 업계 고용이 비교적 안정적이지만 유가 하락이 이어지는 가운데 생산 규모가 크게 줄어들면 고용에도 거센 한파가 닥칠 수 있다고 업계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리서치 업체 엔버러스에 따르면 엑손모빌(XOM)과 셰브런을 포함한 미국 상위 20개 업체들이 2025년 자본 지출 계획을 18억달러 가량 축소했다. 전년 대비 3% 줄어드는 셈이다.

워렌 버핏이 투자한 옥시덴탈 정유의 비키 홀럽 최고경영자(CEO)는 "거시경제를 통제할 수는 없지만 대응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업체는 1분기 굴착 장비를 3개 줄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플레이션 상승 리스크를 차단하기 위해 필요한 유가 수준을 배럴당 50달러로 제시했지만 업계 경영진들은 이 경우 투자와 생산을 더 큰 폭으로 축소할 수밖에 없다고 한 목소리를 낸다.

다이아몬드백 에너지는 유가가 추가 하락할 경우 굴착 장비 가동을 대폭 줄이는 한편 자사주 매입에 나설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업체는 최근 투자자들에게 미국 원유 생산이 이미 정점을 지난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로 인해 에너지 인프라 관련 비용이 상승한 것도 셰일 업계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유정 내벽을 씌우는 데 사용되는 금속이자 유정 굴착에서 가장 큰 비용을 차지하는 케이싱 가격이 지난 1분기에만 무려 10% 뛰었다.

미국 최대 민간 에너지 업체 중 하나인 콘티넨탈 리소시스의 더그 롤러 최고경영자(CEO)는 경제성에 대한 도전이 날로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으로 몇 분기에 걸쳐 셰일 업계의 자본 지출 축소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셰일 업체들이 배당금 지급과 부채 상환을 위한 현금흐름을 확보해 투자자들의 이탈을 방지하는 한편 긴축 경영의 강도를 높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shhw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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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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