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의약 대장주 '항서제약', 홍콩증시 이중상장
최근 5년래 '홍콩증시 최대 의약 IPO' 기록 남겨
항서제약 성장성과 기술경쟁력, 도전과제 진단
혁신약 연구개발 박차, 글로벌 경쟁력 강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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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배상희 기자 = 중국 주식시장에는 '대상기무(大象起舞)'라는 말이 있다. 코끼리가 춤춘다는 뜻으로, 대형주들의 주가 변동은 A주 전체 주가 흐름을 좌우할 정도로 그 영향력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인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중국주식 종목이자, 중국 의약바이오 섹터를 대표하는 초대형 코끼리라 할 수 있는 항서제약(恒瑞醫藥 600276.SH/1276.HK)이 최근 홍콩증시에 정식 상장하면서 의약바이오 섹터 전반에 상승모멘텀을 더해주고 있어 주목된다.
항서제약의 홍콩증시 상장은 단지 거물 기업의 상장이라는 화제성 소식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홍콩 의약 섹터로의 더 많은 자금 유입을 이끌고, 장기적으로도 중국 의약바이오 업계의 발전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화권 양대 증시에 동시 상장된 'A+H 의약주'로 거듭난 항서제약의 기술경쟁력과 성장성 등을 점검해보고, 홍콩증시 상장을 통한 기대효과를 진단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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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항서제약 공식 홈페이지] 2025년 5월 23일 열린 항서제약(恒瑞醫藥 600276.SH/1276.HK) 상장 기념식에서 쑨퍄오양(孫飄揚) 회장을 비롯한 임직원 일동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 최근 5년래 홍콩증시 '최대 의약 IPO'
지난 5월 23일 항서제약은 홍콩증시에 성공적으로 상장했다. 지난 2000년 상하이증권거래소에 상장한 이후 25년만에 홍콩증시에 새롭게 입성한 것이다. 항서제약의 홍콩증시 상장은 지난해 12월 10일 홍콩증시 상장 계획을 공식화한 이후 약 6개월 만이자, 홍콩증권거래소에 투자설명서를 제출한 지 4개월여 만에 초스피드로 이뤄졌다.
이번 IPO에서는 발행가 44.05 홍콩달러(HKD)에 총 2억2450만 주의 H주를 발행해 약 98억9000만 HKD를 조달했다. 이는 2020년 이후 최근 5년간 홍콩증시 의약 섹터에서 이뤄진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이자, 올해 들어서는 같은 달 20일 홍콩증시에 상장한 세계 최대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 중국 닝더스다이(CATL 300750.SZ/3750.HK) 이후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조달한 자금의 75%는 혁신약 연구개발에, 15%는 국내외 신규 생산기지 건설에, 나머지 10%는 운영자금 등의 기타 용도로 사용할 계획이다.
초대형 의약바이오 A+H주(중국 본토 A주와 홍콩증시에 동시 상장된 종목)의 탄생에 대한 시장의 관심을 반영하듯 개장과 동시에 발행가 대비 29.4% 오른 57HKD로 개장해 장중 한때 37% 이상 급등했다. 이날 종가는 발행가 대비 25.2% 오른 55.15 HKD로, 시총은 3641억8000만 HKD를 기록했다. 반면, 이날 A주는 전장 대비 1.62% 하락한 54.5 위안을 기록했고, 시총은 3598억9000만 위안으로 떨어졌다.
이번 홍콩증시 상장의 목적과 관련해 항서제약은 과학기술 혁신과 국제화의 양방향 성장 전략을 심층적으로 추진하고, 회사의 국제화 사업을 지원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항서제약의 홍콩증시 상장 소식은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뜨거운 반응을 불러 일으켰다. 상장 전부터 싱가포르정부투자청(GIC), 인베스코(Invesco), UBS 글로벌자산관리그룹, 힐하우스캐피탈, 보위캐피탈(博裕資本) 등 유명한 대형 코너스톤 투자자들이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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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배상희 기자 2025.05.27 pxx17@newspim.com |
◆ 성장 지속의 관건은 '혁신약 연구개발'
1970년 설립된 항서제약은 고품질 의약품 연구개발 및 생산판매에 집중해온 혁신형 글로벌 제약기업이다. 복제의약품(제네릭)에서 출발해 혁신의약품으로의 변화를 거쳐왔고 현재는 항암제, 대사성 질환, 자가면역 질환, 호흡기 질환, 신경계 질환 등의 영역에서 신약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항서제약의 지난 55년간 발자취는 중국 제약업계 발전사의 압축판으로 평가된다. 설립 초기 제네릭 개발에서 시작해 패스트 팔로워로 성장했고, 혁신약 개발로 이어지며 글로벌 제약기업 상위 50위권 안에 진입하는 발전을 이뤄냈다.
혁신약은 현재 항서제약의 핵심적인 성장 엔진 역할을 하고 있다. 비단 항서제약뿐 아니라 혁신약 개발은 글로벌 제약업계 성장의 관건이 됐다.
최신 공시일 기준으로 항서제약은 110여 개의 상업화된 의약품을 보유하고 있고, 그 중에는 20개 1류 신약과 4개의 2류 신약이 포함돼 있다. 이렇게 개발된 의약품은 40여개 국가에서 판매되고 있다. 또한 90여 개의 혁신약이 서로 다른 연구개발 단계에 있고, 약 400건의 글로벌 임상시험이 추진 중에 있다. 향후 3년간 40여개 혁신약 개발 성과가 공개될 예정이며 HER2, ADC, GLP-1 의약품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오는 5월 30일부터 6월 3일까지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2025년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항서제약은 혁신형 글로벌화 제약기업으로 종양 분야 의약품 관련 연구성과가 높은 인정을 받았다.
현재 69개 항목의 연구가 이번 회의에서 선정을 받았고, 그 중 혁신의약 연구는 67개 항목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설립 초기부터 항서제약은 고강도 연구개발 투자에 힘을 쏟아왔다. 이번에 홍콩증시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의 대부분 또한 혁신 신약 연구개발에 쓰여질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의 항서제약을 만든 핵심 배경이자 앞으로도 성장세를 지속할 수 있는 관건 또한 연구개발에 달려있다.
과거 제약업계 평균 연구개발비가 전체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보편적으로 2~3% 정도에 불과할 당시에도 항서제약은 이 비율을 10%, 15%, 20%로 높여갔다.
2021~2023년 항서제약의 연간 연구개발 투자비는 모두 60억 위안을 초과했고, 전체 매출 대비 비중은 20% 이상을 기록했다.
2024년 항서제약의 연구개발비는 82억2800만 위안으로 전체 매출의 29.4%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혁신약 신흥 강자로 떠오른 중국 베이진(百濟神州 688235.SH/6160.HK/BGNE.US)의 경우 2024년 연구개발비는 141억4000만 위안에 달해 항서제약보다 높았으나 전년 대비 증가율은 10.35%로 항서제약보다는 뒤쳐졌다.
<중국 '항서제약'② 홍콩 상장으로 '투트랙 성장전략' 발판 마련>으로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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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xx1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