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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스토리] HBM4로 가는 길목, '하이브리드 본딩'이 승부 가른다

기사입력 : 2025년06월01일 08:45

최종수정 : 2025년06월01일 11:03

HBM 진화에 따라 칩 간 연결 방식이 경쟁력
TSV 한계 넘는 초정밀 접합 기술, 성능·효율↑
삼성·SK에 대응해 한미·한화 등 기술 개발 가속

기업들의 신기술 개발은 지속 가능한 경영의 핵심입니다. 이 순간에도 수많은 기업들은 신기술 개발에 여념이 없습니다. 기술의 진화는 결국 인간 삶을 바꿀 혁신적인 제품의 탄생을 의미합니다. 기술을 알면 우리 일상의 미래를 예측해 볼 수 있습니다. 각종 미디어에 등장하지만 독자들에게 아직은 낯선 기술 용어들. 그래서 뉴스핌에서는 'Tech 스토리'라는 고정 꼭지를 만들었습니다. 산업부 기자들이 매주 일요일마다 기업들의 '힙(hip)한' 기술 이야기를 술술 풀어 독자들에게 전달합니다.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AI가 점점 더 똑똑해지면서, 그 두뇌 역할을 하는 반도체도 진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요즘 주목받는 건 AI 서버에 꼭 필요한 고대역폭메모리(HBM)입니다. HBM은 연산을 빠르게 처리하기 위한 '초고속 메모리'로, 고성능 그래픽카드나 AI 반도체에서 빠질 수 없는 부품이죠.

업계는 HBM4 양산을 앞두고 새로운 기술 전환의 초입에 들어서고 있습니다. 이 HBM4 시대의 핵심 기술로 꼽히는 것이 바로 '하이브리드 본딩'입니다. 얼핏 들으면 단순히 칩을 붙이는 기술 같지만 알고 보면 매우 정교하고 전략적인 기술입니다.

기존의 HBM은 여러 개의 DRAM 칩을 수직으로 쌓고, 칩 사이를 실리콘관통전극(TSV)으로 연결하는 방식입니다. 이 TSV 방식은 성숙한 기술이지만 몇 가지 한계가 있습니다. 칩 사이에 공간을 확보해야 하기에 패키지 두께가 두꺼워지고, 금속을 통한 연결로 인해 신호 손실이나 전력 소모도 더 큽니다. 신호가 흐르려면 길이도 짧고 저항도 낮아야 하는데 TSV는 이 점에서 제한이 있는 방식이죠.

하이브리드 본딩. [사진=AI제공]

하이브리드 본딩은 이 구조를 완전히 바꿉니다. 칩과 칩 사이를 물리적으로 접합하는 방식에서 한 단계 진화해, 금속과 절연층을 동시에 정밀하게 정렬하고 화학적으로 결합시킵니다. 이 과정에서는 열과 압력을 가해 칩 간 원자 수준의 결합을 유도하죠. 쉽게 말해 납땜 없이 실리콘과 금속이 자연스럽게 붙도록 설계된 미세 표면을 활용해 결합하는 기술입니다.

그 결과 신호가 흐르는 통로는 더 얇고 더 가까워지며, 속도는 빨라지고 전력 소모는 줄어듭니다. 또 구조적 안정성도 높아지고 열 방출 효율도 개선됩니다. 이 모든 것은 앞으로의 AI 반도체가 요구하는 '빠르면서도 효율적인 연산'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조건입니다.

이 기술을 먼저 양산에 도입하겠다고 나선 곳은 바로 삼성전자입니다. 삼성은 올해 하반기부터 하이브리드 본딩 기반의 HBM4 양산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죠. 초기 수율 리스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술 전환의 속도와 전략적 우위를 점하려는 의도가 반영된 것입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HBM4 1세대에서는 기존 TSV 방식을 유지하지만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도 병행 개발 중입니다. 자체적으로 관련 장비와 공정을 테스트하면서 후속 제품(HBM4E 이상)부터 적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입니다. 두 회사 모두 하이브리드 본딩을 미래 기술로 확신하고 있지만 도입 시기와 리스크 관리 전략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는 셈입니다.

한미반도체의 HBM4용 'TC 본더 4'. [사진=한미반도체]

하이브리드 본딩은 단지 반도체 회사만의 과제가 아닙니다. 실제로 이를 구현할 수 있는 초정밀 장비가 필요하기 때문에, 장비 생태계 전반에도 변화의 물결이 퍼지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한미반도체가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HBM4 생산 공정에 투입되는 'TC 본더 4' 장비를 출시했으며, 이는 기존 MR-MUF 방식에 최적화된 장비입니다. 하이브리드 본더 장비는 현재 개발 중으로, 회사는 내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한화세미텍의 TC본더 'SFM5-Expert'. [사진=한화세미텍]

여기에 한화세미텍도 관련 기술을 개발 중입니다. 한화세미텍은 하이브리드 본딩 등 차세대 패키징 기술 개발을 위해 '첨단 패키징 장비 개발센터'를 신설하고 R&D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TEL(도쿄일렉트론), ESEC 등 글로벌 장비사들도 이 시장에 발 빠르게 뛰어들고 있어, 장비 전쟁도 본격화되는 분위기입니다.

AI 시대에는 단지 빠른 반도체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전력을 아끼고, 데이터가 막히지 않게 하며, 열도 잘 식혀야 하고,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작동해야 하죠. 하이브리드 본딩은 이런 모든 조건을 만족시키기 위한 새로운 연결 방식입니다. 단순히 칩을 붙이는 기술을 넘어서, 반도체의 구조와 작동 방식을 바꾸는 변화의 시작점이 되는 셈입니다. 그래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그리고 여러 장비 회사들이 이 기술에 주목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하이브리드 본딩은 반도체가 더 똑똑해지는 시대, 그 중심에 있는 기술입니다.

kji0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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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 특검, 尹 조사일 변경 요청 거부 [서울=뉴스핌] 김영은 기자 = 내란 특검이 윤석열 전 대통령 측의 소환 조사일 변경 요청을 거부하고, 이번 주 내 출석 일자를 다시 통보할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 측이 이에 불응할 경우, 형사소송법상 마지막 조치를 취하겠다고도 예고했다. 박지영 특검보는 30일 오후 5시 30분쯤 브리핑을 열고 "이날 오후 4시쯤 윤 전 대통령의 변호인으로부터 금주의 특정 일자를 지정한 출석 기일 변경 요청서를 접수했다"며 "특검 내부 논의 결과, 기일 변경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하고 이를 변호인에게도 통지했다"고 밝혔다. 윤석열 전 대통령 측은 이날 내란 특별검사팀에 2차 소환 조사일을 '7월 5일 이후'로 미뤄달라고 요청했다. 사진은 29일 새벽 1시쯤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서 1차 소환 조사를 마친 뒤 귀가하는 윤 전 대통령 모습. [사진=이형석 기자] 이어 "내일(7월 1일) 출석에 불응할 경우, 즉시 금주 중에 있는 특정 일자와 시간을 지정해 재차 소환을 통보할 예정이다"라며 "만약 그때도 출석에 응하지 않을 경우 형사소송법상 마지막 단계의 조치를 취할 것이다"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당초 7월 3일 이후 출석을 요청했으나, 최근 의견서를 내고 7월 5일 이후로 출석 일자를 더 늦춰달라고 재요청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후, 윤 전 대통령 측은 한 차례 기일 변경 요청서를 제출함으로써 오는 7월 1일 소환 조사에 참여할 수 없다는 의견을 재차 피력했다. 특검은 7월 4일 또는 5일로 재소환 일정을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박 특검보는 "금주의 중 정할 특정일자는 4일 또는 5일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특검보는 '마지막 단계의 조치'와 관련해 해당 내용이 체포영장 청구 이상의 단계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박 특검보는 '마지막 단계로 체포영장 청구가 있는데, 출석 불응 시 검토하는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당연히 출석을 불응하는 경우에 체포영장이 될 수도 있고, 그 다음 단계가 될 수도 있고 이런 여러가지 고민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전 협의가 부족했다'고 주장하는 윤 전 대통령 측의 주장에 대해서는 "윤 전 대통령 측이 의견서를 보내면 특검 측이 검토하고, 이런 (모든) 과정이 협의라고 생각한다"며 "저 쪽(윤 전 대통령 측)의 의견을 수용하는 것만이 협의는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앞서 내란 특검은 지난 28일 윤 전 대통령에 대한 1차 피의자 조사를 마친 뒤 오는 30일 다시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한 바 있다. 하지만 윤 전 대통령 측은 건강상의 이유, 재판 준비 등을 이유로 7월 3일 이후로 일정을 조정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특검은 윤 전 대통령 측의 사정 등을 고려해 하루 늦춘 7월 1일로 날짜를 재통보하며 2차 소환조사 출석을 요구했으나, 윤 전 대통령 측은 날짜를 미뤄달라고 이날 다시 요구했다. 특검은 현재 윤 전 대통령 측의 수사 방해 행위를 수사하기 위한 경찰 인력 3명을 경찰청에 요청하는 한편, 오는 1일 2차 소환 조사를 차질 없이 마무리하도록 준비할 방침이다.  yek105@newspim.com 2025-06-30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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