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상권 지각변동…가로수길, 공실률 1위
성수, 젊은 여성 소비층 중심으로 뷰티 브랜드 확산
명동은 회복세… 강남·이태원은 회복 더뎌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서울 6대 상권(명동·청담·가로수길·강남·홍대·한남)의 상권 지도가 바뀌고 있다. 상권 성격과 방문객 특성에 따라 공실률도 달라지는 모습이다. 성수에는 빈 상가가 없어 입점을 원하는 브랜드 사이 경쟁이 치열한 반면 가로수길엔 '임대 문의'가 붙은 상가가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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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분기 서울 주요 거리상권 공실률 변동 추이. [자료=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C&W) 코리아] |
4일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업체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C&W) 코리아'에 따르면 올 1분기 서울 6대 거리상권 평균 공실률은 전 분기 대비 0.4%포인트(p) 상승한 15.1%를 기록했다. 시장 불확실성에 따라 일부 상권에서 공실이 증가했으나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4%p 하락해, 연간 기준으로는 완만한 회복세를 유지하고 있다.
내수 경기 위축 속에서도 일부 상권에서는 신규 브랜드 유입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청담의 공실률은 전 분기 대비 2.3%p 낮아진 15.7%로 집계됐다. 제이린드버그가 신규 매장을 오픈했고 티파니앤코, 롤렉스, 브루넬로 쿠치넬리도 개관을 준비하고 있다. 럭셔리 패션과 주얼리·워치 등을 아우르는 복합 하이엔드 상권으로, 브랜드 간 시너지와 고급 소비층의 집적이 지속적인 브랜드 유입을 견인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성수 공실률은 3.4%로, 전 분기(3.0%)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김수경 C&W코리아 리서치팀장은 "과거 팝업스토어 중심의 임시 매장 문화가 지배적이었던 성수 상권은, 최근 정규 플래그십 스토어의 출점이 확산되며 상권 전환기에 접어들고 있다"며 "단기 유행보다는 장기적인 브랜드 경험과 마케팅 거점으로 성수를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한데,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여성 소비층의 유입이 많아 특히 뷰티 브랜드의 진출이 활발한 편"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상권분석 서비스에 따르면 성수 지역 전체 유동 인구 중 20대 여성 비중은 약 17%이고, 이를 10~30대 여성으로 확장하면 36%에 이른다. 최근 일본 뷰티 브랜드 시로는 한국 첫 매장으로 성수를 선택했고, 프라다 뷰티와 딥티크도 부티크 매장을 열었다. 이 외에도 티르티르, 바닐라코, 삐아 등 국내 브랜드의 플래그십 진출도 이어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돌아온 외국인 관광객에 힘 입은 명동은 5.2%의 공실률을 기록했다. 전 분기(4.4%)보다는 다소 올랐으나 회복세가 더딘 강남(18.9%)이나 이태원(10.8%)보다는 양호했다. 한남과 압구정 등으로 상권 방문객이 분산된 탓에 가로수길의 상권 침체는 길어지고 있다. 1분기 공실률은 41.6%로, 상가 10실 중 4실은 비어있는 상황이다.
chulsoofrien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