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 인버스 ETF에 1000억 가까이 매수
"대통령 선거 이후 주가는 1년간 평균 16.5% 올라"
[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개인 투자자들이 이재명 대통령 당선 직후 국내 증시 하락할 경우 수익을 얻는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6일 코스콤 ETF 체크에 따르면 4일 개인 투자자 순매수가 가장 많은 상품은 KODEX 200선물인버스2X(633억원)다. 2위도 180억원이 몰린 KODEX 인버스의 차지였다. 인버스 ETF는 선물 매도 포지션, 스왑 계약을 활용해 기초 지수 하락 시 수익을 낼 수 있도록 설계된 상품이다.
반면 같은 기간 KODEX 레버리지는 1142억원어치를 팔아 치웠다. 이는 전체 ETF 중 1위다. 레버리지 ETF는 인버스 ETF와 마찬가지로 파생상품을 활용했지만, 기초 지수가 오를 수록 레버리지 효과가 발생한다. 예를 들어, 코스피 200 지수가 1% 오르면 이를 기초 지수로 삼는 KODEX 레버리지는 2%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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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2025.06.05 stpoemseok@newspim.com |
최근 한 달간으로 기간을 넓혀도 증시 상승에 대한 개인 투자자의 회의적 반응은 여전하다. 한달간 개인 투자자 순매수가 가장 높은 상품은 KODEX 200선물인버스2X(3439억원)였다. KODEX 인버스도 517억원으로 전체 ETF 중 여섯번째로 많았다.
동시에 KODEX 레버리지와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는 각각 4925억원과 532억원어치를 팔아 치웠다. 즉, 개인 투자자들은 국내 지수가 과도하게 올랐다고 보고 있는 셈이다.
이와 달리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새 정부 출범 이후 국내 지수가 더 오를 여지가 남았다고 예측한다. 평균적인 수치로 볼 때 대선 이후 증시는 상승했다는 설명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선을 통해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했지만 대선 이후 증시 흐름은 대부분 상승했다"며 "선거 후 정책 불확실성이 완화한 점이 주가에 우호적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1981년 이후, 코스피 지수는 평균적으로 대통령 선거 이후 1년 동안 16.5% 올랐다.
주주친화적인 정책도 증시 부양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김두언 하나증권 연구원은 "상법 개정으로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업종과 자사주 매입 기대가 예상되는 지주회사, 금융업종 등의 반등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어 "지역화폐 도입으로 내수 부양효과가 기대된다"며 "소비심리와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는 소매, 호텔, 소프트웨어, 건설 등 내수 업종이 이목이 쏠린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전문가 전망과 달리 증시 하락에 베팅하는 개인 투자자들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인버스, 레버리지 ETF는 단기적인 급락이 매우 크기 때문에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 대형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레버리지와 인버스 ETF는 시장 전망과 관계없이 투자에 조심해야 한다"며 "단기 투자는 실패 시 감수해야 할 손실이 더욱 크다"고 말했다. 이어 "성장 잠재성이 있는 투자 자산에다가 장기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stpoems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