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소버린 AI] ② 李 공약 '100조 투자' 어떻게…재원 마련 난항

기사입력 : 2025년06월24일 15:35

최종수정 : 2025년06월27일 18:23

李, 모든 경제 주체 참여 'AI 100조 투자' 공약
민간 투자 받으려면 정부 재정 투입 선행돼야
나라빚 1200조 돌파…재정 건전성 악화 우려
전문가 "빨리 구체적 중장기 로드맵 만들어야"

이재명 정부가 민간 기업 네이버 출신 인사를 초대 인공지능(AI) 미래기획수석으로 임명하며, '소버린 AI(Sovereign AI)'를 국가 전략의 핵심 의제로 내세웠다. 초거대 인공지능 개발과 연구 생태계 조성에 앞장서 온 하정우 수석의 발탁은, 현장 전문성을 반영한 정책 전환의 신호탄으로 평가된다. 이재명 정부는 AI 분야에 100조원 규모의 투자를 예고했지만, 국산 초거대언어모델(LLM) 개발과 실제 수요 간의 괴리는 여전하다. 이미 글로벌 생태계가 선점한 상황에서, 뒤늦은 국산화 시도가 실질적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론도 제기된다. 이에 뉴스핌은 정부의 AI 전략과 산업 현실, 'AI 주권' 담론의 실체와 성공 요건을 다각도로 짚어본다.

[세종=뉴스핌] 김기랑 이정아 기자 = 이재명 정부가 인공지능(AI) 초격차 국가를 목표로 '소버린 AI' 전략에 시동을 걸었다. 데이터·컴퓨팅·인재 등을 국가가 직접 확보하고, 100조원 규모의 민관 합동 투자를 통해 AI 생태계를 전방위로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구체적 재원 마련 방안이 뒷받침되지 않으면서 정책 실현 가능성에는 물음표가 떠오른다. 세수 기반이 취약해진 상황에서 수십조원 규모의 재정을 새로 편성하는 데는 현실적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다. 국가채무 비율이 이미 50%를 넘어선 만큼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도 함께 제기된다.

[소버린 AI] 글싣는 순서

1. "현장에 답 있다"…네이버 출신 하정우, AI 국가 전략 총괄
2. 李 공약 '100조 투자' 어떻게…재원 마련 난항
3. '삼국삼색' 중국-일본-유럽의 AI 주권 전략은
4. 국산 AI 누가 쓰나…네카오-대기업의 AI 전략은
5. 한국의 'AI 주권' 성공하기 위한 조건은

◆ 李 "AI 100조 합동 투자" 천명…정부 '선제적 재정 투입' 관건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공약집 등을 통해 AI에 100조원 규모의 민관 합동 투자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가 주도로 AI 등 첨단전략산업에 대한 자금 공급을 확대하고, 이를 통해 글로벌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청사진이다.

이 같은 대규모 투자는 이재명 정부가 내세운 소버린 AI 전략을 실현하기 위한 핵심 수단으로 분석된다. 소버린 AI는 데이터·컴퓨팅·인재 등 핵심 자원을 국가가 선도적으로 확보하고, 민간 기업이 이를 활용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국가 주도형 AI 생태계 구축 모델이다. 윤석열 정부가 강조했던 '민간 주도·정부 지원' 기조와는 결이 다른 접근이다.

정부가 국민·기업·연기금 등 모든 경제 주체들이 참여할 수 있는 대규모 국민펀드를 조성하면, 정책 금융기관 등이 후순위로 출자해 투자 리스크를 일정 부분 부담하는 방식으로 합동 투자가 이뤄진다. 일반 국민과 기업의 투자금에 대해서는 소득세·법인세 감면 등 과감한 세제 혜택을 부여한다. 또 첨단전략산업 기금을 설치해 대출·보증·투자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자금을 지원한다.

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AI의 중요성을 천명해 왔다. 그는 대선 과정에서 "AI는 우리 산업과 사회 전반을 바꿀 게임 체인저"라며 "정부가 적극 나서 민간의 혁신을 뒷받침하고, 국민 누구나 AI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국민들이 전자 계산기를 쓰듯이 챗GPT를 무료로 쓸 수 있게 하겠다"고도 발언했다.

이 외에도 이 대통령은 ▲AI 고속도로 구축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5만개 이상 확보 ▲국가 AI데이터 집적 클러스터 조성 ▲AI 미래인재 양성 교육 강화 등 다양한 공약들을 내놨다.

이재명 대통령 [사진=뉴스핌 DB]

하지만 이 같은 청사진을 실현하려면 결국 막대한 재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제시한 100조원 펀드 조성과 세제 지원 등은 큰 틀의 방향일 뿐, 실제로 민간 자금을 얼마나 끌어올 수 있을지와 정부 재정이 어느 정도까지 마중물 역할을 감당할 수 있을지 등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이에 재정 당국의 판단이 100조원 펀드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민간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공공의 선제적 투자 의지가 분명히 드러나야 하는 만큼, 정부가 초기 자금 투입에서 분명한 '신호'를 줘야 민간도 뒤따를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첨단전략산업의 경우 기술 개발 특성상 단기간에 수익을 회수하기 어려워, 위험 부담이 큰 초기 투자 단계에서는 민간이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려운 구조다.

정부가 단순한 '지원자'가 아니라 '공동 투자자'로서의 역할을 명확히 해야 시장이 반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첫 예산의 방향성과 규모가 향후 민간 자금 유입의 분기점이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결국 정부가 얼마나 먼저, 얼마나 많이 재정 지원에 나설 수 있느냐가 소버린 AI의 실행력을 가늠하는 기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 구체적 이행 계획 '전무'…재정 건전성 악화·제도 기반 부재 등 우려

AI 투자에 대해 대통령실은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실질적 예산 편성권을 쥔 기획재정부는 재정 여력과 실효성을 따져야 하는 입장이다. 기재부는 AI 특화펀드 조성과 인재 양성 예산 확대 등 일부 사업들은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지만, 100조원에 달하는 전체 구상 중 정부 재정이 어느 정도까지 감당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AI 산업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이미 충분한 공감대가 있지만, 현재 세수 상황과 중장기 재정 여건 등을 고려하면 모든 사업에 재정을 한꺼번에 투입하는 것은 어렵다"며 "민간 투자가 활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먼저 마련하는 게 현실적인 접근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기재부는 지난 23일 국회에 제출한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에서도 AI 관련 예산은 1조2000억원 편성하는 데 그쳤다. 2차 추경은 세출 20조2000억원과 세입 10조3000억원을 합해 총 30조5000억원 규모로, 이 중 'AI 등 신산업 지원' 예산 비중은 전체의 4%에 불과하다. 정부가 밝힌 100조원 규모의 민관 투자 구상에 비하면 사실상 시범사업 수준에 머무른 셈이다.

기재부로서는 재정 건전성 문제도 부담이다. 올해 국가채무는 1200조원을 넘어섰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도 50%를 초과한 상태다. 향후 고령화와 복지 지출 확대 등으로 구조적 재정 지출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익 회수가 불확실한 첨단전략산업 분야에 대규모 예산을 투입하는 데는 자연히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

현재 대통령 직속 국정기획위원회를 필두로 100조원 투자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단순한 계획 수준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다. 구체적인 투자 로드맵과 단계별 이행 계획, 민간 참여 유인을 위한 제도 설계 등에 대해서는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조승래 국정기획위원회 대변인이 2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 국정기획위원회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5.06.23 gdlee@newspim.com

조승래 국정기획위 대변인은 지난 18일 기재부로부터 업무 보고를 받은 뒤 기자들과 만나 "AI 등 육성을 위한 100조원 투자방안 마련과 국가전략기술 AI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한 세제 지원 등 신성장 동력을 통한 '진짜 성장' 전략을 구체화하고, 잠재성장률 제고 등을 추진하는 것을 논의했다"고 소개했다. 이날 언급된 내용도 투자 구상의 방향성과 원칙을 공유하는 수준에 그쳤다는 해석이다.

전문가들도 소버린 AI 전략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보다 구체적인 실행 계획과 단계별 재정 전략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민간 투자 유인을 위해서는 단순한 구호를 넘어, 정부의 선제적 재정 투입과 제도 설계가 명확하게 제시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문형남 숙명여대 글로벌융합대학 학장은 "민관이 협력해 100조원을 투자한다는 것 자체는 바람직한 방향이지만, 구체성이 상당히 부족하다. 단순히 '100조원'에만 방점을 두고 있을 뿐 구체적인 계획이 하나도 없다"며 "구체적인 중장기 로드맵을 빨리 만들어야 한다. 먼저 민간의 동의를 구하고 협력을 구하는 과정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ang@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다음달 10일 2차 소비쿠폰 기준 나온다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행정안전부가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기준을 이르면 내달 초 발표할 예정이다. 상위 10% 구분 기준은 부동산 및 금융소득 등을 살펴 이달 중 기준 수립 준비에 나선다. 한순기 행안부 지방재정경제실장은 8일 정부세종청사 행정안전부에서 열린 민생회복 소비쿠폰 간담회에서 "9월 10일 정도에 2차 (소비쿠폰) 기준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실장에 따르면 2차 지급 기준 준비는 이달 중 시작된다. 그는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공단을 만나 기준을 짜야 한다"며 "2021년 사례를 보면 1인가구는 특례를 가산했고, 맞벌이가구는 뺐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류기찬 인턴기자 = 한국신용데이터(KCD)가 4일 민생회복 소비쿠폰 카드 매출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이 시작된 지난 21일부터 27일까지 자영업자 매출 증감률은 전주 대비 평균 2.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오후 서울 시내의 한 매장에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가능 안내문이 붙어있다. 2025.08.04 ryuchan0925@newspim.com 한 실장은 "고액 자산가인데 건보료만 적게 내는 경우도 있다"며 "(행안부의) 부동산 데이터나 국세청 금융소득 데이터를 활용해 직장 가입자 중 고액 자산가를 선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7일까지 소비쿠폰 지급 현황에 따르면 전체 신청자는 4818만명으로, 전체 지급대상자의 95.2%가 신청을 마쳤다. 지급액은 8조7232억원으로 집계됐다.  사용 현황은 신용·체크카드 지급액 5조8608억원 가운데 절반가량인 3조404억원(51.9%)이 소비됐다. 이날 처음 공개된 지역별 신용·체크카드 소비율을 보면 서울보다 지역이 높은 편이었다. 제주가 57.2%로 가장 높았고 이어 인천 54.7%, 울산 54.6%, 광주 54.5%, 충북 54.1%, 대전 54.0%, 부산 53.7% 등이었다. 한 실장은 "비수도권에 3만원·5만원 더 준 부분도 있지만, 지역 영세소상공인 매출로 이어져 의미 있는 숫자"라며 "10%포인트(p) 차이는 아니지만 2~3%p라도 높은 것은 그만큼 비수도권이 어려웠다는 방증이자 (소비쿠폰이) 사용되고 있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행안부는 2차 소비쿠폰 지급을 위한 예산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 실장은 "사업 전체 13조9000억원 가운데 1조8000억원만 지방(예산)이고 나머지 12조1000억원가량이 국비다"라며 "(국비에서) 8조1000억원을 먼저 내렸고, 기획재정부 협조를 구해 이달 중순 정도에 4조1000억원을 조속하게 받기로 했다"고 말했다. [자료=행정안전부] 2025.08.08 sheep@newspim.com 한 실장은 "(소비쿠폰 2차 지급에 앞서) 지방채 발행이 필요 충분 조건은 아니고 충분조건 정도 될 것"이라며 "(지방재정법 통과는) 9월 본회의까지 하도록 목표를 잡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추가경정예산안(추경)에는 민생쿠폰 관련 연구용역 예산 2억원도 담겼다. 소비쿠폰 등 현금성 지원에 대한 효과를 철저하게 분석한다는 취지다. 한 실장은 "민생쿠폰 추경에 연구용역비 2억원이 담겼다"며 "과거 2020~2021년 효과가 있냐 없냐 등 많은 비판이 있었다. 연구 용역을 제대로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세정책연구원이나 KDI 등과 연구한다는 것이 행안부 현재 계획이다. 행안부는 하나로마트에서 사용할 수 있는 지역을 확대한다는 계획도 이날 밝혔다. 그간 도서산간지역 소비쿠폰 사용처가 제한적이라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된데 따른 것이다.  한 실장은 "면 단위에서 동네에 마트 등이 전혀 없는 경우가 있어 하나로마트 121곳에서 현재 사용 가능하다"면서도 "현장을 가 보니 마트가 있어도 너무 영세해 고기나 채소 등 신선식품을 사기 어려운 경우가 있었다. 현재 시장·군수 대상으로 수요조사를 하고 있고, 빠른 시일 내로 하나로마트 사용처를 추가 지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실장은 또 "추가 소비 진작 대책을 관계부처와 많이 만들고 있다"며 "행안부는 수도권 기업, 공기업, 관공서 등과 비수도권 간 자매결연을 맺는 소비진작 대책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sheep@newspim.com 2025-08-08 16:11
사진
주담대 이어 전세대출 문턱 높인다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정부의 고강도 대출규제에 은행권 또한 전세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가계대출 감축 취지에 발맞춘 조치이지만 서민 실수요자의 주거 사다리가 점점 짧아질 수 있다는 비판도 덩달아 커지는 모습이다. 최근 1년간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 변동 추이 [그래픽=김아랑 미술기자] ◆ 대출 안 내준단 은행에… 집주인·세입자 모두 '망연자실' 8일 금융권은 이번 주부터 전국 단위로 조건부 전세대출 취급 제한을 확대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6일부터 10월까지 임대인 소유권 이전이나 보유 주택 처분을 조건으로 한 전세대출을 막기로 했다. 집주인이 기존에 갖고 있던 근저당을 말소하는 대신 나오는 전세대출도 마찬가지다. 본래 수도권을 대상으로만 금지했으나 이를 전국으로 확대한다. 하나은행은 이달 5일부터 9월 실행 예정인 전세대출의 신규 신청을 받지 않기로 했다. NH농협은행도 비슷한 상황이다. IBK기업은행은 이보다 하루 빠른 이달 4일부터 대출 모집인을 통한 전세대출 추가 접수를 전면 중단했다. 정부는 지난 6월 27일 수도권·규제지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을 발표하며 가계대출 조이기에 나섰다. 같은 달 28일부터 수도권 내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 이하로 제한하고 다주택자의 추가 주택구입 대출을 전면 금지했다. 세입자가 전세자금대출을 받는 날 해당 주택 소유권을 이전하는 것을 조건으로 하는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도 불가하다. 이와 함께 하반기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를 기존의 절반으로 줄였다.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 가계대출 증가액 목표치를 7조2000억원에서 3조6000억원으로 축소했다. 지난달 가계대출 증가액은 4조1386억원으로 전월(6조7536억원)보다 38.7% 줄었다. 갭투자를 차단하겠다는 명목이지만 당장 자금 조달에 차질이 생기면서 전세 입주를 앞둔 이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수중에 돈이 없는데 은행 대출 문까지 막히면서 입주를 못 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어서다. 대출이 많이 껴있는 집이나 주택 여러 채를 소유한 임대인의 집에 들어가려면 대출이 나오지 않을 수 있다.  전세 매물도 감소세다. 전세계약 만료를 앞둔 집주인도 대출이 안 나와 보증금 반환이 어려워지자 세입자를 받는 대신 직접 입주를 선택하는 일이 늘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6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만3467건으로 전년 동기(2만6512건) 대비 11.5% 감소했다.  거래량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9546건으로 전월(1만2120건) 대비 21% 줄었다. 수요는 많은데 매물은 줄어들면서 가격은 상승세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중위 전세가격은 평균 5억6333만원으로 한 달 사이 333만원 올랐다. 전년 동기(5억 3167만 원)와 비교하면 6.0% 뛰었다. ◆ "돈도 매물도 없다" 갈 곳 없는 세입자, 월세로 눈 돌려 6.27 대출규제에 정책대출 감축 내용도 포함되며 전셋값 상승 압력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 지원되던 청년·신혼부부·신생아 버팀목 전세대출의 한도도 줄었다. 상품에 따라 상한선이 최소 4000만원에서 많게는 6000만원까지 내려오면서, 이를 통해 보증금을 마련하려던 예비 세입자들의 부담이 커지게 됐다. 이재윤 집토스 대표는 "2년 전보다 전세가가 하락해 보증금 반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부 집주인 입장에선 이번 규제가 전세 보증금 반환 리스크를 더욱 가중시키는 또 다른 변수로 다가올 것"이라고 말했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터 전문위원 "정책대출이 줄어들면 장기 저리 대출 수단이 사라지면서 주거 사다리 형성이 더 어려워진다"며 "청년, 신혼부부 등 초기 자산 형성이 되지 않은 계층과 주택 구입이 더 멀어지며 임대시장으로 밀려나는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주택 실수요자는 전셋값이 오르고 자금줄은 막힌 이중고 속에서 집을 구하긴 해야 하니 반전세나 월세 등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 발생한 아파트 신규 임대차 계약 중 월세 비중은 42.2%(5555건 중 2345건)으로 전년 동기(41.5%)보다 0.7%p 증가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정기획위원회가 전세대출과 정책모기지에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을 검토하겠다고 알려지며 우려가 더욱 커졌다. 전문가들은 대출 규제의 부작용을 해결할 추가 대책이 적절히 마련돼야 한다며 입을 모은다.  김인만 김인만경제연구소 소장은 "집값 급등의 원인이 되는 수급 불균형 문제 해결이나 세금 관련 규제 등을 통해 주택시장을 안정화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질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덕례 주택연구실장은 "이전 정부 경험에 비춰볼 때 이번 대출 규제 효과는 3∼6개월에 불과할 우려가 있다"며 "빠르고 강력한 공급 대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눌려 있던 매매 수요가 저금리와 경기 활성화 분위기를 타고 다시 살아나면서 4분기 중 집값이 다시 급등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5-08-08 06:1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