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뉴스핌] 남정훈 기자 = KIA의 신예 투수 성영탁이 데뷔 후 이어온 무실점 행진을 마감했지만, KIA 이범호 감독은 오히려 성영탁에게 굳건한 신뢰를 드러냈다.
이 감독은 25일 고척 키움과의 경기를 앞두고 "성영탁이 빠르게 성장하는 것이 팀 전체에도 긍정적이다. 앞으로도 중요한 순간에는 과감히 기용할 예정"이라며 계속된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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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의 불펜 성영탁. [사진 = KIA] |
성영탁은 KIA가 2024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0라운드 전체 96순위로 지명한 무명 신인이었다. 데뷔 시즌에는 1군 기회를 받지 못했고, 올해 역시 퓨처스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그러나 지난 5월 20일 수원 kt전을 통해 1군 무대를 처음 밟은 이후, 눈부신 활약을 이어가며 팬들의 주목을 받았다.
성영탁은 데뷔전 2이닝 무실점을 시작으로 13경기에서 총 17.1이닝 연속 무실점을 기록하며 '미스터 제로'로 불렸다. 하지만 이 흐름은 지난 24일 고척 키움전에서 멈췄다. 6-6 동점이던 6회말, 1사 1, 2루 상황에서 등판한 성영탁은 임지열에게 3점 홈런을 맞고 0.2이닝 1실점을 기록하며 기록 행진을 마무리했다.
이 감독은 "사실 전상현이 휴식을 취한 날이라 성영탁은 가급적 기용하지 않으려 했지만, 위기 상황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구위라고 판단해 마운드에 올렸다"라며 "홈런 한 방에 기록이 깨져 아쉬웠고, 성영탁도 마음이 힘들었을 것 같아 코치들에게 위로를 부탁했다"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이 감독은 성영탁의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이런 상황을 겪으면서 더 나은 선수가 될 수 있다. 이번 경험이 밑거름이 돼 팀의 핵심 투수로 성장하길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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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의 불펜 성영탁. [사진 = KIA] |
실점 당시 성영탁이 던진 공은 실투가 아니었다. 낮고 몸쪽으로 잘 들어간 커터였지만, 임지열이 좋은 타격으로 받아쳤다. 이에 대해 이 감독은 "야구란 게 그런 거다. 실투가 한복판에 들어가도 못 칠 때가 있고, 반대로 좋은 공이 홈런이 되기도 한다. 성영탁은 잘 던졌고, 임지열의 컨디션이 좋았다"라고 덧붙였다.
그동안의 활약을 보면 왜 10라운드까지 밀렸는지 의문이 들 정도다. 이 감독은 이에 대해 "구속 때문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당시 퓨처스 성적도 좋지 않았다. 하지만 프로는 드래프트 순번보다 어떤 성향으로 플레이하는지가 더 중요하다"라며 "운도 따른 것 같고, 지금 우리 팀이 이닝 소화가 필요한 상황에서 성영탁이 와서 잘 던져주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끝으로 그는 "드래프트는 순위가 전부가 아니다. 열 번째로 뽑은 선수가 이렇게 잘해주니 스카우트 팀에 고맙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wcn050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