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충 퇴치기 전년 동기 比 40.2% 증가
방충망 제조업체 관계자 "성수기 감안해도 주문량 많아"
틈새차단공사·격자 줄인 방충망...고객 맞춤 상품 내놓는 中企
[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건설업 부진 속에도 방충·방역업체의 실적은 상승 곡선을 그린다. 일명 '러브버그'로 불리는 붉은등우리단털파리떼의 개체량이 늘어나며 관련 수요가 급증한 덕분으로 풀이된다.
2일 이마트는 지난 한 달간 해충·모기 퇴치기의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40.2% 증가했다고 밝혔다. 방충망 테이프 등 하절기 보수용품도 동기간 11% 증가했다. 롯데마트도 지난달 14일부터 30일까지 에프킬라 등 일부 살충제의 매출이 2배씩 급증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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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2025.07.01 stpoemseok@newspim.com |
방역업체에 대한 수요도 늘었다. 세스코는 지난 5월 해충 관련 문의가 전월 대비 50% 가량 늘었다고 밝혔다.
반면 건설 경기는 건설 투자, 기업 심리 악화 속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1일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지표로 보는 건설시장과 이슈' 보고서에서 건설경기 회복세는 일정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선행지표인 건설 수주·건축 허가·건축 착공 등이 2022년~2023년 부진했고, 지난해 수주와 착공은 반등했지만 올해 재차 감소한다는 점을 고려했다는 게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의 분석이다.
보통 건설 경기는 방역업체, 방충망 제조 업체의 생산량과 깊은 연관성을 지닌다. 아파트·주상복합·오피스텔·빌딩 등 신규 건축물에 방충망이 대량으로 설치되기 때문에 건설 경기가 활성화될수록 방충망 업체의 매출도 증가한다.
방역업체의 경우도 도시화와 인구 증가가 관련 서비스 수요 증가로 이어지므로, 건설 경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처럼 건설 경기의 부진에도 방충·방역업체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것은 '러브버그'의 확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서울시 등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시에 접수된 러브버그 관련 민원은 9296건으로 전년 동기(4418건) 대비 110%가량 급증했다.
특히 지난 주말 러브버그 떼가 대량 출몰했던 계양산이 있는 인천 계양구청 감염병관리과에서는 러브버그 관련 민원이 6배가량 급증하기도 했다.
방충제, 방충망을 생산하는 중소기업들도 최근 러브버그로 인한 반사효과가 체감된다고 입을 모은다. 한 방충제 제조업체 관계자는 "요새 러브버그 때문에 생산 요청 문의가 급증했다"며 "보통 여름이 방충제 제조업의 성수기라 불리긴 하지만, 그걸 감안하더라도 수요가 급증했다는 것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방충망 제조 사업을 영위하는 중소기업 관계자도 "러브버그 이슈가 불거지면서 최근 몇 주간 주문이 엄청 늘었다"고 전했다.
이처럼 관련 수요가 늘어나자 중소기업계에서는 러브버그 퇴치에 적합한 상품들을 내놓고 있다. 한 방충망 제조업체에서는 2주 전부터 러브버그 차단 공사 서비스를 새로 선보였다.
사측은 "러브버그 벌레 차단은 일반 방충망 만으로는 부족하고, 샤시 틈새까지 막아야 완벽하다"며 "러브버그 차단을 희망하는 고객에게 자체 개발한 자재로 샤시 위아래 틈새를 차단하는 공사를 추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남 성남시 소재 씨에프스크린도 현재 러브버그 등 작은 벌레들을 원천 차단할 수 있는 사업화 제품에 대한 성능인증제도(EPC)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씨에프스크린 관계자는 "러브버그는 크기가 작기 때문에 방충망 격자를 통해 집 안에 들어올 확률이 높다"며 "지금 EPC 진행 중인 제품은 격자 크기를 줄여 해충 방지력을 높였다"고 강조했다.
stpoems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