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인도 증시 규제 당국인 증권거래위원회(SEBI)가 글로벌 트레이딩 기업 제인 스트리트(Jane Street)의 계좌를 압류하고 인도 증시에서의 거래를 금지했다. 불법 거래로 부당이득을 취했다는 이유다.
4일(현지 시간) CNBC와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SEBI는 전날 홈페이지에 공개한 가처분명령에서 "제인 스트리트의 인도 증시 접근이 제한되며 주식을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매수·매도 또는 기타 방식으로 거래하는 것도 금지된다"고 밝혔다.
SEBI는 또한 제인 스트리트가 불법적으로 취득한 것으로 추정되는 484억 루피(약5억 6000만 달러, 약 7730억원)를 압류한다며, 각 은행에 대해 SEBI의 승인 없이는 제인 스트리트의 계열사들이 공동 또는 개별적으로 계좌에서 자금을 인출하지 못하도록 명령했다.
제인 스트리트는 지수 조작 혐의를 받고 있다.
SEBI는 105페이지 분량의 가처분명령에서 "제인 스트리트는 옵션 거래에서 공격적인 포지션을 구축한 뒤 거래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기초 주식 시장 가격에 영향을 미쳤다"며 "주간 지수 옵션 만기일에 현물 및 선물 시장에 상당한 거래량을 유발해 지수 수준을 조작함으로써 이득을 얻었다"고 지적했다.
제인 스트리트가 인도 은행 종목을 추적하는 니프티 뱅크 지수 12개 구성 종목의 주식과 선물을 공격적으로 대량 매수한 뒤 해당 지수가 하락하는 데 베팅해 지수 하락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막대한 수익을 냈다는 주장이다.
SEBI는 제인 스트리트가 인도에 법인을 설립한 만큼 외국 포트폴리오 투자자가 현물 시장에서 일중 포지션을 취하는 것을 금지하는 인도 규정을 위반한 것은 아니라면서도 거래 규모와 강도, 짧은 시간 내에 경제적 이유 없이 반복적으로 매매를 한 것 등을 고려할 때 시장 가격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조작 의도가 있던 것이라고 판단했다.
제인 스트리트 측은 SEBI의 명령에 이의를 제기했으며, 당국과 추가 협의에 나설 것이라고 CNBC는 전했다.
한편 SEBI의 제인 스트리트 관련 결정은 시타델 증권(Citadel Securities)과 IMC 트레이딩 등 글로벌 기관이 인도 파생상품 시장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국제파생상품협회 자료에 따르면, 인도는 세계 최대 파생상품 시장으로, 4월 기준 전 세계 주식 파생상품 거래액 73억 달러 중 60%가 인도 증시에서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는 "지난해 인도에서 파생상품 거래로 23억 달러(약 3조 1395억원) 이상의 순수익을 올린 제인 스트리트가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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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로이터=뉴스핌] 인도 증권거래위원회(SEBI) 로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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