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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84제곱미터', 아파트 난간에 선 영끌족의 공포 그려

기사입력 : 2025년07월14일 22:00

최종수정 : 2025년07월14일 22:00

김태준 감독, 넷플릭스를 통해 선보이는 스릴러물
수직적 공간에서 벌어지는 욕망의 충돌
강하늘, 땀범벅 리얼 연기 펼치면서 원맨쇼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인구 밀집을 해결하기 위해 짓기 시작한 아파트는 이제 도시 생활의 대표적인 주거 형태가 됐다. 한국 사회에서 아파트는 단순한 주거 공간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아파트는 우리에게 개인의 정체성, 사회적 지위, 그리고 삶의 질과 밀접하게 연결된 복합적인 공간이다.  한편으로는 현대 사회의 물질주의, 소비주의, 그리고 경쟁적인 사회 분위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공간이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영화 '84제곱미터'. [사진 = 넷플릭스] 2025.07.14 oks34@newspim.com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를 연출했던 김태준 감독의 두 번째 영화인 '84제곱미터'가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를 앞두고 있다. 미리 만나본 '84제곱미터'는 사회성 짙은 스릴러물로 읽혀졌다. 아파트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모두가 알고 있듯이 32평 아파트를 의미한다. 표면적으로는 아파트에서 펼쳐지는 이웃 간의 층간소음 갈등을 그린 스릴러 영화다. 그러나 영화의 뚜껑을 열어보면 단순하게 층간소음 때문에 벌어지는 스릴러에서 그치지 않는다. 한국 사회, 특히 밀집된 대도시에 살고 있는 바로 지금 우리의 이야기다. 아니, 지금 우리가 잘 살고 있느냐고 자문하는 영화다.

국민평형이라고 불리는 84제곱미터 아파트로 내 집 마련에 성공한 영끌족 우성(강하늘)이 주인공이다. 끌어모을 수 있는 자금을 총동원하여 신도시 아파트에 입주한 우성에게 내 집 마련의 기쁨은 잠시 뿐이었다. 파혼으로 인해 혼자 아파트에 남겨지고, 갈수록 불어나는 이자를 갚느라 허덕이며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 그 와중에 진앙지를 알 수 없는 층간소음 때문에 아파트 주민 간에 갈등이 고조된다. 우성은 또 갈수록 떨어지는 아파트값에 불안을 느끼다가 아파트를 처분하고 받은 계약금으로 코인에 투자한다. 결국 우성은 아파트 난간에 매달리는 인생이 된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영화 '84제곱미터'. [사진 = 넷플릭스] 2025.07.14 oks34@newspim.com

주인공인 우성 역의 강하늘은 원맨쇼에 가까운 리얼한 연기로 영화를 이끌어 간다. 층간소음으로 촉발된 주민 간의 갈등은 다양한 욕망이 충돌하면서 극단으로 치닫는다. 아파트 주민들은 다정한 이웃과는 거리가 멀다. 층간소음이라는 트러블로 인해 서로 불신하고 대립하면서 현실 세계 속의 공포를 조장한다. 감독은 과장하지 않으면서도 있을 법한 사건들을 촘촘하게 엮어 영화를 공포와 서스펜스를 뒤섞은 스릴러물로 몰고 간다.

때로는 이 영화에서 지나친 과장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에서의 삶을 반추해 보면 충분히 납득할 만한 수준이다. 이 영화 역시 가끔 사회면을 장식하는 층간소음을 둘러싼 살인사건과 다를 바 없는 갈등으로 치닫는다. 서로 다른 다양한 욕망이 충돌하면서 아파트는 서로 죽고 죽이는 피비린내 나는 살육의 공간으로 변해 간다. 똑같이 국민평형의 공간에서 살아가지만 각자의 공간 속으로 들어가 보면 너무나 다른 욕망, 너무나 다른 사연을 품고 살아간다. 그래서 '84제곱미터'는 비정한 공간이기도 하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영화 '84제곱미터'. [사진 = 넷플릭스] 2025.07.14 oks34@newspim.com

최근 상영됐던 영화 '백수아파트'와 현재 개봉 중인 '노이즈'도 층간소음 문제를 소재로 하고 있다. 전작 영화들이 코믹하거나 드라마틱하다면 '84제곱미터'는 사회 비판적인 요소가 더 강하다. 여기에 강하늘, 염혜란, 서현우의  연기도 영화의 밀도를 높여준다. 아파트 최고층 펜트하우스에 사는 입주민 대표 '은화' 역의 염혜란, 수상한 아우라를 보이는 윗집 남자 '진호' 역의 서현우가 영화의 몰입도를 높이는 연기를 선보인다. 김태준 감독은 두 번째 영화도 스릴러를 선택하면서 스릴러에 능한 감독이라는 이미지를 굳혀가고 있다. 18일 넷플릭스 공개. oks3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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