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마이클 맥그래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민주주의·정의·법치담당 집행위원은 20일(현지시간) 중국 인터넷 쇼핑몰인 테무(Temu)와 쉬인(Shein)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들 사이트에서 판매되는 상품들 중에 인체에 독성 물질이 포함돼 있는 경우가 계속 발견되고 있고, 상거래에서도 불공정한 행태를 통해 유럽 기업에 피해를 주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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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계 온라인 쇼핑몰 업체 테무의 애플리케이션 [사진=블룸버그] |
맥그래스 집행위원은 이날 영국 일간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테무와 쉬인이 판매하는 일부 상품의 독성과 위험성에 충격을 받았다"며 "우리는 유럽 소비자를 보호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상품 안전과 소비자 보호를 위한 법과 규정의 집행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며 "이미 수집된 증거를 추가로 검증하기 위해 EU 전역에서 실시한 '비밀 쇼핑객 조사(secret shopper operation)'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그는 최악의 사례로 구슬 장식이 쉽게 떨어지는 공갈젖꼭지를 들었다. 이 장식에는 규정 크기의 구멍이 없어서 아기가 실수로 삼켰을 경우에 질식 위험이 크다고 했다.
그외 자외선 차단 기능이 없는 선글라스와 독성 화학 물질이 함유된 아동용 우비, 규정 길이보다 긴 끈이 달려 있어 걸려 넘어질 위험이 있는 아동용 반바지 등도 거론했다.
릴리알(Lilial)로 알려진 부틸페닐 메틸프로피오날이 함유된 화장품도 발견됐는데 이 성분은 생식 능력과 태아 발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EU가 '매우 우려되는' 화학물질로 지정했고 2022년부터는 판매를 금지했다.
EU 집행위 측은 "22유로(약 3만원)를 넘지 않는 저가 소포가 작년 한해 약 46억개, 일일 평균 1200만개꼴로 유입됐다"며 "이 중 91%는 중국발이었다"고 밝혔다.
EU 집행위는 작년 10월부터 테무를 상대로 디지털서비스법(DSA) 위반 조사에 착수해 이 업체가 DSA 위반에 해당하는 제품을 제대로 단속하지 않았다는 예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쉬인에 대해서도 같은 맥락에서 조사를 벌이고 있다.
맥그래스 집행위원은 또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들은 최근 2년 동안 폭발적으로 인기가 높아지고 있으며 불공정 행위로 유럽 기업들에 타격을 주고 있다"면서 "유럽의 기업들이 규정을 지키지 않는 판매자들과 경쟁하는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