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일간 더타임스 보도
[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영국에 미국의 전술핵폭탄 B61이 전개됐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에 미군의 핵무기가 배치되는 것은 지난 2008년 이후 17년 만이다.
이 핵무기는 영국이 오는 2030년까지 도입할 계획인 5세대 스텔스 전투기 F-15A 라이트닝-II 전투기에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영국은 뱅가드급 전략 핵잠이 쏠 수 있는 트라이던트-II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만 보유하고 있다. 트라이던트-II 미사일은 최대 8개의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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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35 라이트닝 전투기 [사진=블룸버그] |
이날 더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지난 17일 미국 뉴멕시코 커틀랜드 공군기지를 이륙한 C-17 수송기가 영국 서퍽에 있는 레이컨히스 공군기지에 착륙했다.
레이컨히스 공군기지에는 미 공군 부대가 주둔하는 곳으로 F-15A 전투기와 F-15E 스트라이크 이글 전투기 각각 2개 편대가 배치돼 있다.
미군은 최근 몇 년간 레이컨히스 기지에서 B61 배치에 대비해 방공호와 방어막 등 시설을 현대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에서 핵 비확산을 담당했던 윌리엄 앨버키 퍼시픽포럼 선임연구원은 "미 수송기는 영국에 핵무기를 전달하고 다시 미국으로 돌아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 수송기는 트랜스폰더(응답기)를 켜둔 채로 10시간 동안 비행했는데 이는 미국이 러시아에 자국의 의도를 알리려 했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한편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지난달 25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 참석 일정 중에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F-35 전투기 12대를 구매할 예정"이라고 전격 발표했다.
영국 정부는 중기적으로 모두 27대의 F-35 전투기를 추가로 도입할 계획인데 이중 해군용인 F-35B는 15대, 공군용인 F-35A는 12대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영국 공군의 주력 전투기는 유로파이터 타이푼이다. 하지만 이 전투기는 핵무기를 탑재할 수 없다.
F-35 기종으로는 항공모함에 탑재되는 F-35B를 37대 보유하고 있지만 이 역시 핵무기 탑재 능력은 없다.
영국 국방부가 지난 21일 발표한 정책 문서도 레이컨히스에서 가까운 마럼 공군기지에 배치될 F-35A 전투기가 미국의 핵무기를 탑재할 것이라고 확인했다.
문서는 "마럼 기지에 배치될 신형 전투기는 나토의 핵 임무에 투입될 예정"이라며 "이번 결정은 영국이 냉전 이후 자체 공중 발사 핵무기를 퇴역시킨 이후 처음으로 영국 공군이 핵 임무를 다시 맡게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