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스웰, 이틀 연속으로 블랜치 법무 부장관과 면담
블랜치, 과거 트럼프 변호 맡았던 인물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자신이 제프리 엡스타인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기존 주장을 이어갔다. 엡스타인과 미성년자 성 착취 공범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길레인 맥스웰에 대한 사면이나 감형을 생각해 본 적은 없지만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해 가능성을 열어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스코틀랜드로 떠나기 전 기자들에게 엡스타인과 미성년자 성 착취에 연루돼 20년 형을 받은 맥스웰에 대해 사면이나 감형을 고려해 본 적이 있냐는 질문에 "그건 내가 생각해 본 적 없는 일"이라면서도 "하지만 난 그걸 할 수는 있다"고 했다. 이날 발언은 맥스웰이 플로리다주에서 이틀 연속으로 법무부 관계자와 만날 예정인 가운데 나왔다.
엡스타인과 연루설도 계속 부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그 남자(엡스타인)와 아무 관련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은 사망한 엡스타인과 2000년대 중반까지 수년간 교류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팸 본디 법무장관이 소위 '엡스타인 고객 리스트'를 공개하겠다고 했다가 이를 번복하면서 명단 공개 압박을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인 '마가(MAGA,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에서는 정부가 해당 명단을 공개하지 않자 트럼프 대통령이 엡스타인과 연루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며 그에게서 빠르게 등을 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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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 제프리 엡스타인과 길레인 맥스웰.[사진=블룸버그] 2025.07.26 mj72284@newspim.com |
트럼프 대통령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과 같은 민주당 소속 인사들과 엡스타인의 관계로 시선을 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그는 "사람들은 그들에 대해선 말하지 않고 나에 대해서만 말한다"며 "클린턴에 집중해야 하고 하버드 전 총장에게 집중해야 하며 헤지펀드 사람 중 몇몇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내가 명단을 주겠다"며 "이 사람들은 제프리 엡스타인과 같이 지냈고 난 절대로 그렇지 않았다"고 했다.
지난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003년 트럼프 대통령이 엡스타인의 50번째 생일을 맞아 외설적인 편지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WSJ을 고소하겠다고 밝히고 본디 장관에게 엡스타인과 맥스웰에 대한 대배심 기록을 공개하도록 요구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편지에 대해 "난 그게 무슨 말인지도 모르겠다"며 "누군가가 내 이름을 써서 편지를 썼을 수도 있고 그런 일은 아주 많이 있었다"고 했다.
토드 블랜치 법무부 부장관은 지난 22일 맥스웰을 만나 엡스타인과 관련해 미성년자들과 젊은 여성들을 학대한 다른 인사에 대한 정보를 가졌는지 묻겠다고 밝혔다. 다만 블랜치 부장관은 과거 트럼프 대통령의 형사 재판을 도운 변호사다. 전날 블랜치 부징관은 플로리다주 탤러해시 연방법원에서 맥스웰과 그의 변호사를 만났다.
이날 맥스웰의 변호인인 데이비드 오스카 마커스는 기자들에게 "우리는 오늘도 생산적인 하루가 되기를 바란다"며 "길레인은 지난 5년 넘게 부당하게 대우받아 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전에 '희생양(scapegoat)'이라는 단어를 찾아보면 그 정의 옆에 그녀의 얼굴이 있을 것"이라며 "우리는 마침내 진실을 말할 이 기회를 얻게 돼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