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도에 연 360대 처리 엔진 정비 클러스터 구축
아시아나 통합·해외 수주로 항공우주 매출 확대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대한항공이 항공기 유지·보수·정비(MRO)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천 영종도에 아시아 최대 규모의 엔진 정비 클러스터를 짓고, 아시아나항공 통합과 글로벌 고객 정비 수주를 통해 항공우주 부문의 수익성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이 투자가 장기적으로 대한항공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인천 영종도 운북지구에 연면적 14만㎡, 총 5780억원 규모의 엔진 정비 클러스터를 2027년까지 완공할 계획이다. 완공 후 연간 정비 처리량은 현재 130대에서 360대로 세 배 가까이 확대된다. 대한항공은 이 시설을 통해 신규 엔진 모델 정비, 해외 항공사 위탁 정비까지 본격화할 방침이다.
◆ 글로벌 MRO 시장, 엔진 정비가 절반 차지
MRO는 항공기가 안전하게 운항할 수 있도록 하는 유지·보수와 개조, 정비 전반을 뜻한다. 항공사가 보유한 항공기의 정기 점검은 물론, 다른 항공사나 군·정부 기관 항공기를 위탁 정비하는 사업까지 포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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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인천 영종도 운북지구 엔진 정비 공장 조감도. [사진=대한항공] |
특히 엔진 정비는 고도의 기술력과 시설이 요구되는 고부가가치 분야다. 단일 항공기 엔진 하나의 정비 비용만 수십억원대에 이르고, 장기간 정비 계약을 통해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MRO는 항공사의 안전과 직결되는 핵심 부문인 동시에, 외부 고객 확보를 통한 신규 수익원으로도 가치가 높다"고 말했다.
국제 컨설팅기관 ICF에 따르면 2024년 글로벌 MRO 시장은 1240억달러(약 170조7000억원) 규모로, 연평균 4% 성장이 예상된다. 이 중 엔진 정비가 전체의 51%를 차지해 가장 큰 비중을 갖는다.
◆ 아시아나 통합 시너지·글로벌 고객 유치 기대
대한항공은 1976년 보잉 707 엔진 오버홀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약 5000대의 엔진을 재정비했다. 델타항공, 중국 남방항공 등 글로벌 항공사 정비 경험도 갖췄고, FAA·EASA·CAAC 등 13개 기관으로부터 감항 인증을 확보했다.
새 클러스터가 완공되면 정비 대상 엔진은 PW4000, GTF, CFM56, GE90‑115B 등 6종에서 GEnx, LEAP‑1B를 포함한 9종으로 확대된다. 아시아나항공 보유 A350의 Trent XWB 엔진 정비 가능성도 검토 중이다. 아시아나 통합으로 물량을 흡수하고, 해외 3자 고객까지 확보해 '정비 수익 중심 구조'를 강화하겠다는 포석이다.
안도현 하나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MRO 전문 기업 AAR이 영업이익률 9.2%를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클러스터 완공 시 대한항공 매출과 수익성에도 모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kji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