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잭슨랩과 AI 기반 유전자 분석 공동 연구 성과
국제 학회서 논문 6편 채택…예측 정확도·해석력 향상
정밀의료·혁신 신약 개발로 난치병 극복 목표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LG그룹이 인공지능(AI)과 바이오 기술을 결합해 난치병 연구 성과를 내고 있다. LG AI연구원은 미국의 세계적 바이오 연구기관 잭슨랩(The Jackson Laboratory)과 함께 알츠하이머와 암을 정밀 분석하는 공동 연구를 진행, 국제 학술무대에서 성과를 인정받았다.
이번 성과는 구광모 회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밝힌 "난치병을 치료하는 혁신 신약으로 사랑하는 사람들과 오래 함께할 수 있는 미래에 도전하겠다"는 방침과 맞닿아 있다. 구 회장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제시한 'ABC(AI·Bio·Cleantech)' 전략 중 AI와 바이오 분야에서 실질적인 결실을 거둔 사례로, 글로벌 AI-바이오 융합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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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LG그룹 회장(가운데) [사진=LG] |
13일 LG그룹과 LG AI연구원에 따르면 연구진은 잭슨랩이 축적한 알츠하이머 관련 마우스 실험 데이터를 LG AI연구원의 AI 기술로 분석했다. 마우스의 유전자 정보와 행동 변화를 함께 살펴, 병이 진행되는 과정을 예측하고 원인을 찾아내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병이 나타나기 전 단계에서 위험 신호를 잡아낼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성과는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학회에서도 인정받았다. 지난달 미국에서 열린 국제머신러닝학회(ICML 2025)에서 2편, 세계 최대 알츠하이머 학회(AAIC 2025)에서 4편 등 총 6편의 논문이 채택됐다. 학계에서는 "마우스 행동부터 인간 유전자·단백질 데이터까지 아우르는 종합 연구"라는 평가를 받았다.
ICML에서 발표된 한 연구는 '단일세포 RNA 시퀀싱'이라는 분석 기법을 활용했다. 세포 안 유전자 발현 데이터를 세포 유형별로 나눠 살펴본 뒤, 이를 다시 통합해 개인별 질병 위험도를 예측했다. 데이터가 일부 비어 있어도 기존보다 안정적인 결과를 내는 것이 특징이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여러 종류의 생물학 데이터를 묶어 분석하는 '멀티오믹스' 기법을 썼다. 일부 정보가 빠져 있어도 병 예측이 가능하도록 AI를 설계했고, 미국의 대규모 알츠하이머 연구 데이터셋(ROSMAP)에서 기존 방식보다 뛰어난 정확도를 보였다.
AAIC에서는 한 발 더 나아가, 뇌 조직 속 '세포핵'만 분석하는 '단일핵 RNA 시퀀싱(snRNA-seq)'과 AI 학습 구조를 결합해 예측 성능을 높인 연구가 소개됐다. 또, DNA 데이터의 핵심 특징만 추출해 분석 효율을 높인 기법, 알츠하이머 환자에서 나타나는 과잉 활동이 성별·식습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됐다. 특히 고지방·고당 식이가 행동 변화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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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AI연구원 - 잭슨랩 공동 연구 참여 구성원 [사진=LG AI연구원] |
LG와 잭슨랩은 최근 미국 코네티컷에서 만나, 이번 분석 결과를 토대로 알츠하이머와 관련이 깊은 후보 유전자를 선정하고 실제 실험으로 검증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LG는 이 협력이 AI와 바이오 융합을 통한 정밀의료 혁신의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 AI연구원은 앞으로도 방대한 유전체 데이터와 AI 분석 역량을 결합해 병을 조기에 예측하고 원인을 규명하며 신약 개발로 이어지는 연구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