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미국 기업이 우크라이나 현지에서 운영하고 있는 공장이 러시아의 공습을 받아 인명피해를 입으면서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상공회의소가 미국 정부에 대책을 촉구했다.
미국과 유럽, 우크라이나의 호소와 압력에도 불구하고 러시아가 무차별적인 공습을 계속하자 현지 미국 기업까지 나서서 미국의 단호한 조치를 요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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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8월 20일, 우크라이나 수미 지역의 러시아 드론 공습 현장에서 소방관들이 작업하고 있는 모습.[사진=로이터 뉴스핌] |
외신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는 지난 20일 밤부터 21일 새벽 사이에 드론 574대와 미사일 40발을 동원해 우크라이나 서부 도시 5곳과 남부 전선 인근 자포리자 지역을 공습했다.
이 과정에서 헝가리 국경에서 약 30㎞ 밖에 안 떨어진 무카체보에 있는 미국 가전업체의 현지 공장이 피해를 입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당시 야근 근무 중이던 600여명 직원 대부분은 공습 경보가 울린 뒤 대피했지만 19명이 부상을 당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 상공회의소 소장인 앤디 헌더는 "피해를 당한 곳은 미국 텍사스에 본사를 두고 있는 기업 플렉스의 현지 공장"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미국은 자국민을 보호한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내 미국 기업들을 계속해서 파괴하고 굴욕감을 주고 있다"며 미국 시장에 투자하고 거래하는 기업들을 표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파괴할 뿐만 아니라 미국의 리더십과 가치, 미국의 기업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 공장은 커피 머신과 같은 일상 가전제품을 생산하는 곳"이라며 "우리는 이번 공격이 우크라이나 내 미국 소유 재산과 미국 투자에 대한 고의적인 공격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FT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투자자 존재 자체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보를 보장하는 한 형태라고 주장했지만 지난 2022년 2월 러시아의 침략 이후 미국상공회의소 회원 700개 업체 중 3분의 1이 러시아 공습으로 직원이 사망했다"고 말했다.
러시아 공습 피해를 받은 기업 중에는 보잉과 코카콜라, 카길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이번 야간 공습은 우크라이나의 방공망 강화 필요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안드리 예르막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은 "푸틴은 평화를 원한다고 말하지만 이를 위한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는다"며 "그는 실질적인 해결책 대신 민간인에 대한 공격만 자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