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가 이른 시간 터진 엘링 홀란의 선제골을 끝까지 지켜내지 못했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후반 들어 수비를 강화하기 위해 이례적으로 백5 전술을 꺼내 들었지만, 추가시간에 가브리엘 마르치넬리에게 동점골을 허용하며 승점 3을 놓쳤다.
맨시티는 22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026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5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아스널과 1-1로 비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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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로이터=뉴스핌] 22일 열린 맨시티와의 EPL 5라운드 경기에서 아스널의 마르치넬리가 극장 동점골을 넣자 아스널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2025.09.22 wcn05002@newspim.com |
두 팀 모두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일정을 치르고 나서 리그에 나섰다. 아스널은 지난 17일, 맨시티는 19일 경기를 소화했기에 일정 탓에 맨시티가 체력적으로 불리한 상황이었다.
경기 초반부터 주도권을 쥔 쪽은 홈팀 아스널이었다. 점유율을 높이며 상대를 하프라인 아래로 밀어붙였지만, 먼저 웃은 쪽은 맨시티였다. 전반 9분 하프라인 아래서 패스를 주고받던 맨시티는 홀란이 티자니 라인더르스와 연계 플레이 후 폭발적인 스피드로 아스널 수비 뒤 공간을 파고들었고, 이어진 슈팅이 골망을 흔들었다.
올 시즌 리그 5경기에서 6골을 터뜨린 홀란은 득점 랭킹 선두를 질주했다. 2위권인 위고 에키티케(리버풀), 빅토르 요케레스(아스널), 히샤를리송(토트넘·이상 3골)과의 격차를 더욱 벌렸다.
실점 이후에도 아스널은 높은 점유율로 공세를 이어갔지만, 수비 라인을 내린 맨시티의 두터운 벽을 뚫는 데 애를 먹었다. 오히려 시티는 수비 성공 뒤 빠른 역습으로 맞불을 놓으며 아스널의 체력을 소모시켰다. 전반 추가시간 노니 마두에케의 날카로운 슈팅도 골키퍼 잔루이지 돈나룸마가 몸을 날려 막아내면서 아스널은 동점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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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로이터=뉴스핌] 22일 열린 아스널과의 EPL 5라운드 경기에서 맨시티의 홀란이 선제골을 집어 넣고 있다. 2025.09.22 wcn05002@newspim.com |
후반에도 비슷한 양상이 이어졌다. 맨시티는 홀란과 제레미 도쿠, 필 포든을 앞세운 역습으로 아스널을 괴롭혔고, 몇 차례 추가골 기회를 잡았지만 마무리가 되지 않았다. 시간이 흐르자 과르디올라 감독은 공격수들을 빼고 사실상 5-5-0에 가까운 극단적인 수비 전술을 들고나왔다. 승리를 지키기 위한 강수였다.
하지만 과르디올라 감독은 마지막에 일격을 맞았다. 후반 추가시간 아스널은 하프라인 근처에서 에베레치 에제가 길게 올린 패스로 맨시티 수비 뒷공간을 공략했다. 교체로 투입된 마르치넬리가 이를 잡아낸 뒤 침착하게 오른발 칩슛으로 돈나룸마 골키퍼를 넘겨 골망을 흔들었다. 아스널은 극적으로 동점을 만들며 홈 팬들의 함성을 자아냈다.
결국 경기는 1-1 무승부로 종료됐다. 승리를 눈앞에서 놓친 맨시티는 시즌 성적 2승 1무 2패(승점 7)로 리그 9위에 머물렀다. 아스널은 승점 1을 더해 2위 자리를 지켰으나, 선두 리버풀(승점 15)과의 격차는 5점으로 벌어졌다.
경기 후 과르디올라 감독은 "우리가 원래 원했던 방식은 아니었다. 선수들이 너무 지쳐 있었다. 주중 경기를 치르고 하루 회복 후 장거리 이동까지 겹쳤다. 게다가 몇몇은 부상 여파까지 있었다"라며 수비 전술 선택의 배경을 설명했다.
영국 매체 'BBC'에 따르면 이날 맨시티의 점유율은 32.8%에 불과했는데, 이는 과르디올라가 감독으로 601경기를 치르는 동안 리그에서 기록한 최저 수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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