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부, 카리브해에 항모 및 항공단 배치...10번째 마약선 격침도
트럼프, 베네수엘라 정권 교체 군사 개입 가능성 시사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마약 밀수 차단을 명분으로 카리브해에 최신형 항공모함 전단을 투입하면서 중남미에 대한 군사적 압박 수준을 대폭 끌어올렸다.
미 국방부 숀 파넬 수석 대변인은 24일(현지 시간)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 지시에 따라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이 제럴드 R. 포드 항모 전단과 항모 항공단을 미 남부사령관 관할 지역에 배치했다"고 밝혔다. 남부사령부는 카리브해, 중남미, 파나마 운하와 대서양 일부 지역을 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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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 해군 제럴드 R. 포드 항공모함.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번 조치로 카리브해 지역에는 항모와 함께 8척의 전투함, 핵잠수함, F-35 전투기 등이 추가로 배치될 예정이다. 파넬 대변인은 "증강된 미군 병력은 마약 테러리즘과 초국적 범죄 조직(TCOs)을 탐지, 차단, 격퇴하는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와 함께 카리브해에서 '마약 운반선'을 격침했다고 발표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트렌 데 아라과 조직이 운영하는 선박을 공격해 탑승자 6명을 모두 제거했다"며 "마약 테러리스트는 알카에다처럼 취급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군이 마약 밀수 혐의 선박을 격침한 사례는 지난달 초 이후 10번째라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의회에 마약 카르텔 대응 상황을 보고할 예정이라면서 지상 작전 가능성도 시사한 바 있다. 그는 이미 중앙정보국(CIA)에 베네수엘라 내 비밀 작전 권한을 부여했다.
미국의 군사력 증강에 베네수엘라 등 중남미 좌파 정권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만약 미국이 개입한다면 전국적인 총파업과 무장 봉기를 통해 권력을 수호할 것"이라며 "수백만 명이 총을 들고 거리로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콜롬비아와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을 "불법 마약 지도자"라고 공개적으로 비난했고, 콜롬비아 정부는 이를 "모욕적 발언"이라며 반발했다.
미국이 마약 단속을 명분으로 카리브해에 전략 자산을 대거 투입함에 따라, 베네수엘라 정권 교체를 노린 직접적 군사 개입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한편 야당인 민주당 의원들은 트럼프 정부의 최근 조치가 과도한 군사 개입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일부 의원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의회의 승인 없이 사실상 군사작전을 확대하고 있다"며 합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또 "마약 단속을 빌미로 한 군사력 투사는 지역 긴장을 불필요하게 고조시킨다"고 지적했다.
kckim100@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