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부고니아' 원작 '지구를 지켜라!'의 힘, 20년 뒤에도 유효한 이유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화 '부고니아'가 2003년 국내 개봉작 '지구를 지켜라'와 같은 듯 다른 설정으로 20년이 지난 후에도 유효한 부와 권력, 음모론에 대한 이야기를 깊숙히 파고든다.

오는 11월 5일 개봉하는 '부고니아'는 지난 9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국내에 첫 공개됐다. 이 영화는 앞서 베니스국제영화제에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와 함께 초청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부고니아'는 2024년 개봉한 '가여운 것들'로 미국과 영국 아카데미 다관왕,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요르고스 란티모르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가여운 것들'로 오스카 여우주연상 수상의 영예를 안은 엠마 스톤이 이번 영화에서도 요르고스 감독과 함께했다.

영화 '부고니아'의 한 장면. [사진=CJ ENM]

'부고니아'의 주연을 맡은 제시 플레먼스도 감독의 전작 '카인즈 오브 카인드니스'로 칸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받은 배우다. 요르고스 감독과 엠마 스톤, 제시 플레먼스까지 거장 감독과 굵직한 글로벌 배우들이 합류하며 20년 만에 리메이크되는 '부고니아'의 완성도를 더욱 높였다.

특히 2003년 개봉 당시 흥행에는 실패했던 '지구를 지켜라'에서 가져온 원작의 설정과 현재 상황에 맞게끔 각색한 설정들이 눈길을 끈다. '지구를 지켜라'는 흥행 여부와 상관없이 국내 영화 마니아들에게 오래도록 회자되는 충격적인 작품으로 남아있다. 두 작품은 음모론과 외계인에 대한 집착 같은 주요 설정들을 공유하며 관객들에게 낯설면서도 허탈한 감정과 궁금증을 계속해서 유발한다.

영화 '부고니아'의 한 장면. [사진=CJ ENM]

두 작품 모두 주인공들이 유명 기업의 CEO를 외계인이라고 의심하여 납치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외계인의 지구 침공설, 음모론, 인간 본성에 대한 질문을 탐구한다는 점을 그대로 가져왔다. '양봉'이나 기괴한 연구실 같은 원작의 상징적인 공간 및 요소는 유지하되, 한국에서 미국으로 배경이 달라진 만큼 최소한의 변화를 줬다.

차이점은 납치된 CEO가 원작은 남성, 리메이크작은 여성이라는 점이다. '지구를 지켜라!'에서 지역 유지이자 CEO로 등장했던 백윤식의 역할을 '부고니아'에서는 엠마 스톤이 연기한다. 원작은 양봉업자인 병구와 여자친구 순이가 납치를 감행하지만 부고니아에서는 제약회사의 배송부 직원이자 양봉을 하는 테디와 사촌 동생 돈이 일을 벌인다.

영화 '부고니아'의 한 장면. [사진=CJ ENM]

무엇보다 '지구를 지켜라!'는 23년 전 흥행에 실패하며 개봉 당시 제대로 평가 받지 못했다는 시각이 있었다. 리메이크작이 제작됐다는 것 자체로 시대를 앞선 장준환 감독의 상상력과 사회 풍자가 재평가된 셈이다. 또 영화의 참신함을 현대 미국사회에 맞게 변주해 공감대를 글로벌하게 확장했다.

'부고니아'에서는 취약한 상태에 내몰린 주인공의 트라우마와 원한이 외계인에 대한 집착으로 나타난다. 영화는 권력에 대한 맹목적 의심, 사회 구조 안에서의 개인의 소외, 인간성과 인류애에 대한 본질적 질문 등을 다룬다. 시대를 초월해 인간이라면 고민할 수밖에 없는 주제를 다루면서 20년 만의 리메이크 역시 문화적, 철학적으로 의미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영화 '지구를 지켜라!'의 한 장면. [사진=CJ ENM]

원작과 리메이크작의 주인공들은 자본주의와 권력을 손에 쥔, 사람같지 않은 사람을 급기야 외계인으로 취급한다. 권력에 희생된 개인이 위기를 돌파해나가는 모습은 극단적이고 충격적이지만 마음 속에는 깊은 연민을 남긴다. 누가 들어도 미치광이가 할 법한 상황과 대사, 행동들은 마지막 장면에서 결국 씁쓸한 웃음으로 승화된다. 인간이 만든 모든 물질적 산물들 속에 쓰러진 사람들의 모습은 그제야 평온하게 잠든 듯하다.  

jyyang@newspim.com

[관련키워드]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李대통령 오늘 '첫 청와대 국무회의' [서울=뉴스핌] 김종원 선임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청와대 이전 후 첫 국무회의를 주재한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올해 마지막 국무회의이기도 하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청와대 세종실에서 케이티비(KTV)로 생중계되는 56회 국무회의를 직접 주재하며 어떤 발언을 하고 국무위원들과 어떤 발언을 주고받을지 주목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청와대로 첫 출근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첫 일정으로 본관에서 김용범 정책실장과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해 참모진과 아침 차담회(티타임)를 주재하며 주요 현안과 업무 계획을 보고받았다. [사진=대통령실] 청와대 이전 후 첫 국무회의가 대국민 생중계로 진행되고 올해 마지막 국무회의이기도 해서 이 대통령이 어떤 메시지를 내고 내각에 주문할지 관심사다. 청와대 출근은 이튿날이지만 내각의 전체 국무위원이 모두 참석한다는 의미에서는 사실상 청와대 이전 후 이재명 정부의 첫 상징적인 대국민 공식 일정이기도 하다.  이재명 대통령이 청와대로 첫 출근한 29일 오전 첫 일정으로 청와대 지하벙커인 국가안보실 국가위기관리센터를 찾아 안보와 재난 분야 시스템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청와대로 이전과 함께 집권 2년차를 시작하는 병오년 2026년 새해 공식 일정도 예정돼 있겠지만 다시 청와대 시대를 여는 첫 국무회의의 상징적 의미가 적지 않다. 이재명 대통령이 청와대 집무실인 여민1관에서 주한 베냉공화국 대사 내정자 아그레망를 청와대 이전 후 첫 재가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특히 국무회의 생중계는 국정 운영의 투명성과 공개성, 책임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며 국민과 함께 국정의 철학을 공유하고 공직사회에 긴장도를 불어넣는 측면에서 이재명 정부가 손꼽는 큰 성과 중에 하나다. kjw8619@newspim.com 2025-12-30 06:45
사진
이혜훈 "내란은 민주주의 파괴"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혜훈 전 국민의힘 의원이 30일 오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내란은 민주주의 파괴하는 일이며 실체파악 잘 못했다"라며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2025.12.30 yym58@newspim.com   2025-12-30 10:27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