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미생물학자 이재열 교수가 쓴 신작
우리 문화재에 얽힌 흥미로운 논쟁사도 정리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갓, 반닫이, 맷돌, 호족반... 한국인의 전통 살림 도구와 문화 속에 숨겨진 멋과 지혜, 그리고 아름다움을 과학자의 시선으로 풀어낸 책이 나왔다. 이재열 경북대학교 명예교수의 신작 '살림의 과학: 과학자가 풀어주는 전통 문화의 멋과 지혜'(사이언스북스)가 바로 그 책이다. 환경 미생물학자로 '보이지 않는 권력자', '미생물의 힘' 같은 저서와 번역서를 통해 인류 역사와 문명에 깊은 영향을 미친 미생물의 세계를 소개해 온 저자는 동시에 전통 문화, 전통 과학, 문화재에 대한 깊은 관심을 가지고 연구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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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살림의 과학' 표지. [사진 = 사이언스북스] 2025.11.20 oks34@newspim.com |
이 교수는 이 책에서 우리의 전통 가옥 안으로 들어가 부엌, 안방, 대청, 사랑채, 마당을 훑으며 전통 살림의 여기저기에 숨어 있는 과학적 지혜를 살핀다. 전통 한지의 비밀을 과학적으로 설명하기도 하며, 전통적인 음식 조리법과 그 조리에 사용된 그릇들인 토기, 도기, 자기 등을 다루기도 하고, 미생물의 공격으로부터 음식물이 썩지 않도록 애쓴 조상들의 슬기로운 보관법을 분석하기도 한다. 또한 맛있는 음식에 멋을 더해 주는 소반과 매병 같은 우리 고유의 가구와 그릇을 찾아 자세히 소개하기도 한다.
실험실에서 현미경으로 미생물이나 들여다보고 있을 줄 알았던 과학자가 언제, 이런 데까지 다녀갔나 싶을 정도로 한반도 구석구석을 돌며 둠벙이나 민화 병풍, 베갯모, 반닫이, 갓, 이엄, 맷돌, 금속 활자, 석빙고 등의 온갖 꼴과 쓰임을 살피며 그 과학적 의미를 알뜰하게 살핀다.
이 밖에도 우리 문화재에 얽힌 흥미로운 논쟁사도 빠지지 않고 다룬다. '증도가자'를 둘러싼 금속 활자 연구자들 사이의 논쟁을 치밀하게 소개하기도 한다. 수십 년째 해결되지 못하고 고착 상태에 빠져 있는 이른바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에 얽힌 뒷이야기들도 소상하게 소개하고 있다. 값 33,000원. oks3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