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오피니언 내부칼럼

속보

더보기

[오동룡의 밀리터리 인사이드] '실물'과 '종이'의 대결…'60조원' 캐나다 잠수함 사업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독일 '212CD' vs 한국 KSS-III… '2파전 잠수함' 성능 정밀분석
'사제지간' 한국·독일 'U보트 맞대결'… 내년 상반기 사업자 결정
실전 검증·신속 납기 앞세운 KSS-III… 독일은 성능·경험에서 강점
'212CD'는 아직 '종이 잠수함'…현장 검증 및 조기 전력화 불리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34년 전 독일에서 잠수함 기술을 들여온 한국이 이제는 독일을 상대로 세계 최대 규모 잠수함 수주전의 '결승 무대'에 올랐다. 최대 60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캐나다 '신형 초계 잠수함 사업(CPSP·Canadian Patrol Submarine Project)'의 최종 후보로 한화오션의 '장보고-Ⅲ(KSS-III)'와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TKMS)의 '212CD' 잠수함이 맞붙는 구도다.​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캐나다 정부는 11월 7일 한국·독일 정부와 자국 방산업체에 최종 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으며, 두 회사는 내년 3월 2일까지 사업 개발 계획과 세부 제안을 담은 최종 제안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번 사업은 신규 건조와 함께 약 20~30년간 운용·유지비용까지 포함해 최대 60조원 규모의 일감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독립운동가 단재 신채호의 이름을 딴 해군 3000톤급 잠수함 '신채호함'이 동해 상을 가르며 항해하고 있다.. 신채호함은 장보고-Ⅲ(도산 안창호급) Batch-I 3번함으로, 배수량 약 3000톤급에 길이 83.5m, 폭 9.6m 규모의 최신 국산 잠수함이다. [사진=해군 제공] 2025.11.26 gomsi@newspim.com

◆장보고-Ⅲ와 212CD의 '2파전' 대결 = 캐나다군은 현재 운용 중인 빅토리아(Victoria)급 잠수함 4척을 같은 수량의 차기 잠수함으로 교체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 사업에서 최종 선정되는 잠수함은 향후 수십 년간 캐나다 해군의 주력 전략자산으로 운용되며, 북대서양·북극해 등에서의 작전 환경을 견디는 장기 잠항 능력과 정찰·타격 능력을 요구받는다.​

'장보고-Ⅲ'는 한국이 독일 209급 기술 도입을 기반으로 214급을 거쳐 독자 개발한 최신 재래식 잠수함으로, 확장된 배수량과 향상된 잠항 지속 능력, 최신 센서·무장 체계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TKMS의 '212CD'는 유럽 해군에 다수 공급된 212 계열의 최신형으로, 연료전지 기반 잠항 능력과 저소음 성능을 전면에 내건 플랫폼이다.​

방산업계에서는 '기술 수혜국'이던 한국이 '기술 원천국' 독일과 캐나다 차세대 전략 사업에서 정면 대결을 벌인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수주에 성공할 경우, 한국 잠수함이 북미 해군에 첫 진출하게 돼, 향후 글로벌 잠수함 시장 판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화오션과 현대중공업이 캐나다 해군 차세대 호위함 사업에서 이례적으로 '연합전선'을 구축한 것도 고무적이다. 그간 한국 해군함정과 호주 호위함 사업 등에서 치열하게 경쟁해온 두 조선사가 이번엔 200억 캐나다달러(약 180조원) 규모 방산 패키지를 공동 제안했다. 두 회사는 캐나다 동·서 해안에 정비·운영(MRO) 시설을 함께 구축하는 방안도 포함시켰다. 당초 한화오션은 영국 밥콕, 현대중공업은 미국 L3해리스와 손잡을 계획이었으나, 사업 규모와 국익을 고려해 경쟁 대신 협력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캐나다 해군의 현 주력인 빅토리아급 잠수함은 애초 영국 해군이 운용하던 업홀더(Upholder)급 디젤-전기추진 잠수함을 중고로 도입한 것이다. 업홀더급은 냉전 시절 영국 핵잠수함 기지 주변에서 대잠작전(Anti-Submarine Warfare)을 수행하기 위해 투입된 전력으로, 함령은 당시 10년이 채 안 됐다.

그러나 소련 붕괴 이후 영국 해군이 전력 운용 전략을 핵잠수함 중심으로 전환하면서 업홀더급은 모두 조기 퇴역했다. 캐나다는 이 가운데 4척을 인수해 빅토리아급으로 개조·운용해왔다. 현재 캐나다 해군이 보유 중인 잠수함 4척이 바로 이 함정들이다.

2024년 10월, 일본 해상 자위대의 여섯 번째 타이게이급 잠수함인 JS 소게이호 진수식을 거행하고 있다. [사진=일본 방위성] 2025.11.26 gomsi@newspim.com

◆일본 잠수함, 캐나다 사업에서 배제당한 까닭 = 캐나다 차기 잠수함 사업에서 일본의 최신 타이게이급이 사업 초기 입찰 후보군에 거론됐지만, 끝내 명단에 오르지 못했다. 가장 큰 이유는 캐나다 해군의 작전 개념과 일본 잠수함의 설계 철학이 본질적으로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캐나다 해군은 다음 네 가지 조건을 요구했다. 첫째, 태평양·대서양·북극해에서 원양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장거리 신속 투입 능력. 둘째, 장기간 수중 작전시 스노켈링 없이 연속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 셋째, 적 함대의 장거리 고속 추적 가능. 넷째, 원양에서 뛰어난 대잠 작전 능력이다. 이 중 일본 잠수함은 대잠 작전 능력만큼은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갖췄다고 평가받지만, 나머지 조건에서는 비교우위를 확보하지 못했다.​

일본 잠수함들의 설계는 기본적으로 대잠전에 특화됐다. 그 결과, 신속한 원거리 해역 배치와 적 함대의 지속적 추적엔 구조적 한계가 따랐다. 독일도 212A급을 연안 대잠전에 집중하며 비슷한 오류를 범했고, 수출에 맞춰 214급을 별도 개발한 바 있다.

소류급 시절, 일본은 스웨덴산 스털링 엔진 AIP(공기불요 추진체계)를 채택했으나, 가스 고압 배출 문제로 심도 깊은 작전이 제한됐다. 일본 해군은 대잠작전에서 심도 깊은 잠항을 중시하기 때문에, 타이게이급부터 스털링 엔진을 배제하고 대량의 리튬 이온전지를 탑재하는 전략으로 노선을 변경했다. 리튬 이온전지는 납축전지 대비 더 많은 에너지를 저장해 연속잠항 기간을 늘렸다.

그러나 원양에서 스노켈링 시 디젤 엔진이 발생시키는 저주파 소음은 작전해역 내에 최대로 확산된다. 캐나다 해군은 태평양과 대서양에서 적 함대의 존재를 숨기며 진입하는 생존성을 최우선한다. 멀게 떨어진 해역까지 스노켈링을 반복하며 이동하는 일본 잠수함은 캐나다 해군의 요구에 부합하지 못했다.

결국 일본 해군 함정은 대잠전 임무에 극단적으로 초점이 맞춰져 있어서, 적대 해상세력의 장기 추적기동에는 한계를 드러냈다. 타이게이급 역시 사업 초입부터 입찰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었던 것이다.

독일 하데베(HDW)와 이탈리아 핀칸티에리가 합작한 1830톤급 212A 잠수함. [사진=나무위키] 2025.11.26 gomsi@newspim.com

◆독일 212CD급 잠수함, 캐나다서 주목받는 이유 = 캐나다 차기 잠수함 사업에서 한국 KSS-III의 맞상대로 떠오른 것이 독일 TKMS사의 신형 212CD급 잠수함이다. 이 잠수함의 가장 큰 무기는 '동맹'과 '기술' 모두에서 강점을 지녔다는 점이다.

212CD급의 첫번째 이점은 독일이 캐나다와 같은 NATO 회원국이라는 사실이다. 전략·외교적인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군수 조달 및 정보, 기술 규정이 훨씬 유기적으로 연계된다. 이는 향후 잠수함 공동 운용, 정비, 훈련 등에서 큰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다.

두번째 강점은 대양 해군에 최적화된 첨단 스텔스 설계다. 독일 TKMS가 제안한 2500t급 잠수함은 디젤과 연료전지 기반의 하이브리드 추진 방식을 갖추고, 다이아몬드형 선체를 적용해 탐지 회피 성능을 끌어올린 설계가 특징이다. 212CD급은 장거리 대양 작전에서 저주파 능동 소나를 비롯한 각종 탐지 체계에 최대한 적게 노출되도록 설계됐다.

일본 해군도 오야시오급부터 관련 설계를 접목하기 시작했고, 독일도 212A에서부터 저주파 소나 회피 설계를 적용했다. 212CD는 더욱 극단적인 대형화(수상 배수량 약 2500~3000t, 전장 73m)에 다이아몬드 형태로 측면을 날카롭게 경사시켜, 대양에서 저주파 장거리 소나 탐지까지도 회피하는 '다리미형' 외형을 갖췄다.

이러한 설계 변화는 미 해군의 헬라스(Hellas) 소나나 MH-60R, AW159 해상작전헬기의 플래시(Flash) 소나 등 각국의 첨단 저주파·중저주파 탐지전력에 대한 일종의 '방탄형' 대응이다. 대형 스텔스 설계에 더해 레이더 반사면적까지 대폭 줄인 외향은 캐나다 해군이 태평양·대서양 대양 해역에서 운용하는 데 있어 강력한 강점으로 꼽힌다. 212CD급은 노르웨이 해군이 이미 도입하기로 했고, NATO 표준이 적용돼 유지·보수 및 전술적 호환성에서도 강점을 보이는 첨단 잠수함이다.

◆독일 212CD급, '종이 잠수함' 논란 = 독일 TKMS의 212CD급 잠수함은 첨단 스텔스 설계와 북극 작전 맞춤형 시스템으로 캐나다 해군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실제 납품 일정과 건조 이력에서는 결정적인 단점이 드러난다.

첫째, 신속 납품 면에서 한화오션의 KSS-III 잠수함을 넘어서지 못한다. TKMS는 2034년에 초도함 1척, 2037년에 2번함을 제공한다는 공급 계획을 캐나다에 제시하며, 2035년 초도함 확보라는 캐나다 목표에 겨우 '턱걸이'로 맞추는 수준에 불과하다. 기존에 이미 독일과 노르웨이 해군에 212CD 납품을 우선해야 하는 만큼, 캐나다 수출 물량은 필연적으로 늦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둘째, 캐나다 해군 차세대 잠수함 사업 최종 계약 시한인 2026년까지 212CD급 실제 건조 잠수함은 단 한 척도 없다는 점이 치명적이다. TKMS가 안팎으로 212CD를 내세우지만, 2026년까지는 '설계도상'에 머물러 있는 이른바 '페이퍼 잠수함(종이 잠수함)'이어서 현장 검증 및 조기 전력화 면에서 불리하다. 캐나다는 전력 운용에 '시간'이 관건인 만큼, 이런 현장 건조 이력은 평가와 수주에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캐나다 해군의 빅토리아급 잠수함인 HMCS 빅토리아. 영국 해군이 운용하던 업홀더급 디젤-전기추진 잠수함을 중고로 도입한 것이다. [사진 출처=캐나다 해군] 2025.11.26 gomsi@newspim.com

◆한국 KSS-III, '실전검증·신속납품·첨단대잠' 3박자 갖춰 = 한국이 캐나다에 제안한 KSS-III(장보고-III)급 잠수함은 3600t급 디젤 추진 잠수함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재래식 플랫폼으로 평가된다. 공기불요추진장치(AIP)와 삼성SDI가 개발한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해 최대 21일간, 7000해리(약 1만3000km) 이상을 잠항할 수 있다.

특히 리튬이온 배터리 장착은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 사례로, 잠항 지속 능력과 은밀성을 크게 향상시켰다. 이는 캐나다처럼 북극해 작전이 잦은 국가에 매우 유리한 조건으로, 기존 디젤 잠수함의 노출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캐나다 국영방송 CBC는 "KSS-III의 전투관리시스템(CMS)이 100% 한국산"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미국산 CMS 탑재 잠수함은 운용상 미국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제약이 있어, 최근 주권적 운용을 중시하는 캐나다에게는 비(非)미국산 시스템이 오히려 매력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의 한화오션과 현대중공업이 제안한 KSS-III(CSP, Canadian Patrol Submarine)는 이미 한국 해군이 실전 배치해 검증을 마친 최신 설계다. 캐나다 사업에서는 1차선 도산 안창호급을 캐나다형으로 제작해 성능 신뢰도를 담보한다는 점이 가장 큰 강점이다. 특히 잠수함 분야는 '검증된 신뢰성'이 사업 수주에 절대적이다.

KSS-III CSP는 신속한 납기에서도 우위다. 한화오션은 2026년 수주 즉시 2035년 이전까지 4척을 모두 인도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이는 캐나다 해군의 노후 빅토리아급 4척을 조기 대체하고, 요구 일정에 정확히 부합한다. 독일 TKMS 212CD가 실제 납품 일정과 '종이 잠수함' 논란에 시달리는 것과 대비된다.

첨단 대잠탐지 능력도 주목받는다. KSS-III는 국산 중저주파, 저주파 선배열소나가 장착돼 기존 독일 214급 대비 수신감도와 각도 분해능이 뛰어나다. 소음 차폐가 어려운 1kHz 이하 저주파 탐지도 가능해 저소음 잠수함 추적 능력이 독보적이다. 북한 SLBM 운용 잠수함 실전 타격 임무를 수행하기 위한 설계 덕분에, 캐나다 해군 요구 수준을 크게 상회한다.

대양 작전·장거리·심심도 수중작전에도 알맞다. 두 모델 모두 대형 플랫폼으로 리튬이온 전지 5만여 셀 및 국산 AIP가 내장돼, 깊은 심도 연속 수중작전·원양 신속 배치가 가능하다. 축전지→연료전지식 충전·운용 시스템으로 스노켈링 의존도가 낮고, 진동·소음이 적어 적 탐지 회피·생존성에 최적화됐다. 결국 KSS-III CSP는 캐나다 해군이 요구하는 앞선 작전운용 능력, 대양·대잠·조기 납품까지 삼박자를 갖춘 현실적 '최적의 솔루션'으로 평가받는다.

한화오션은 "한국산 시스템은 캐나다 측이 자유롭게 운용할 수 있고, 자국 시스템 또는 다른 외국산 무기체계와 통합할 수 있다"며 맞춤형 통합 옵션을 내세웠다. 이는 과거 호주의 콜린스급 잠수함이 미국 시스템과 스웨덴 설계의 호환 문제로 작전률이 급감했던 사례를 의식한 전략이다.

◆KSS-III에 쏟아지는 허구성 비판들 = 한국 KSS-III가 캐나다 신형 잠수함 사업에서 유력 후보로 부상하자, 일부 유럽 등에서는 여론 흔들기 움직임까지 포착된다. 국제정치·방산 전문가들의 이름을 빌려 한국산 잠수함의 'NATO 상호 운용성' 부족을 부각시키고, 독일 212CD급 선택을 노골적으로 요구하는 주장도 영미권 일부 매체에 실렸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KSS-III는 이미 NATO 표준 전술데이터통신체계(Link 22)를 통합하여, 조직·작전·기술 면에서 NATO 해군과의 상호 운용성이 충분히 보장된다. 실제로 KSS-III(batch 2)는 캐나다가 요구하는 모든 디지털 통신 및 연합작전 기준을 충족하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어뢰 발사관도 논리적 허점이 드러난다. KSS-III의 533mm 어뢰 발사관은 NATO 표준 사양으로, 핵심 부품인 ATP(압축공기 어뢰 발사장치)는 영국 밥콕사가 부산 현지공장에서 맞춤형 제작하고 있다. 덕분에 캐나다 해군의 MK.48 중어뢰 등 NATO 계열 무장 역시 발사관·심도 조건에 맞춰 곧바로 운용 가능하다. 한국 장보고-III에 탑재된 국산 어뢰뿐 아니라 캐나다 해군의 표준 무기체계 또한 무리 없이 통합되는 셈이다. 상호 운용성, 무장 통합 문제 등을 둘러싼 음해 시도 역시 현장 기술력과 검증 경험 앞에 무색해질 전망이다.

11월 18일부터 한 달간 미국 괌 인근 해역에서 실시되는 한미 연합 대잠수함전(ASW) 훈련 '2025 사일런트 샤크'에 참가하는 도산안창호급 잠수함 안무함(SS-Ⅲ·3000톤급)이 진해 해군기지에서 출항하고 있다. [사진=해군 제공] 2025.11.26 gomsi@newspim.com

◆신속 납기와 MRO 역량을 앞세운 한국 = 일각에서는 캐나다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이라는 점에서 독일과의 정치적 연대가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2023년 노르웨이 전차 사업에서도 한국 K2 흑표는 성능과 가격 경쟁력에서 우세했지만, 결과적으로 독일 크라우스-마페이 베그만(KMW)에 밀린 전례가 있다.

하지만 최근 러시아의 침공과 중국의 해양 활동 확대로 북미 안보 불안이 커지면서, 캐나다는 신형 잠수함 확보를 더는 미룰 수 없는 상황이다. 속도전이 관건이 된 지금, 신속 납기와 MRO 역량을 앞세운 한국의 '실용주의 제안'이 캐나다의 선택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이번 수주전 결과가 한국 방산사의 위상을 가름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본다. 장원준 전북대 교수는 "한국이 독일을 누르고 캐나다 수출에 성공한다면, 후발주자에서 세계 시장의 새로운 리더로 도약하는 상징적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0월 30일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군사·국방 비밀정보보호 협정'을 체결했다. 정부 차원의 후방 지원이 이미 가동된 셈이다. 한국 방산의 기술력·유연성·납기 경쟁력은 글로벌 방산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특히 경쟁 관계였던 두 대형 조선사가 국익을 위해 손잡은 사례는 한국이 '잠수함 수입국'에서 '잠수함 수출국'으로 완전히 변신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다.

한편, 해군 3000톤급 디젤잠수함 안무함이 11월 18일부터 한 달간 미국 괌 인근 해역에서 진행되는 한미 연합 대잠전훈련 '2025 사일런트 샤크'에 투입되면서, 우리나라 디젤잠수함으로는 처음으로 원양작전에 나섰다.

해군은 장기간 원해에서 잠항·기동·대잠전을 수행하는 이번 훈련을 통해 원양작전 운용개념과 전술·정비·지속지원 능력을 실전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축적된 장거리 운용 데이터와 연합 대잠전 경험은 캐나다 차기 잠수함 도입사업에서 한국 잠수함의 신뢰성과 경쟁력을 입증하는 '레퍼런스'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gomsi@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미일 금리차 축소에도 '엔저' 왜? [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미국과 일본의 금리 격차가 빠르게 줄고 있음에도 엔화 약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는 이례적인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이 금리를 내리고 일본이 금리를 올리면, 미일 간 금리 격차가 좁혀지면서 엔화가 강세를 보이는 것이 일반적인 환율 흐름이다. 그러나 올해 외환시장은 이 공식이 잘 작동하지 않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세 차례 연속 금리를 인하했고 일본은행(BOJ)이 추가 금리 인상을 앞두고 있지만, 엔화는 여전히 1달러=155엔 부근에서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두고 '엔화의 코넌드럼(수수께끼)'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일본 엔화 [사진=로이터 뉴스핌] ◆ 문제는 '금리'가 아니라 '경제 구조' 상황이 이러하자 시장의 시선은 금리에서 일본 경제의 구조적 요인으로 이동하고 있다. 표면적으로 일본은 막대한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다. 재무성에 따르면 올해 1~10월 경상수지는 27조6000억엔 흑자를 기록했다. 연간 기준으로도 지난해(29조3000억엔)에 이어 사상 최대가 유력하다. 이 가운데 약 5조엔이 일본 국내로 환류되며 엔화 매수 요인이 되고 있다. 그러나 세부 항목을 보면 엔화에 불리한 흐름이 뚜렷하다. 무역수지는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고, 올해도 10월까지 1조5000억엔 적자다. 원유·자원 수입 대금의 상당 부분을 달러로 결제해야 하는 구조 자체가 엔화 약세 압력으로 작용한다. 더 심각한 것은 서비스수지다. 일본은 디지털 서비스 분야에서 만성적인 적자를 안고 있다. 올해 10월까지 디지털 수지는 5조6000억엔 적자를 기록했다. 방일 관광객 증가로 여행수지가 5조4000억엔 흑자를 내며 간신히 이를 상쇄하고 있지만, 구조적으로는 불안정하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디지털 적자가 2035년에는 18조엔까지 확대될 것으로 추산한다. 이는 2024년 기준 원유 수입액(약 10조엔)을 훌쩍 넘는 규모다. 클라우드, 동영상 스트리밍, 생성형 AI 등 핵심 디지털 서비스가 해외 기업에 장악된 상황에서, 여행수지 흑자로 이를 계속 메우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일본 교토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일본의 전통 의상인 '기모노'를 입고 교토 시내의 공원을 구경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NISA와 재정 확장이 초래한 엔화 매도 일본 정부가 추진한 신(新) NISA(소액투자비과세제도) 역시 의도치 않은 엔화 약세 요인으로 지목된다. 제도 개편 이후 해외 투자신탁 매수에 따른 자금 유출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미쓰비시UFJ모간스탠리증권에 따르면 신 NISA 도입 이후 해외 펀드 투자로 월평균 약 6900억엔이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 연간 기준으로는 약 8조엔 규모의 엔화 매도다. 전문가들은 이 흐름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 NISA 계좌 수가 현재 2700만개에서 4000만개 수준까지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향후 5~10년 동안 매년 10조엔 안팎의 엔화 매도 압력이 지속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재정 정책에 대한 불안도 겹친다. 다카이치 사나에 정권이 내세운 대규모 재정 지출이 성장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재정 건전성을 훼손할지에 대한 의문이 시장에 남아 있다. 일본 국채의 신용위험을 반영하는 CDS(신용부도스와프) 프리미엄은 최근 약 2년 만의 고점까지 상승했다. 코로나19 이후 최대 규모로 편성된 2025회계연도(2025년 4월~2026년 3월) 추가경정예산 역시 '재정 팽창'에 대한 경계심을 자극한다. 외국계 금융권에서는 "재정 지출이 성장으로 연결되더라도 1~2년의 시차가 불가피하며, 그동안은 엔화 약세 압력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엔저 지속, 한국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 엔화 약세가 장기화될 경우 한국 경제와 금융시장에도 파급 효과가 적지 않다. 가장 직접적인 채널은 엔/원 환율이다. 엔화가 달러 대비 약세를 유지하면, 원화가 달러 대비 일정 수준에서 움직이더라도 엔/원 환율은 상대적으로 하락(원화 강세)하기 쉽다. 이는 수출 경쟁 측면에서 한국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일본과 경합하는 자동차, 조선, 기계, 소재 산업에서는 일본 기업들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쉬워지기 때문이다. 엔저가 지속될수록 한국 수출기업은 원가 절감이나 기술 경쟁력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마진 압박을 받을 수 있다. 반면 수입 물가 측면에서는 일부 완충 효과도 있다. 일본으로부터 들여오는 중간재·부품 가격이 낮아지면서 제조업 원가 부담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한국의 대일 수입 구조가 완제품보다는 핵심 소재·부품 중심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환율 효과가 소비자 물가 안정으로 직결되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금융시장에서는 엔/원 환율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도 주목된다. 글로벌 투자자 입장에서는 엔화가 저금리 통화이자 조달 통화로 다시 활용될 경우, 위험자산 선호 국면에서는 원화 등 아시아 통화로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 그러나 일본의 구조적 엔저 인식이 굳어질 경우, 엔화 약세와 함께 원화도 동반 약세를 보이는 '동조화 리스크'가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2004년 이후 미국의 금리 인상기에도 미 국채 금리가 오르지 않는 현상을 당시 앨런 그린스펀 연준 의장은 '코넌드럼'이라 불렀다. 결과적으로 저금리는 부동산 버블을 키우고 금융위기로 이어졌다. 지금의 엔화 역시 비슷한 경고음을 내고 있다. 금리차라는 단순한 설명으로는 더 이상 환율을 이해하기 어려운 국면이다. 구조적 경상수지 변화, 디지털 적자, 자본 유출, 재정 신뢰까지 얽힌 수수께끼를 풀지 못한다면, 엔화 약세는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와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goldendog@newspim.com 2025-12-17 14:10
사진
김기현 자택·사무실·차량기록 전방위 압색 [서울=뉴스핌] 김영은 기자 = 민중기 특별검사팀(특검팀)이 17일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전방위 강제수사에 나섰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김건희 여사 로저 비비에 가방 수수의혹사건' 과 관련해, 차량출입기록 확인 등을 위해 국회사무처 의회방호담당관실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시진은 김기현 전 국민의힘 대표가 2023년 12월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는 모습. [사진=뉴스핌DB] 특검팀은 이와 함께 김 의원의 서울 성동구 자택,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에도 돌입했다. 앞서 특검팀은 김 여사의 자택 압수수색 과정에서 260만원 상당 로저비비에 클러치백과 김 의원의 배우자 이모 씨가 작성한 편지를 발견했다. 2023년 3월 17일이 적힌 편지엔 김 의원의 당대표 당선에 대한 감사 인사가 적혀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특검팀은 해당 가방이 2023년 3월 8일 김 의원의 당선 직후 건네진 대가성 선물이라고 보고 최근 이씨를 피의자로 소환해 조사한 바 있다. 김 여사 측이 당초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을 지지했으나 당시 권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자 김 의원을 지지했고, 이씨가 답례로 가방을 건넸다는 특검팀의 관측이다. 특검팀은 이 과정에서 가방 구매 대금이 김 의원에게서 빠져나갔을 가능성 있다고 보고 있다. 앞서 김 의원은 김 여사 측에 대한 청탁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아내가 신임 여당 대표의 배우자로서 대통령의 부인에게 사회적 예의 차원에서 선물을 한 것"이라며 "이미 여당 대표로 당선된 나와 내 아내가 청탁할 내용도, 이유도 없었다. 사인 간의 의례적인 예의 차원의 인사였을 뿐"이라고 했다.  이날 김 의원은 압수수색 현장에서 "민주당 하청으로 전락한 민중기 특검의 무도함을 여러분이 보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은 박노수 특별검사보가 지난 4일 정례브리핑을 하는 모습. [사진=뉴스핌DB] yek105@newspim.com 2025-12-17 13:31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