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중국의 한 주요 드론 부품 제작업체 소유주가 러시아의 대형 드론 제작사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이 같은 투자·지분 관계는 중국과 러시아의 군산복합체가 지금까지 공개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강력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이 매체는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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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월 8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드니프로페트로프스크 지역의 비밀 장소에서 우크라이나군 1129대공미사일연대가 요격 드론을 출격시키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FT가 지난 9월 러시아 공공기록물 자료에서 확인한 기업 지분 현황에 따르면 러시아의 1인칭 시점 드론 제조업체인 루스타크트(Rustakt)의 주식 5%의 새 소유자로 중국 남부 광둥성 선전에 있는 드론 부품사 밍화신의 오너인 왕딩화 회장이 등재됐다.
밍화신은 루스타크트 이외에도 다른 러시아의 드론 제작사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는 업체인데, 이 같은 단순 수출입 거래 이외에도 지분 소유 등 특별한 관계를 갖고 있었던 것이다.
중국 정부는 지금까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어느 쪽에도 치명적인 무기를 제공하고 있지 않으며, 군사·민간 이중 용도 기술은 엄격하게 수출을 통제·관리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FT는 "이번 자료를 열람한 다음 날, 루스타크트와 관련된 모든 소유권 기록이 러시아의 모든 기업 등기부에서 삭제됐다"며 "주식 양도 관련 데이터 또한 러시아의 민간 기업 정보 사이트에서 사라졌다"고 말했다.
FT가 확인한 자료에 따르면 루스타크트는 지난 2023년 7월부터 2025년 2월까지 러시아 드론 제작사 중 1인칭 시점 드론의 부품을 가장 많이 수입한 업체였다.
우크라이나의 국방·안보 전문 분석기관인 프론텔리전스 인사이트(Frontelligence Insight)에 소속된 한 전직 우크라이나 장교 출신 분석가는 "루스타크트가 만드는 1인칭 시점 드론 VT-40은 2023년 전장에 처음 등장한 이후 여러 차례 업그레이드됐다"며 "탁월한 능력을 가진건 아니지만 저렴한 가격과 대량생산, 뛰어난 가용성 덕분에 러시아군의 든든한 주력 무기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루스타크트와 밍화신은 올해 왕딩화 회장의 주식 취득 이전부터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FT가 러시아 세관 기록을 분석한 결과 루스타크트는 지난 2023년 중반 이후 밍화신으로부터 총 3억4000만 달러 상당의 부품을 수입했다. 이중 리튬 이온 배터리는 1억1000만 달러, 모터는 8700만 달러, 컨트롤러는 6400만 달러어치였다.
루스타크트 이외에 또 다른 러시아 드론업체 산텍스도 컨트롤러 6600만 달러, DC모터 3700만 달러 등 1억7000만 달러 어치 부품을 밍화신에서 구입했다.
FT는 "러시아 세관 기록에 따르면 산텍스의 세관 서류를 거의 모두 루스타크트가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 두 기업은 서로 연관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 기업 공시에 따르면 왕딩화 회장은 중국 기업인 선전 나스민 인베스트먼트의 지분 10%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나머지 지분 90%는 에고르 니키틴 산텍스 대표가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에고르 니키틴은 쌍둥이 형제인 것으로 추정되는 파벨 니키틴으로부터 회사 대표 자리를 물려받았으며, 파벨 니키틴은 루스타크트의 지분 95%를 갖고 있는 인물이다.
결국 파벨과 에고르 니키틴 형제가 러시아 기업 루스타크트의 지분 95%, 중국 선전 나스민 인베스트먼트의 지분 90%를 갖고 있고, 왕딩화 회장은 선전 나스민 인베스트먼트의 지분 10%와 루스타크트 지분 5%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왕딩화 회장은 이외에도 선전 키오스크 일렉트로닉이라는 회사의 사장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드론 관련 기술을 포함해 다양한 전자 제품을 제조하고 수출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