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개인정보 유출로 수익성 불확실성 확대
보상·과징금 부담에 약정 여력 흔들릴 가능성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JP모간체이스가 쿠팡에 제공한 2조원 규모의 무담보 신용약정이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맞물려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당장 약정 위반 가능성을 거론할 상황은 아니라는 평가가 많지만, 유출 사태로 비용 부담과 수익성 변동성이 커질 경우 신용약정 관리 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 6월 2일 JP모간체이스를 주간사로 하는 15억달러(약 2조원) 규모의 회전형 신용약정을 체결했다. 신규 약정은 5년 만기이며 기존 2021년 약정을 대체하는 구조다. SEC(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된 약정 원문에 따르면 이번 계약은 담보가 없는 무담보 구조로, 쿠팡은 특정 자산을 담보로 제공하지 않은 대신 재무약정 준수 여부를 통해 신용공여를 유지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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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국내 최대 이커머스 업체 쿠팡에서 3370만건에 달하는 대규모 고객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해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이번 유출에는 이름·전화번호·배송지 주소 등 신상정보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소비자들 사이에서 2차 피해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사진은 2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의 모습. 2025.12.02 yooksa@newspim.com |
약정에는 최대 레버리지 비율을 포함한 통상적 재무·부정적 약정 조항과 이벤트 오브 디폴트(event of default) 항목이 명시돼 있다. 다만 구체적인 레버리지 한도나 산식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자율과 커밋 수수료는 쿠팡의 신용등급에 따라 달라지는 차등 스프레드 구조로 설계돼 있다.
이 같은 무담보 대출 구조는 담보가 없기 때문에 대주단이 EBITDA(기업이 영업으로 벌어들이는 현금창출 능력)·부채 규모·현금흐름 안정성 등 재무지표를 중심으로 리스크를 관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쿠팡의 3분기 조정 EBITDA는 4억1300만달러(마진 4.5%)로 개선된 수준이지만, 예기치 않은 비용 증가나 수익성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약정 여유가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수익성 둔화가 심화돼 EBITDA가 축소되거나 부채비율이 빠르게 높아질 경우, 쿠팡은 약정상 규정된 최대 레버리지 비율을 충족해야 하는 부담이 커진다.
이번 개인정보 유출 사태는 이 부분에서 부담 요인으로 거론된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계정 3370만개의 정보가 유출됐다고 밝혔다. 쿠팡은 이름, 이메일, 전화번호, 주소, 일부 주문 정보가 노출됐다고 안내했으나, 이후 일부 고객의 공동현관 비밀번호까지 유출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사태의 심각성이 더해졌다.
시장 반응은 즉각 나타났다. 뉴욕 증시에서 쿠팡 주가는 1일(현지 시간) 5.36% 급락한 26.65달러에 마감했다. 장중 낙폭은 7%를 넘었고 거래량은 전날의 4.5배 수준으로 급증했다. 지난달 초 대비 한 달 새 16% 넘게 하락했다.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비용 우려와 함께, 쿠팡의 향후 재무지표 변동성 확대 가능성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것으로 풀이된다.
과징금·보상 규모와 보안 투자 수준에 따라 재무지표에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역대급 과징금 부과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르면 유출 사고 발생 시 개인정보위는 전체 매출의 최대 3%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지난해 매출 41조원을 기준으로 하면 단순 계산시 과징금 규모가 최대 1조원 이상으로 추산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정렬 개인정보보호위 부위원장은 지난 2일 국회 현안질의에서 "매출 규모와 위반 행위의 중대성을 함께 고려해 결정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쿠팡 측은 국회 현안질의에서 자체 보상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보상 범위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피해 규모와 여론을 고려할 때 일정 수준의 자체 보상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쿠팡의 재무지표가 약정 한계에 근접했다거나 즉각적인 위반 위험이 발생한 단계로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다만 손실 보상, 보안 강화 등 예상치 못한 비용 부담이 커지면 EBITDA·현금흐름 등 핵심 지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고, 이 경우 대주단이 요구하는 재무약정 관리 부담은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JP모간체이스의 투자은행 사업부인 JP모간은 지난 1일(현지시각) 보고서에서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발생했지만 쿠팡에서 잠재적 고객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쿠팡에 대해 긍정적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oneway@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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