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경제 경제일반

속보

더보기

[데스크 칼럼] AI 강국의 조건, 속도보다 권리다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정부, 선(先)사용 후(後)보상 원칙 제시
기술 경쟁 뒤에 가려진 창작자 권리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정부가 '인공지능(AI) 3대 강국'을 향한 국가 전략을 꺼내 들었다.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가 출범 100일을 맞아 지난 15일 공개한 '대한민국 인공지능행동계획(안)'에는 구체적인 실행계획이 담겼다. 인프라 확충과 인재 양성, 규제 혁신, 산업 전환은 물론 국방과 행정까지 AI를 국가 전반에 심겠다는 구상이다. 과제마다 시한을 명시하고, 부처별 이행 책임을 분명히 했다는 점에서 이전의 선언형 전략과는 분명히 다르다.

문제는 이 거대한 계획의 이면에서 제기되는 질문이다. AI 학습에 필요한 데이터 활용을 둘러싼 저작권 문제다. 행동계획에는 'AI 학습에 필요한 개인정보와 저작물을 권리 침해나 법적 불확실성 없이 안전하고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법제를 정비한다'는 문장이 담겼다. 그 구체적 방향으로 거론되는 것이 이른바 '선(先)사용 후(後)보상' 방식이다.

경제부장 정성훈

이 방식이 현실화되면, 창작자의 사전 동의 없이도 AI 학습에 저작물을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사후에 보상하겠다는 설명이 뒤따르지만, 이는 사용료가 아닌 보상금 개념에 가깝다. 저작권의 기본 질서를 근본에서 흔드는 접근이다. 그동안 저작권 제도의 출발점은 명확했다. 쓰려면 허락을 받고, 대가를 지급한다는게 핵심이다. '선사용 후정산'은 교육자료 등 극히 제한된 영역에서만 예외적으로 인정돼왔다. 이를 AI 학습 전반으로 확대하겠다는 것은 예외를 원칙으로 바꾸겠다는 뜻과 다르지 않다.

정부는 위기감을 강조한다. 글로벌 AI 경쟁에서 뒤처질 수 없고, 해외 AI 모델들은 이미 인터넷에 공개된 데이터를 모두 학습했다는 현실론도 내세운다. 행동계획 곳곳에는 '속도가 생명'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 하지만 속도가 권리를 대체할 수는 없다. 기술 발전이 중요하다고 해서 창작자의 권리가 실험 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

보상 구조 역시 불투명하다. 사용료가 아닌 보상금 체계가 도입될 경우, 창작자는 협상의 주체에서 밀려난다. 누가, 어떤 기준으로, 얼마를 보상받는지는 시장이 아니라 정책과 행정의 판단에 맡겨진다. 이는 창작물의 가치를 시장이 아닌 제도가 정하는 구조다. 창작 업계에서 "정당한 보상 체계가 왜곡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아이러니하게도 행동계획은 'AI 기반 K-문화콘텐츠 창작·제작 생태계 활성화'를 목표로 내세운다. 그러나 창작자의 권리를 약화시키는 방식이 병행된다면 정책은 자기모순에 빠진다. 양질의 데이터는 창작자가 만든다. 그 공급 기반을 흔들면서 AI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발상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

해외 사례도 단순하지 않다. 일본은 텍스트·데이터 마이닝 면책 규정을 두고 있지만 사회적 논쟁이 계속되고 있고, 유럽과 영국은 문화계 반발 속에 속도 조절에 나섰다. 미국에서는 공정이용 판결과 함께 대규모 저작권 소송이 병존한다. 어느 나라에서도 'AI 경쟁'을 이유로 창작자 권리를 가볍게 넘기지는 않는다.

이번 정부가 발표한 행동계획은 아직 확정안이 아니다. 정부는 20일간 의견 수렴을 거쳐 수정·보완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렇다면 지금이야말로 따져 물어야 할 시점이다. AI 강국으로 가는 과정에서 어떤 권리는 지켜지고, 어떤 원칙은 양보돼도 되는가. 기술은 빠르게 진화하지만, 제도는 한 번 잘못 설계되면 되돌리기 어렵다.

AI는 미래 산업이지만, 창작은 그 미래를 떠받치는 기반이다. 속도를 이유로 권리를 희생하는 선택은 단기적으로는 편해 보일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혁신의 토양을 스스로 허무는 일이다. AI 강국으로 가는 길은 창작자의 권리를 우회해서가 아니라, 그 권리 위에서만 열릴 수 있다. 기술 경쟁의 출발선에서 국가가 먼저 내려놓아야 할 것은 원칙이 아니라 조급함이다.

jsh@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모텔 연쇄살인 피의자 신상 공개 [서울=뉴스핌] 조준경 기자 = 검찰이 강북 모텔 연쇄살인 20대 여성 피의자의 신상을 공개했다. 서울북부지검은 9일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강북 모텔 연쇄살인 사건 피의자 김소영(20) 씨 이름과 나이, 머그샷을 공개했다. 신상은 이날부터 오는 4월 8일까지 30일간 공개된다. [사진=서울북부지방검찰청] 강북 모텔 연쇄살인 피의자 20세 김소영 중대범죄신상공개법에 따라 검찰은 강력범죄 등 특정중대범죄 혐의가 있는 피의자를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에 회부해 신상 공개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김씨는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지난달 9일까지 20대 남성 3명에게 벤조디아제핀계 약물이 든 음료를 건네 의식을 잃게 하거나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살인·마약류관리법 위반 등)를 받는다. 피해자들 중 2명은 숨졌고 1명은 치료를 받고 회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물을 숙취해소제에 타서 들고 다녔다고 진술했다. 또 남성들에게는 모텔 등에서 의견이 충돌해 이를 건넸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은 김씨가 첫 범행 이후 약물 양을 늘렸다고 진술한 점, 휴대전화 포렌식 자료 등을 볼 때 사망 가능성을 충분히 인지했던 것으로 판단하고 상해치사가 아닌 살인죄를 적용해 지난달 19일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김 씨가 피해 남성으로부터 고급 식사 등을 제공받는 등 본인 경제력으로는 불가능한 경험을 할 기회로 삼은 것으로 보고 있다. 김씨가 사이코패스에 해당한다는 결과도 나왔다. 서울 강북경찰서는 김 씨에 대한 사이코패스 진단 평가(PCL-R) 결과 사이코패스에 해당한다는 판명 결과를 검찰에 송부했다.  사이코패스 진단검사는 냉담함, 충동성, 공감 부족, 무책임 등 사이코패스 성격적 특성을 지수화해서 도출한다. 총 20문항으로 이뤄졌으며 40점 만점이다. 통상 25점 넘으면 사이코패스로 분류되는데 김씨는 기준치 이상 점수를 받았다고 알려졌다. 한편 피해자로 추정되는 남성 2명이 추가로 드러나면서 경찰은 김 씨 여죄를 수사 중이다. calebcao@newspim.com 2026-03-09 14:40
사진
부정청약 등 혐의 이혜훈 집 압색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이재명 정부 첫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가 낙마한 이혜훈 전 국회의원의 아파트 부정청약 의혹 등에 대해 경찰이 압수수색에 나섰다. 9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이달 초 이혜훈 전 의원 자택 등 5곳을 압수수색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있다. 2026.01.23 pangbin@newspim.com 이혜훈 전 의원은 장남 혼인 신고를 미뤄 부양가족수를 늘리는 소위 '위장 미혼' 방식으로 2024년 7월 반포 래미안 원펜타스 아파트 청약에 당첨됐다는 혐의를 받는다. 이와 관련 이혜훈 전 의원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당시 장남 부부 사이에 문제가 있었고 많은 노력을 했지만 관계가 좋지 않았다"며 자녀 동거가 불가피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관련 의혹이 커지자 지난 1월 25일 장관 후보자 지명을 철회했다. 그밖에 이혜훈 전 의원은 보좌진 폭언 등 갑질 의혹, 자녀 입시 '부모 찬스' 의혹 등을 받는다. 서울 방배경찰서가 고발 사건 8건을 집중 수사하다가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로 넘겼다. 경찰은 압수물 분석과 관련자 조사 후 이혜훈 전 의원을 소환할 예정이다. ace@newspim.com 2026-03-09 13:22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