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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폐업자 100만 시대"...캄캄한 앞날에 30년 버틴 사장님도 문 닫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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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고물가·고환율 3중고에 대외 불확실성도 덮쳐
"연명 치료식 보조금보다 실질적 판로와 시장 열어줘야"
현장에선 "공공사업 확대로 회복할 기회 달라" 한목소리

[서울=뉴스핌] 정태이 인턴기자 = 지난 2024년 폐업 신고를 한 사업주가 사상 처음으로 100만명을 넘어섰다. 폐업률도 가파르게 상승하며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의 고통이 현장을 뒤덮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중소 상인들은 "지난해부터 혁신은커녕 버티는 것조차 힘든 수준"이라고 입을 모았다. 

◆ '3중고'에 갇힌 체력...대외 불확실성이 숨통 조여

4일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국내 사업체 폐업 신고 건수는 100만8282명으로 전년 대비 2만1000명 증가했다. 1995년 통계 집계를 시작한 이후 역대 최대치다. 폐업률 역시 2023년 9.02%에서 9.04%로 소폭 상승하며, 팬데믹 시기인 2020년(9.38%)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업종을 불문한 경영 환경 악화로 기업들은 작년을 '고통의 해'로 기억하고 있다.

고금리·고물가·고환율로 대변되는 3중고는 대기업보다 체력이 약한 중소기업에 더 치명적인 타격을 입혔다. 성장은 뒷전이고 생존 자체가 유일한 경영 목표가 된 지 오래다.

폐업이 속출하고 있는 서울 구로 기계공구상가의 한 사업장 모습. [사진=정태이 인턴기자]

지난해는 국내 정치 불확실성과 글로벌 통상 환경의 급변, 널뛰는 환율 등으로 기업 경영 여건이 극도로 악화됐다. 2024년 12월 비상계엄 사태 이후 정부 기능이 사실상 마비되자 기업인들은 신규 투자와 사업 확장을 멈추고 관망세로 돌아섰다.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주도할 수장이 부재한 상황에서 통상 불확실성은 장기화했으며, 수출 기업은 관세 장벽에 막혔고, 수입 비중이 높은 기업은 치솟는 환율에 직격탄을 맞았다.

환율 상승으로 원부자재 수입 비용이 폭등했지만, 대기업이나 장기 납품 계약을 맺은 중소기업들은 완제품 가격에 이를 반영하지 못하며 리스크를 고스란히 떠안았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해 12월 수출입 중소기업 635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환변동 관련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30.9%가 환율 변동으로 직접적인 피해를 봤다고 답했다. 수출과 수입을 병행하는 기업은 피해 응답률이 40.7%에 달해, '이익 발생'(13.9%)의 3배를 웃돌았다.

피해 유형(복수응답)으로는 ▲수입 원부자재 가격 상승 81.6% ▲외화 결제 비용 증가 41.8% ▲해상·항공 운임 상승 36.2% 순으로 나타났다. 원재료비가 전년 대비 6~10% 상승했다는 응답이 37.3%로 가장 많았으나, 중소기업의 55.0%는 이를 제품 판매가격에 반영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 "버티기 어렵다" 무너져 가는 중소기업·소상공인

"보세요, 여기저기 '임대 문의' 딱지뿐입니다. 월세 80만원을 감당하지 못해 서울 외곽으로 밀려가거나 아예 문을 닫는 사장님들이 많습니다." 구로 기계공구 상가와 문래동 철강 거리에서 만난 소상공인들은 하나같이 '벼랑 끝' 상황에 놓였다고 토로했다. 국내 뿌리 산업의 요람으로 불리던 이곳은 예년의 활기 대신 적막감만 감돌고 있다.

손님의 발길이 끊겨 한산함만 감도는 철강 업체 내부 모습. [사진=정태이 인턴기자]

30년째 기계공구상을 운영해 온 최 모 씨는 올해 처음으로 새해 첫날 가게 문을 닫았다. 그는 "사람도 없고 일감도 없는데, 전기세라도 아껴야 하지 않겠냐"며 한숨을 내쉬었다. 1군 건설사에 납품해 온 최 씨조차 전년 대비 매출이 40% 급감한 상태다. 그는 "조그만 가게 한 칸 붙들고 버티는 건 결국 내 살을 깎아 먹는 일"이라며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실제로 기계공구 상가의 공실률은 이미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 최소 월세 80만 원에서 최대 280만원을 견디지 못한 가게 40여 곳(약 5%)이 문을 닫았다. 25년 경력의 유 모 씨는 경기 침체와 중대재해처벌법 강화 등으로 인한 건설업 불황을 이유로 폐업한 뒤, 생계를 위해 직원 아르바이트로 연명하고 있다. 문래동 철강거리 상황도 마찬가지다. 20년째 스텐철강을 운영하는 박 모 씨는 "올해만 지인 4명이 폐업했다"며 "거래하던 대기업조차 부도나 자체 해결에 나서면서 하청업체들이 적자 늪에 빠졌다"고 말했다. 박 씨는 지난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약 3000만원의 손실을 예상하고 있다.

인력난과 고용 축소도 현실적인 생존 전략이 됐다. 한때 4~5명이 일하던 현장에는 이제 사장과 직원 단 둘만 남았다.

정부 지원책은 복잡한 서류 절차 때문에 현장에서는 사실상 '그림의 떡'이다. 최 씨는 "서류가 20~30가지나 되는데,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우리가 언제 그걸 준비하겠냐"며 "결국 절차를 대행할 여력이 있는 기업만 혜택을 보고, 우리 같은 진짜 약자에게는 차례가 오지 않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연초지만 한산한 문구점 내부 모습 [사진=정태이 인턴기자]

1997년 IMF 외환위기보다 더 춥다는 현장의 목소리는 공통적이었다. "그때는 금이라도 모으며 단결이라도 했지, 지금은 각자도생조차 힘겨워 서로를 돌아볼 여유조차 사라졌다"는 것이 이들의 서글픈 진단이다.

◆ '밑 빠진 독' 연명 지원 끝내고, '성장 사다리' 제대로 놓아야

대한민국 경제가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세수 감소와 지출 증가라는 이중고에 직면한 가운데, 정부는 '성장 사다리 복원'을 목표로 2026년 역대급 재정 투입을 예고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R&D 예산을 역대 최대인 2조2000억원으로 편성하고, '벤처투자 40조원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단순한 재정 확대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실장은 최근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확장 재정은 유니콘 기업 육성과 일자리 창출로 이어져 다시 세수를 확보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며 "단순 연명 지원이 아닌 사업 가치를 정밀히 평가하는 '돈이 되는 R&D'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KOSI)도 수익률(ROI)만을 목표로 할 경우 초기 혁신 기업이 소외되는 '제3종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장에서도 비슷한 목소리가 나온다. 스타트업 한 관계자는 "단순 연구비 지원이나 규제 완화도 좋지만, 지방정부 스마트시티 사업 예산을 늘려 우리 제품이 실제로 쓰일 수 있는 시장 기회, 즉 공공 판로를 만들어주는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taeyi42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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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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