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석유 인프라 복구를 위해 미국 석유 기업들이 투입하는 비용을 미 정부가 보전해 줄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N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석유 산업이 베네수엘라에서 생산을 재개하고 확대하는 데 18개월도 걸리지 않을 것"이라며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겠지만, 석유 기업들이 투자한 뒤 정부가 보전해 주거나 향후 수익으로 회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주 큰 규모의 돈이 투입될 것이지만, 석유 기업들도 크게 이익을 볼 것이고 베네수엘라도 잘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인프라 복구에 드는 정확한 비용 규모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미 정부가 실제로 비용을 직접 보전할지, 아니면 향후 석유 수익을 통해 회수하는 방식으로 정산할지는 베네수엘라 재진출을 검토 중인 석유 기업들에 핵심 판단 요소가 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원유 생산 재개가 국제 유가를 낮추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그는 "베네수엘라가 다시 주요 산유국이 되는 것은 미국에 좋다. 유가를 낮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다만 유가 하락은 휘발유 가격 인하로 이어질 수 있는 반면, 베네수엘라 재건에 수십억 달러 투자를 요구받을 수 있는 석유 기업들의 수익성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6일 기준 미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2.81달러로, 2021년 3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낙관적 전망과 달리, 미국 석유 기업들은 베네수엘라 진출 확대에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과거 자산 몰수 전력과 미국의 대(對)베네수엘라 제재, 최근의 정치적 불안정성이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대통령 니콜라스 마두로 체포 작전과 관련해 사전에 석유 기업들과 교감이 있었는지를 묻는 질문에 "작전에 대해 알리지는 않았지만, '만약 그렇게 한다면'이라는 차원의 논의는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석유 기업들은 우리가 무언가를 고려하고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엑손모빌, 셰브론, 코노코필립스 등 미국 주요 석유사 경영진과 직접 접촉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말하기 이르다"며 "나는 모두와 대화한다"고만 했다.
코노코필립스는 논평을 거부했고, 셰브론은 "향후 투자나 상업적 사안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엑손모빌은 즉각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이번 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리는 한 행사에서 엑손모빌과 코노코필립스 경영진 등을 만나 베네수엘라 에너지 산업을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베네수엘라는 세계 최대 원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지만, 미국 석유 기업들이 섣불리 나서기 어려운 배경도 분명하다. 1970년대와 2000년대 중반 베네수엘라 정부는 엑손모빌과 코노코필립스 등의 자산을 국유화했고, 이들 기업은 이후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손실을 회수하지 못했다.
엑손모빌의 대런 우즈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11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베네수엘라에서 두 차례나 자산을 수용당했다"며 "경제성이 어떻게 보장될지가 중요하다"고 신중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wonjc6@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