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장 수급 내재화로 비용 절감…수익성 개선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GC녹십자의 면역글로불린 신약 '알리글로'가 미국 출시 2년이 채 되지 않아 시장 침투에 성공하면서 회사의 실적을 견인하는 주요 품목으로 자리 잡고 있다. 지난해 알리글로 매출이 당초 가이던스를 상회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녹십자의 연매출 2조원 달성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1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녹십자는 지난해 연매출 1조9348억원, 영업이익 615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관측된다. 증권가는 녹십자의 연매출이 2조원을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2024년 하반기부터 미국에서 본격적인 판매 중인 알리글로의 매출이 매분기 꾸준히 성장하고 있어서다. 올 3분기 기준 누적 매출은 824억원으로 집계됐으며, 4분기에는 600억원이 넘는 매출을 냈을 것으로 관측된다.

녹십자는 최근 증권사를 대상으로 개최한 기업설명회(IR)에서 알리글로 4분기 매출이 증권가 예상치인 400~600억원을 넘어섰을 것으로 예상했다. 최대 600억원대의 매출을 냈다고 가정하면 지난해 알리글로 연매출은 1400~1500억으로 집계된다. 매출 규모로만 비교해보면 미국에 출시한 타 국산 신약 대비 성장 속도가 빠르다는 평가다.
전통적으로 매 4분기는 녹십자의 실적이 좋지 못했다. 백신 사업 비수기 여파와 연결 자회사들의 영업손실, 성과급 지급 등의 영향 탓이다. 다만 지난해 4분기는 알리글로 효과로 적자 폭이 줄어들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2024년 4분기 매출은 4409억원, 영업손실은 101억원이었다. 에프앤가이드는 녹십자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을 4626억원, 영업손실은 15억원으로 전망했다.
알리글로는 면역글로불린 정맥주사제(IVIG)로, 면역 기능이 저하된 환자에게 정상 면역항체(IgG)를 보충해주는 치료제다. 녹십자는 2023년 1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알리글로를 승인받았다. 2024년 7월 초도 물량 출하 이후 같은 달 중순부터 처방과 유통이 시작됐다. 이후 분기별 처방이 누적되면서 실적 기여도가 확대됐고, 지난해 3분기에는 알리글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17% 증가하며 성장 국면에 진입했다.
미국은 전 세계에서 면역글로불린 수요와 시장 규모가 가장 큰 국가로 다케다와 CSL베링, 그리폴스, 옥타파마 등 소수의 글로벌 기업이 대부분 점유 중이다. 알리글로는 이들의 뒤를 잇는 신제품으로 혈전 유발 방지 등을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 제품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 전략이 가능한 만큼, 점유율이 제한적이더라도 매출 기여도는 높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아울러 녹십자는 알리글로의 미국 사업 확대와 중장기 실적 성장을 위해 미국 내 원료 혈장 수급 구조를 내재화하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회사는 2024년 말 미국 혈장센터 운영사인 ABO홀딩스를 인수했으며, ABO홀딩스 산하 미국 혈장센터 6곳이 FDA 허가를 획득하며 현지에서 직접 혈장을 채취·판매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나머지 센터 2곳도 올 상반기 FDA 허가를 받아 개소하는 것이 목표다. 총 8곳의 센터가 가동되면 알리글로의 원료 80%는 자체 수급이 가능해진다.
이같은 사업 전략은 단순히 현지 법인을 통해 완제품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원료 확보와 생산, 판매로 연결되는 시스템을 구축해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원료 혈장을 현지에서 직접 확보하면 공급 리스크를 줄이고, 원가 비용 등을 절감할 수 있다.
한편, 녹십자는 지난해까지 알리글로를 전문약국을 통해 유통해왔으나 올해부터는 클리닉과 인퓨전센터 등으로 유통채널을 늘려 시장 입지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향후 알리글로 생산 공장을 증설하는 방안과 함께 피하주사(SC) 제형 개발도 고려하고 있다. 올해 알리글로 매출 전망치는 1억5000만불(약 2200억원)로 제시했다.
syki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