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권한 확대 둔 '밥그릇' 싸움만..."전체 수사시스템 재설계해야" 지적
[서울=뉴스핌] 김지나 홍석희 기자 = 특별사법경찰(특사경) 권한 확대를 둘러싸고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간 '권한 다툼'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올해 10월 검찰청 폐지를 앞두고 금융·증권범죄 수사 역량 분산 우려가 커지자, 정부가 특사경 권한 강화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권한 다툼'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문제는 금융·증권범죄 대응 체계 논의가 금융당국 간 '밥그릇 싸움'으로 비화하면서, 검찰이 주도해온 수사지휘 체계를 어떻게 손보고 금융·증권범죄 수사 시스템을 새로 짤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논의는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는 점이다.

26일 금융당국과 법조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금융위에 '특사경 활용도 제고 방안'을 제출하며 특사경 수사권을 '인지수사'까지 확대하고, 회계감리·금융회사 검사 영역까지 직무범위를 넓히는 방안을 제시했다. 금감원은 여기에 민생 특사경 도입도 제안했다.
금감원은 공권력 오남용 우려에 대비해 금융위 및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수사심의위원회 설치 등 자체 통제장치도 제시했지만, 금융위는 금감원이 자체 심의기구를 통해 수사 개시 여부를 판단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한 법조계 고위 관계자는 "결국 금융위와 금감원 간 권한 조정 문제인데, 금감원에 인지수사권 등 수사권을 폭넓게 부여할 경우 민간기관이 국가 행정에 과도하게 관여하는 구조가 될 수 있다"며 "국가 전체로 보면 어디에 두더라도 수사권이 강화되는 방향인데, 결국 이 문제는 금융위와 금감원 간 역할과 관계 설정에 관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논의가 금융위와 금감원의 특사경 수사권 권한 확대를 위한 밥그릇 싸움으로 흐르면서, 검찰청 폐지 이후 금융·증권범죄 전문수사 시스템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라는 큰 틀의 논의는 여전히 공백 상태라는 점이다. 대표적인 쟁점이 검찰의 수사지휘권 문제다.
현재 굵직한 금융·증권범죄 수사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고 있는 기관은 서울남부지검이다. 거래소가 이상거래를 탐지하고, 금감원이 조사를 진행하면 검찰이 수사하고, 금융위가 제재하는 틀을 유지해 왔다. 검찰청 폐지로 금융·증권범죄 수사에 있어 검찰의 역할이 빠질 경우 관련 전문수사에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현재 금융위와 금감원의 특사경 역시 검찰의 수사지휘를 받고 있다.

검찰과 금감원을 모두 거친 한 로펌 변호사는 "금감원 직원들은 금융상품·회계·감독제재 절차에 대한 전문성이 뛰어나 조기 탐지와 사실관계 분석에는 강점이 있지만, 형사절차·영장요건·인권보장 등은 별도의 전문성이 필요한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사경에 광범위한 인지수사권을 부여하는 경우 수사 개시부터 종결까지 형사소송법 절차와 기본권 보호를 어떻게 담보할 것인지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며 "통제장치 없이 수사범위만 확대되면 위법수집증거 논란, 과잉수사 문제, 공소유지의 어려움, 피해회복 지연 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증권범죄에 있어 수사체계 설계가 중요한 이유는 금융비리가 정치·경제 권력과 밀접하게 연관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만약 민간기구인 금감원 특사경의 권한이 확대되는데 통제나 지휘권 구조가 불분명할 경우, 독립성과 책임성 유지 여부도 쟁점이 될 수 있다.
이창현 한국외대 로스쿨 교수는 "앞으로 검사 수사지휘권을 어떻게 설계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금감원에 수사권까지 부여하면 무소불위 권한 행사 우려가 있다"며 "특사경 권한 확대를 논의할 때는 명확한 통제장치와 함께 검사의 수사지휘권 문제를 포함해 전체 수사 시스템을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abc123@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