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중 시총 4조 달러 회복하며 2위 탈환
"천문학적 AI 투자 부담 없는 '안전한 기술주' 부각"
전문가 "군비 경쟁 참전 안 한 것이 오히려 전화위복"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인공지능(AI) 관련주들이 수익성 우려로 패닉 장세를 연출하는 가운데, 애플이 홀로 상승세를 타며 '시장 피난처'로서의 입지를 굳히고 있다.
4일(현지시간) 오후 1시 34분 기준 뉴욕증시에서 애플은 전장 대비 2.26% 상승한 275.58달러에 거래됐다. 장중 한때 278.81달러까지 치솟으며 52주 신고가 경신을 시도하기도 했다.
이는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100 지수가 2.17% 급락하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역시 2.05%의 약세를 보이는 것과는 극명하게 대조되는 흐름이다.
이날 애플의 나스닥 100 지수 대비 초과 수익률은 지난해 초 이후 최대 폭을 기록했다. 2월 들어 나스닥 100 지수가 3.3% 하락하며 조정을 받는 동안, 애플은 오히려 6% 가까이 오르며 나홀로 독주 체제를 갖췄다.
주가 상승에 힘입어 시가총액 순위도 뒤바꼈다. 장중 애플의 시가총액은 4조 달러를 넘어서며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을 제치고 엔비디아에 이은 시총 2위 자리를 탈환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그동안 AI 붐에서 소외됐다는 평가를 받던 애플이 역설적으로 지금의 불확실한 장세에서 가장 안전한 기술주로 떠올랐다고 분석했다. 빅테크들이 AI 인프라 구축에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붓는 동안, 애플은 무리한 지출을 피하며 리스크를 관리했다는 것이다.
포트 피트 캐피털 그룹의 댄 아이 최고투자책임자(CIO)는 "AI로 인한 산업 판도 변화가 하드웨어 분야까지 확산되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며 "시장이 AI가 소프트웨어 영역 전체를 집어삼킬 것이라고 판단한 상황에서 이는 분명 긍정적인 신호"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애플을 저평가된 '가치주'라고 부를 순 없지만 현재 시점에서 리스크가 큰 종목도 결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애플이 AI 경쟁에서 완전히 발을 뺀 것은 아니다. 오히려 직접적인 '군비 경쟁' 대신 효율적인 제휴를 택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애플은 지난달 구글과 계약을 맺고 아이폰 등 자사 기기의 음성 비서 시리(Siri)에 구글의 AI 모델 제미나이를 탑재하기로 했다. 막대한 자본 지출(Capex) 없이도 사용자들이 AI를 접하는 최전선 기기의 지위는 유지한 셈이다.
아이 CIO는 "애플이 AI 군비 경쟁에 뛰어들지 않기로 한 결정은 6개월 전보다 지금 보기에 훨씬 더 현명한 선택처럼 보인다"며 "애플은 여전히 AI의 수혜를 누릴 수 있지만, 대규모 인프라와 프로젝트에 자금을 대기 위해 수천억 달러에 달하는 부채와 자본지출을 떠안을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mj7228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