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득구 '선거 후 합당은 대통령 바람" 글
야, 당무개입은 형사처벌·탄핵 사유 공세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합당 문제는 일단락됐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합당 무산에 대해 사과하면서 제의한 통합 추진위 구성을 혁신당이 수용한 데 따른 것이다. 6월 지방선거에서 연대한 뒤 선거 후 합당하는 수순을 밟기로 한 것이다.
양당의 합당 문제는 정리됐지만, 갑자기 이재명 대통령의 당무 개입 논란이 불거져 후폭풍이 불 조짐이다. 강득구 민주당 최고위원이 지난 10일 밤 자신의 SNS에 "지방선거 이후 합당은 대통령의 바람"이라는 글을 SNS에 올린 게 발단이 됐다. 대통령의 당무 개입은 형사 처벌 대상으로 탄핵 사유가 될 수도 있다.

강 최고위원은 "홍익표 수석을 만났다"며 "홍 수석이 전한 통합에 관한 대통령의 입장은 찬성"이라고 했다. 강 최고위원은 "현재 상황상 지방선거 이전 통합은 어렵지만, 지방선거 이후 합당을 하고 전당대회는 통합전당대회로 했으면 하는 것이 대통령의 바람이라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합당에 관한 입장을 발표하면 바로 합당에 관한 수임기구를 준비했으면 좋겠다라는 대통령의 입장까지 전달받았다"면서 "대통령님의 정확한 입장을 확인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하나 홍 수석이 전한 내용이었다"고 했다.
강 최고위원은 빠르게 이 글을 삭제했지만 파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민주당이 이날 밤 최고위원회의에서 합당을 지방선거 후로 미루면서 연대와 통합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한 것이 강 최고위원이 전한 통합 수임기구와 성격이 같은 것이다. 결국 강 최고위원이 전한 이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강 최고위원은 기자들의 질문에 "그런 것이 아니다"라고만 했고, 청와대 측은 "합당은 당이 결정할 사안"이라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기인 개혁신당 사무총장이 자신의 SNS에 강 의원의 글을 그대로 캡처해 올리면서 "합당 시점부터 전당대회 방식까지 명백한 대통령의 당무 개입"이라고 지적했다. 이 총장은 "이 '친절한 폭로'가 훗날 이재명 정부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며 "기록은 삭제해도 진실은 남는다"고 했다.
당장 야당은 공세에 나섰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11일 논평에서 "대통령의 당무 개입은 민주당이 그토록 부르짖던 (대통령) 탄핵 사유"라며 이 대통령의 입장을 요구했다.
이동훈 개혁신당 수석대변인도 이날 "이 대통령은 명청대전(이 대통령과 정청래 대표의 대결)을 직접 지휘하고 계셨나"라며 "국민 앞에서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여기(강 최고위원의 글)에는 김민석 총리까지 언급된다. 정부 최고위 인사들이 여당 내부 의사 결정에 관여했다면 사안의 무게는 더 커질 수 있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은 당무 개입 논란으로 탄핵소추 됐고 형사 처벌까지 됐다"고 했다.
양당의 합당 문제는 혁신당이 민주당의 요구를 수용함에 따라 일정 정리 수순에 들어갔다. 조국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이 제안한 양당 연대 및 통합을 위한 추진준비위원회 구성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조 대표는 "어젯밤 정청래 민주당 대표로부터 연대와 통합에 대한 민주당의 최종 입장을 전달받았다"며 "혁신당은 민주당이 제안한 연대 및 통합을 위한 추진준비위 구성에 동의한다"고 했다. 이번 주 안으로 당무위원회를 열어 관련 결정을 추인받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조 대표는 "조국혁신당은 합당 논의 국면 이전까지 일관되게 '국힘 제로, 부패 제로'를 위한 '지방선거 연대'를 주장해 왔다"며 "양당 간 회동이 이루어지면, 먼저 민주당이 제안한 '연대'가 '지방선거 선거연대'인지, 아니면 추상적 구호로서의 연대인지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지방선거 연대'가 맞다면 추진 준비위원회에서 '지방선거 선거연대'의 원칙과 방법을 정할 것"이라며 "지방선거 후에는 '통합'의 의미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그 내용과 방식에 대한 논의를 책임감 있게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과 혁신당 모두 선거 연대를 모색하고 있는 만큼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이 연대와 통합 추진준비위 구성을 혁신당에 제의하기로 한 것은 지방선거 연대 후 합당 추진을 시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위기를 맞고 있는 조 대표도 선거 연대에서 출구를 찾으려 할 것이다.
관건은 구체적 연대 방식이다. 가장 유력한 방안은 수도권과 충청, 영남 지역에서 힘을 합하는 것이다. 이 지역은 여권이 압도하는 지역이 아니다. 표 분산은 치명타가 될 수 있다. 혁신당의 당세가 약한 지역인 만큼 조국혁신당에 일부 지분을 주는 방식으로 연대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호남 선거다. 여권의 절대적인 지지 기반이라 민주당은 지분을 혁신당에 넘기기가 쉽지 않다. 선거 후 합당에 대비해 당의 존재감을 보여야 하는 혁신당은 민주당과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호남 선거에 올인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호남에서 두 당의 혈투가 벌어질 개연성도 없지 않다.
조국 대표의 출마 여부도 관심사다. 합당이 무산된 만큼 부산 등 광역 단체장 출마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선택지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로 좁혀진다. 민주당과 선거 연대를 하는 만큼 사전 조율이 필요하다. 조 대표의 출마가 선거 연대의 중요한 연결 고리가 될 수도 있다.
leejc@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