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우크라이나 스켈레톤 선수 블라디슬라프 헤라스케비치가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출전 금지 처분에 불복해 제기한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 항소가 기각됐다. 헤라스케비치는 러시아와 전쟁에서 숨진 자국 선수들을 추모하기 위해 이들의 얼굴이 그려진 추모 헬멧을 쓰고 대회에 나서려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출전 자격을 박탈당했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CAS는 14일(한국시간) 헤라스케비치가 IOC를 상대로 제기한 출전 금지 취소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했다. CAS는 성명에서 "헤라스케비치의 추모 의도와 우크라이나 국민과 선수들이 전쟁으로 겪은 고통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면서도 "IOC의 출전 금지 조치는 합리적이고 적절한 조치"라고 판단했다.

IOC는 헤라스케비치의 헬멧이 '어떠한 종류의 시위나 정치적, 종교적, 인종적 선전도 올림픽 경기장, 시설 또는 기타 지역에서 허용되지 않는다'는 올림픽 헌장 제50조 2항을 위반한다고 봤다. 이에 대해 헤라스케비치 측은 전쟁 희생자를 기리는 행위일 뿐 정치적 선전이 아니라며 반발했고, 다른 선수들의 사례와 비교해 형평성에도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이번 올림픽에서 미국 피겨스케이팅 선수 막심 나우모프는 비행기 사고로 사망한 부모의 사진을 공개했고, 이탈리아 스노보더 롤란트 피슈날러는 작은 러시아 국기 이미지가 포함된 헬멧을 착용한 채 경기에 출전했다. 이스라엘 스켈레톤 선수 제러드 파이어스톤 역시 1972 뮌헨 올림픽 참사로 숨진 자국 선수·코치 11명의 이름이 적힌 키파(유대교 전통 모자)를 경기 도중에 착용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IOC는 이들 사례는 규정 위반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마크 애덤스 IOC 대변인은 "나우모프는 경기 중이 아닌 키스앤크라이 구역에서 사진을 공개했고, 피슈날러의 헬멧은 2014년 소치를 포함해 자신이 출전했던 모든 올림픽 개최지를 기리는 디자인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파이어스톤의 키파는 비니 모자에 가려져 경기 중 외부에서 보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CAS 판결 직후 헤라스케비치는 "IOC는 역사의 잘못된 편에 서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앞서 "사망한 선수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우리가 여기에서 하나의 팀으로 경쟁할 수 있었다. 나는 그들을 배신할 수 없다"며 끝까지 추모 헬멧을 고수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결국 올림픽 트랙에 설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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