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사령부 지휘부 교체 후 공습 빈도 증가 관측
[워싱턴=뉴스핌] 박정우 특파원 = 미국 군 당국이 해상 마약 밀매 조직을 대상으로 한 작전을 이어가는 가운데, 미군이 파나마 운하 양측 해역에서 보트 3척을 공습해 11명이 사망했다. 동태평양과 카리브해에서 같은 날 공습이 동시에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해상 보트 타격 캠페인 개시 이후 단일 하루 기준으로 가장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한 사례로 파악된다.
미 남부사령부(SOUTHCOM)는 17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지난 월요일(16일) 밤 동태평양과 카리브해에서 마약 밀매 노선을 따라 항해 중이던 보트 3척에 정밀 타격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사령부가 공개한 약 40초 분량의 영상에는 도주 중인 선박 1척과 정지 상태로 보이는 선박 2척이 공습을 받는 장면이 포함돼 있다.
남부사령부에 따르면 이번 공습으로 동태평양에서 보트 2척이 격침되며 8명, 카리브해에서 보트 1척이 타격돼 3명이 각각 사망했다. 이로써 트럼프 행정부가 마약 테러리스트 차단을 명분으로 진행해 온 해상 보트 타격 작전으로 인한 누적 사망자는 최소 140명대에 이른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 지휘부 교체 이후 공습 확대
이번 작전은 지난달 취임한 프랜시스 L. 도너번(Francis L. Donovan) 육군 대장이 남부사령부 지휘관으로서 관여한 사례 중 하나다. 도너번 대장은 해상 보트 타격 작전과 관련해 의회와 군 내에서 논쟁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전임자 앨빈 홀시(Alvin Holsey) 해군 제독의 후임으로 부임했다.
홀시 제독은 재임 중 보트 공습의 법적 근거와 민간인 피해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보트 타격을 둘러싼 정치·법적 논쟁이 고조되는 가운데 퇴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도너번 대장 취임 이후에는 동태평양과 카리브해 일대에서 며칠 간격으로 의심 선박에 대한 공습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부사령부는 이번에 격침된 선박들이 "정보당국이 파악한 알려진 마약 밀매 항로를 따라 이동 중이었고, 마약 밀매 작전에 관여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다만, 어떤 종류의 마약이 얼마만큼 적재돼 있었는지, 선박의 구체적 임무와 무장 여부 등 세부 사항은 공개하지 않았다.
◆ 국제법·인권 규범 위반 논란
미국 정부는 공해상 마약 조직 대응을 위한 군사 작전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으나, 국제법·인권 전문가들은 공해상에서의 공습 살해가 국제 인권법과 해양법에 저촉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무장 여부와 관계없이 즉각적 무력 위협을 가하지 않는 선박 승선자를 군사 수단으로 사살하는 경우 재판 없는 '초법적 처형'으로 간주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부 사건에서는 선박이 이미 무력화된 뒤에도 추가 타격이 이뤄졌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전쟁법상 조난 상태의 인원에 대한 보호 의무와의 충돌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유엔 인권기구와 인권단체들은 미국이 마약 밀매 혐의자를 사실상 군사적 표적 대상으로 삼고 있다며 작전 중단과 독립적 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dczoomi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