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매수 2.9% ↓…홍콩 51%·중국 96% ↑
"美 대형기업 전망 불확실성 확대, 투자 다변화 움직임"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한국 개인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투자에서 홍콩·중국 비중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미국 기술주 중심 구조는 유지되고 있지만, 연초 들어 홍콩 증시에 상장된 인공지능(AI)·반도체 종목과 지수형 상장지수펀드(ETF)로 매수 결제액이 늘어나며 AI 테마 내 자금 재배치 움직임이 나타나는 모습이다.
24일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올해(1월 1일~2월 23일까지) 한국 투자자의 홍콩 주식 매수 결제 규모는 5억710만달러(약 7317억원)로 집계됐다. 중국 본토 시장 역시 1억5348만달러(약 2215억원)를 기록하며 유입 규모가 확대됐다.

◆ 플랫폼보다 '반도체·지수 ETF' 중심
종목별로 보면 자금은 반도체 및 지수형 ETF에 집중되는 양상이다. 이달 초 상장한 중국 반도체 설계 전문업체(팹리스) 기업 '몬타주 테크놀로지' 매수 1935만달러(약 279억원), 매도 36만달러(약 5억원)로 강한 순매수를 기록했다. ChinaAMC CSI300 ETF 역시 약 1890만달러(약 273억원) 순매수로 상위권에 올랐다. 이와 함께 SMIC(중국 최대 파운드리)와 Hua Hong Semiconductor 등 반도체 제조·장비 기업이 거래 상위권에 포진했다.
특히 홍콩 시장 상위 결제 종목에는 ChinaAMC CSI300 ETF를 비롯해 반도체 테마 ETF와 레버리지형 ETF가 다수 포함돼 있다. 이는 개별 플랫폼 대형주를 단순 매수하기보다는, 중국 AI·반도체 밸류체인 전반에 분산 투자하려는 성격이 강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실제로 알리바바, 텐센트 등 전통적 플랫폼 기업은 거래 상위에 이름을 올리면서도 순매수 강도는 반도체·ETF 대비 상대적으로 두드러지지 않았다.
중국 본토 상위 종목 역시 유사한 구조다. NAURA Technology, Cambricon Technologies, Moore Threads 등 AI 칩 및 반도체 장비 기업이 상위권에 자리했고, CATL·BYD 등 첨단 제조 기업도 포함됐다. 플랫폼 중심이라기보다는 AI 인프라와 산업 기반 기업 비중이 높은 점이 특징이다.
시장에서는 최근 흐름을 미국 AI 주도주의 고평가 부담을 고려한 포트폴리오 재조정으로 해석한다. 미국 중심 투자 구조를 유지하되, 일부 비중을 중국·홍콩의 반도체 및 AI 인프라 섹터로 분산하는 전략적 재배치가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CSOP Asset Management의 왕이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그동안 한국 투자자들은 미국 시장, 특히 '매그니피센트7'과 AI 테마에 집중해왔다"며 "달러 약세 논의와 미국 대형 기술기업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투자 다변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 美 매수 감소 전환…홍콩·중국 자금 확대
전체 자금 흐름을 보면 대비는 더욱 뚜렷하다. 세이브로에 따르면 올해(1월 1일~2월 23일) 미국 주식 매수 결제액은 498억6600만달러(약 71조 9566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513억6000만달러(약 74조 1073억원) 대비 14억9400만달러(약 2조 1556억원) 감소한 것으로, 2.9% 줄어든 수치다.
반면 홍콩은 같은 기간, 지난해 3억3477만달러(약 4830억원)에서 5억710만달러(약 7317억원)로 51.5% 증가했다. 중국 본토 역시 7812만달러(약 1127억원)에서 1억5348만달러(약 2215억원)로 확대되며 96.4% 증가율을 기록했다.

증가율 기준으로 보면 자금 흐름은 분명히 갈리고 있다. 미국 주식 매수 결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9% 감소하며 증가세가 둔화된 반면, 홍콩과 중국은 각각 51.5%, 96.4% 늘어나며 두 자릿수 확대를 기록했다. 미국 매수액은 홍콩의 약 100배 수준으로 절대 규모는 여전히 미국이 압도적이지만, 자금 증가 속도 측면에서는 홍콩·중국 쪽으로 무게가 이동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연도별 자금 흐름을 보더라도 방향성은 분명하다. 미국 투자는 지난 2024년에서 2025년까지 확대된 뒤 2026년 들어 매수 규모가 뚜렷하게 감소하는 모습이다. 반면 홍콩·중국은 절대 규모는 제한적이지만, 미국 대비 상대적 비중이 확대되는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를 AI 테마 내 전략적 재배치로 해석한다. 미국 AI 중심 포트폴리오를 유지하되 밸류에이션 부담을 고려해 일부 자금을 홍콩 반도체 및 중국 지수 ETF로 분산하는 흐름이라는 분석이다.
nylee5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