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뉴스핌] 박정우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을 상대로 대규모 군사 작전 '장대한 분노(Operation Epic Fury)'를 개시한 직후, 이번 전쟁의 향방과 관련해 "여러 가지 출구 전략(off ramps)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플로리다 마러라고에서 미 정치매체 악시오스(Axios)와 진행한 약 5분간의 전화 인터뷰에서 "장기전으로 가서 이란 전체를 장악할 수도 있고, 2~3일 만에 작전을 끝낸 뒤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다시 구축하면 몇 년 뒤에 다시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는 선택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경우든 이란이 이번 공격에서 회복하는 데는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악시오스는 이 발언에 대해 "이번 전쟁을 어떻게 끝낼지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을 처음으로 엿볼 수 있는 창"이라며, 최근 제네바에서의 미·이란 핵 협상이 결렬된 상황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여전히 외교적 해결(diplomatic solution)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정권 교체(regime change) 목표와 함께, 단기간 군사 행동 뒤 새로운 최후통첩과 협상 국면으로 전환하는 시나리오도 배제하지 않은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군사 공격을 명령한 배경으로 두 가지를 꼽았다. 첫째로 그는 스티브 위트코프와 재러드 쿠슈너가 이끈 최근 협상을 언급하며 "이란은 타결 직전까지 갔다가 물러서는 일을 반복했다"며 "그들을 보며 진정으로 합의를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둘째로는 이란의 오랜 악행을 거론하면서, 공격 발표 전날 참모들에게 "지난 25년간 전 세계에서 발생한 이란 연계 공격 사례를 모두 모으라"고 지시했고, "거의 매달 무엇인가를 폭파하거나 사람을 죽이는 등 나쁜 일을 저질러 왔다"고 주장했다.
전략적 맥락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이란 핵시설을 공습한 '미드나이트 해머(Operation Midnight Hammer)' 작전을 여러 차례 상기시켰다. 이 작전으로 미군은 B-2 스텔스 폭격기와 벙커 버스터를 동원해 이란 핵 시설 3곳을 파괴하거나 심각한 손상을 입혔고, 트럼프 대통령은 "그때 핵 시설을 타격하지 않았다면 이란은 지금쯤 이미 핵무기를 보유했을 것"이라며 "그랬다면 지금과 같은 대규모 작전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일부 핵 시설에서 재건 정황이 포착됐다는 점을 거론하며, 이란의 핵·미사일 프로그램 재건 움직임이 이번 작전의 주요 근거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다만 위성사진 등을 분석해온 독립 전문가들은 일부 시설에서 건설·복구 활동이 감지된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곧바로 핵 프로그램 재개로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신중한 평가를 내놓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이 사실상 선제적 억지와 비확산 논리에 기대고 있는 만큼, 향후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각국 정보 기관의 추가 평가가 논쟁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현재 미·이스라엘 연합군은 이란 전역의 탄도미사일 기지, 방공망과 해군 시설, 혁명수비대(IRGC) 및 친이란 민병대 등 이란의 대리 세력(proxy forces)을 겨냥한 고강도 공습을 이어가고 있다. 워싱턴 정가와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인 '미국을 위대하게(MAGA)' 진영 내부에서는 장기적인 중동 지상 개입에 대한 피로와 경계감이 여전히 강한 만큼, 백악관이 어느 시점에 어떤 형태의 '출구 전략'을 택할지가 이번 전쟁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dczoomi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