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김민기 선호' 관측 속… 사법부선 다른 후보 검토
법조계 "회피로 해결 가능" vs "재판관 1명 상시 공백"
[서울=뉴스핌] 김영은 기자 = 노태악 전 대법관 퇴임으로 대법관 공백이 발생한 가운데, 조희대 대법원장이 이재명 정부 첫 대법관 인선을 두고 청와대와 한 달 넘게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후보 조율이 길어지면서 조 대법원장의 제청 시점이 최대 변수로 떠오른 모습이다.
조 대법원장은 4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로 출근하며 '노 전 대법관 후임 제청 시점', '청와대와의 협의에 진전이 있었는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침묵했다. 앞서 조 대법원장은 전날 청와대와 협의하고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번 인선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대법관 임명이다. 헌법은 대법원장에게 대법관 후보 제청권을, 대통령에게는 임명권을 부여하고 있다.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1월 21일 김민기(사법연수원 26기)·박순영(25기) 서울고법 고법판사, 손봉기(22기) 대구지법 부장판사, 윤성식(24기) 서울고법 부장판사 등 4명을 노 전 대법관의 후임 후보로 조 대법원장에게 추천했다.
통상 추천 이후 2주 안팎에 제청이 이뤄졌던 과거 관행과 비교하면, 40일이 넘도록 결론이 나지 않은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법원 안팎에서 나온다.
인선 지연 배경을 두고는 여러 해석이 엇갈린다. 법원 주변에서는 청와대가 4명 중 여성인 김민기 판사를 첫 대법관으로 임명하는 방안을 선호해 왔다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반면, 사법부 일각에서는 김 판사를 제외한 후보들을 우선 순위로 검토하는 의견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청와대와 대법원 모두 구체적인 내막에 대해서는 공식 입장을 내지 않은 상태다.
대법원은 김 판사의 배우자가 오영준 헌법재판관이라는 점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오 재판관은 이 대통령이 직접 지명한 인사인데, 사법개혁 논의가 진행 중인 현 정부 상황에 부부가 각각 대법관·헌법재판관을 맡는 구도가 사법부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시각에서 비롯된 것으로 읽힌다.
법조계에서는 여당이 강행한 '재판소원법' 통과로 김 판사를 제청하는 게 더 어려워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남편(오 재판관)이 아내(김 판사)의 판결을 뒤집을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졌다는 관점이다. 서울의 한 로스쿨 교수는 "재판에서 나온 판결을 아내가 쓰고, 그 판결의 위헌 여부를 남편이 다시 심사하는 '그림'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오 재판관이 해당 재판에 대한 회피 신청을 함으로써,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다고 반박한다. 김희균 서울시립대 로스쿨 교수는 "이러한 부부 관계 자체가 치명적인 결격 사유라고 보기는 어렵고, 그런 경우에는 이해관계가 있는 사건에서 재판관이 스스로 물러나며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차진아 고려대 로스쿨 교수는 "헌법소원에서 대법관 배우자가 관여한 사건이 올라올 때마다 헌재재판관이 스스로 빠져야 한다면, 9명 중 1명을 상시적으로 쓰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불합리한 구조"라며 "애초에 그런 구도를 만들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며, 이러한 인식을 가진 조 대법원장이 청와대와 단기간 내 의견을 좁히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짚었다.
현재 대법원은 13인 체제다. 국회 인사청문회와 임명동의안 표결 절차를 고려하면 최소 한 달 이상 공백이 불가피한 것으로 전망된다.
yek105@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