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장파 "張 알아서 하되 결과 책임져야"
서울 부산 결과가 관건...패배 땐 후폭풍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에 비상등이 켜졌다. 최대 승부처인 서울에서 오세훈 시장이 강북은 물론 강남에서조차 민주당 정원오 전 성동구청장에게 크게 밀린다는 여론 조사 결과가 나왔다. 당 노선을 둘러싼 내홍과 징계 파동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심각한 위기 상황이지만 장동혁 대표는 당내 개혁파의 '절윤'(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관계 단절)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기존의 노선을 고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 소장·개혁파 모임인 '대안과 미래'는 지난 4일 장 대표와의 면담에서 입장 차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 대표가 사실상 마이웨이 입장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지방선거 패배 위기감이 크지만 중진은 선뜻 나서지 않고 있다. 텃밭인 대구·경북(TK) 지역에 후보가 넘쳐나는 반면 지지율이 낮은 험지에는 경쟁력 있는 후보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장 대표 측은 최근 안철수 의원을 만나 서울이나 부산, 경기 출마를 권유했지만 출마에는 선을 그었다고 한다. 서울시장 출마가 거론되는 나경원 의원과 신동욱 의원도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경기지사 출마 의사를 밝힌 사람은 양향자 최고위원이 유일하다. 출구가 보이지 않는 총체적인 난국이다.
여론조사 기관 조원씨앤아이가 스트레이트뉴스 의뢰로 지난 2월 28일~3월1일 2일간 서울 거주 18세 이상 남녀 804명을 대상으로 여론 조사를 실시한 결과 정당 지지율에서 민주당이 52.3%로 국민의힘(28.7%)에 크게 앞섰다. 조국혁신당 1.6%, 진보당 0.9%, 개혁신당 2.9%였다. 지지정당 없음은 10.1%였다.
가상 양자 대결에서는 민주당 소속 정원오 전 성동구청장이 55.8%로 국민의힘 오세훈 시장(32.4%)을 압도했다. 격차가 무려 23.4%포인트(p)였다. 특히 주목되는 대목은 권역별 조사 내용이다. 강북은 물론 국민의힘의 강세가 이어졌던 강남 3구에서도 민주당의 정 전 구청장이 오 시장에 두 배 차이로 우위를 보인 것이다.
종로구와 서대문구, 중구, 용산구, 마포구, 은평구에서 정원오 60.8%, 오세훈 30.2%로 두 배 차이가 났고 도봉구와 강북구, 노원구, 성북구, 동대문구, 중랑구, 성동구, 광진구에서도 정원오 57.3%, 오세훈 34.3%로 격차가 컸다. 강서구와 양천구, 영등포구, 동작구, 구로구, 금천구, 관악구에서는 정원오 52.3%, 오세훈 35.4%였다.
서초구와 강남구, 송파구, 강동구에서도 정원오 54.6%, 오세훈 27.1%로 두 배의 차이를 보였다. 강남과 서초, 송파는 전통적으로 국민의힘이 강세를 보여온 지역이다. 국민의힘이 서울 거의 모든 지역에서 밀리고 있다는 의미다. 이번 조사는 ARS 여론 조사로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5%포인트, 응답률은 5.6%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서울의 심각한 지지율은 장 대표의 윤어게인 노선과 이를 둘러싼 국민의힘의 내홍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장동혁 지도부는 한동훈 전 대표와 김종혁 전 최고위원을 제명했고, 배현진 의원에게 당원권 정지 1년의 징계조치를 내렸다.
이런 상황에서 장 대표는 노선 고수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장·개혁파 모임인 '대안과 미래'가 지난 4일 장 대표와 만나 '절윤'(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관계 단절)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안과 미래 간사 이성권 의원은 이날 장 대표를 면담한 뒤 기자들과 만나 "윤 전 대통령 그리고 '윤 어게인'과의 절연을 다시 한번 건의했다"면서 "전략과 전술에 차이를 확인했다. 당 지도부 노선에 따르는 것은 아니지만, 맡겨두고 가기로 했다"고 했다.
이 의원과 함께 면담한 조은희 의원은 "노선 문제는 전적으로 대표의 몫"이라며 "선거 결과에 대해서는 오롯이 (장 대표) 본인의 책임"이라고 했다. 장 대표의 노선에 동의하지 않지만 절윤을 더 이상 요구하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자칫 선거를 앞두고 적전 분열 양상을 보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 대신 선거 결과에 대한 책임은 확실히 묻겠다는 것이다.
개혁파와 지도부의 휴전에도 당내에서는 절윤 없이 선거 승리가 어렵다는 목소리가 여전하다. 김용태 의원은 5일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이미 내란이라는 판단을 받았고 계엄이 정당하지 않았다는 게 법원과 헌재에서 판단이 끝났다"면서 "이를 반성하지 않은 채 중도층의 민생 정책을 이야기하고, 국면 전환을 하면 우리가 선거를 이길 수 있다고 판단하는 당 지도부는 국민들을 쉽게 생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장 대표는 윤어게인 세력과 절연 의사가 없다고 본다. 윤어게인과 같이 가는 한 어떤 정치적 구호도 무용지물"이라며 "지금 민주당이 굉장히 위험한 사법 장악하는 3법, 헌법을 변형시킬 수 있는 법안들을 통과시켰음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은 민주당 심판보다 국민의힘 심판을 하겠다는 걸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계엄이 불법임에도 (여전히) 지도부가 윤어게인을 끌어안고 있기 때문에 그렇다. 국민들은 다 알고 계신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지난 2일 진행된 도보 투쟁에 대해 "민주당의 사법 장악에 대한 비판 메시지를 내기도 전에 그 집회에 보였던 현수막 'ONLY 윤', 윤석열을 외치는 지지자들의 모습을 보면서 시민들은 볼썽사나웠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장 대표가 기존 노선을 고수함에 따라 국민의힘은 절윤 없이 지방선거를 치를 가능성이 높다. 관건은 선거 결과다. 장 대표가 승부처로 꼽은 서울과 부산 결과가 중요하다. 서울과 부산에서 승리한다면 장 대표 체제가 안정되겠지만 패할 경우 엄청난 후폭풍이 불가피하다. 장 대표 체제가 붕괴될 수도 있다.
leejc@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