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독일 정부가 독자적인 군사위성 네트워크 구축을 추진하는 가운데 유럽연합(EU) 일각에서 이 프로젝트가 유럽 통합이라는 가치와의 충돌, 중복 투자 등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24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 독일, 17조 투입해 오는 2029년까지 독자적 군사위성 네트워크 구축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은 지난해 9월 베를린에서 열린 제3회 우주 컨퍼런스에서 "오는 2030년까지 우주 국방 분야에 총 350억 유로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중 100억 유로(약 17조4000억원)는 '독일판 스타링크'로 불리는 저궤도(LEO) 군사위성 네트워크 구축에 투입될 계획이다.
이 프로젝트는 대기권 밖 저궤도에 100~200개의 위성을 배치해 독자적인 미사일 탐지는 물론, 실시간 전술 통신, 전천후 초정밀 정찰, 전자전 수행 등의 임무를 통합 수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오는 2029년까지 초기 운용 능력을 갖출 예정이다.
■ EU 일각서 "중복 투자와 유럽 구조 약화 위험"
로이터 통신은 이날 "일부 유럽의회 의원들이 독일의 군사위성 구축 계획이 기존 EU의 위성 프로젝트와 동시에 추진되는 사실을 거론하며 중복 투자와 노력 분산, 비용 증가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고 했다.
EU는 총 106억 유로를 투입해 오는 2027년까지 290개의 위성을 띄워 민간 광대역 인터넷 서비스와 정부·군사 보안 통신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통합 위성망인 아이리스제곱(IRIS²)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에 가장 큰 자금을 대는 것도 독일이다.
마리 아그네스 스트라크 짐머만 유럽의회 안보·국방위원장은 "독일이 EU 차원에서 진행하는 IRIS²와 통합되지 않는 개별 국가 차원의 시스템을 구축할 경우 유럽의 구조를 약화시킬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EU와 독일이 별도로 프로젝트를 진행할 경우 중복 구조와 분절된 표준을 낳고 결국 더 많은 비용으로 더 낮은 전략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핵심은 호환성과 연결성, 유럽 통합"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민주운동(MoDem) 소속의 크리스토프 그뤼들러 유럽의회 의원은 "분절화는 대체로 공공자원의 효율적 사용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며 "더 작은 독립 위성군은 커버리지와 확장성 측면에서 한계를 가질 것"이라고 했다.
독일 정치권에서도 국민 부담 가중 등을 들어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잔 딜슈나이더 독일 녹색당 자를란트주(州) 의장은 "결국 독일 납세자가 모든 비용을 부담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 "독일군의 고유 요구사항 반영" "적 파괴 능력 감안할 때 필수" 등 옹호론도
반면 독일의 독자적인 군사위성 시스템이 EU의 위성 시스템과 상호 보완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고 특히 군사 분야에서는 훨씬 큰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독일 정부 대변인은 "우리의 군사위성 시스템은 군의 고유한 요구 사항을 반영한 것"이라며 "IRIS²와는 완전히 다른 성능 기준과 능력 요구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독일 극우성향의 정당인 독일대안당(AfD)도 "적의 위성 교란과 파괴 능력을 고려할 때 중복과 예비 전력은 낭비가 아니라 필수"라고 말했다.
위성 제조업체 OHB의 마르코 푹스 최고경영자(CEO)는 "IRIS²는 민관 협력 방식에 의존하고 있으 군사 특화 요구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한편 독일 정부는 이 프로젝트와 관련해 현재 공식적인 입찰 절차를 시작했으며 국방부 획득국이 제안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최대 방산업체인 라인메탈과 OHB, 유럽 최대 항공우주기업인 에어버스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참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