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국정 2인자…'반대했다' 정도로는 혐의 벗기 어려워"
[서울=뉴스핌] 홍석희 기자 =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3년을 선고받은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항소심 결심 공판이 다음주 열린다.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 신원식 전 국가안보실장 등 주요 증인들이 "한 전 총리가 계엄을 반대하거나 만류했다"는 취지로 증언하면서,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이 같은 증언만으로 1심의 유죄 판단을 뒤집기는 어렵지만, 감형 사유로 반영될 가능성은 있다고 본다.
서울고법 형사12-1부(재판장 이승철)는 오는 7일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를 받는 한 전 총리의 항소심 결심 공판을 진행한다.

◆ 이상민·조태용·신원식 "韓 계엄 반대·만류" 한목소리
재판부는 지난달 24일 한 전 총리와 함께 계엄 국무회의에 참석한 이 전 장관, 조 전 원장, 신 전 실장의 증언을 듣고, 대통령실 대접견실 폐쇄회로(CC)TV에 대한 양측 변론을 진행하며 증거조사를 사실상 마무리했다. 7일 피고인 신문만 남겨두고 있다.
가장 먼저 증인으로 나온 이 전 장관은 "한 전 총리가 국무위원 중 가장 강하게 반대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발언 내용은 기억하지 못한다고 했다. 이 전 장관은 앞서 한 전 총리의 1심 재판에도 증인으로 출석했지만 "본인 형사재판과 관련돼 있다"며 증언을 거부한 바 있다.
뒤이어 증인대에 앉은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과 신원식 전 국가안보실장도 '한 전 총리가 계엄 선포를 강하게 반대·만류했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조 전 원장은 "피고인이 계엄에 대해 만류하는 입장이었다는 인상을 받았다"며 "피고인이 12월 3일 밤에 계엄에 찬성하거나 지지한다는 인상을 받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신 전 실장은 '한 전 총리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반대했나'라는 특검 측 질문에 "어떤 말을 했는지 기억은 안 나지만, 총리도 굉장히 반대한 걸로 기억한다"고 답했다.
재판부가 신문의 필요성을 인정한 증인들이 한 전 총리에게 유리한 증언을 내놓은 만큼, 해당 증언들이 재판부의 심증 형성에 일정 부분 영향을 줄 전망이다.

◆ "CCTV라는 명확한 증거 있어서 대세 뒤집긴 어려워"
다만, 증인 전원이 한 전 총리가 국무회의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발언했는지에 대해선 설명하지 못해 1심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유죄 판단을 뒤집기 어렵다는 법조계의 예상이 지배적이다. '국정 2인자'로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를 적극적으로 반대했다는 점이 구체적으로 입증돼야 무죄 가능성이 생긴다는 것이다.
재판부도 조 전 원장의 증인신문 당시 "당시 계엄 선포에 대해 '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생각한 증인의 (주관적) 판단이 개입돼 피고인도 만류하는 입장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 것 아닌가"라며 증언의 불명확성을 지적한 바 있다.
검사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한 전 총리는 행정부 2인자 직책이었기 때문에, '찬성하지 않았다', '반대했다'는 정도로 혐의를 벗기 쉽지 않다"며 "무릎을 꿇고 만류하거나 사표를 써내는 정도로 적극적으로 반대한 게 아닌 이상 (계엄에) 동조한 것처럼 보이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곽준호 법무법인 청 대표변호사도 "피고인에게 다소 유리한 증언들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CCTV라는 명확한 증거가 있기 때문에 대세를 뒤집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한 전 총리가 윤 전 대통령의 내란에 적극 가담했다고 판단한 1심 판단과 달리, 한 전 총리의 내란 가담 정도를 낮게 평가해 형량이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1심에서 징역 23년이 선고된 것에는 판사의 성향이 약간 작용한 것"이라며 "한 전 총리가 소극적으로 가담했다고 봐 감형될 가능성은 있다"고 내다봤다.
hong90@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