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승진 기자 =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1일 중동전쟁 장기화로 인한 유가 급등 대응 차원에서 정유업계의 원가 사후 정산을 폐지하고 전속 구매 구조 개선을 추진하기로 했다.
가격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결제하는 '사후 정산' 거래와 타사 제품을 선택할 수 없는 '전속 구매 관행'을 개선하겠다는 취지다.

◆ 정유업계 "사후 정산 폐지 수용"…혼합거래 확대는 추가 협의
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부·금융위원회·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들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사회적 대화기구 2차 회의'에서 관련 사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국내 4대 정유사인 에스케이(SK)에너지와 지에스(GS)칼텍스, 에쓰오일, 에이치디(HD)현대오일뱅크 관계자들도 자리했다.
을지로위원회 소속 정진욱 의원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남에서 "사후 정산과 관련해서 정유사들은 폐지하는 것도 받아들이겠다, 또 일정 기간 예를 들면 일주일 정도 지나서 정산하는 것도 받아들이겠다, 이렇게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이어 "주유소에서는 '약 일주일 정도 후에 정산하는 방식이 좋겠다'고 이야기를 했다"며 "이건 합의가 됐다"고 말했다.
다만 전속거래 부분에서는 합의를 보지 못했다고 했다.
정 의원은 "현재 전속 거래 제도는 혼합 거래가 가능하게 돼 있지만 현실에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며 "50% 한도 내 거래 방안을 논의 중인데, 정유사 측에서 50%도 어렵다는 입장을 보일 경우 주유소 측에서는 60%를 하한선으로 하자는 의견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을지로위원회에서는 50%를 목표로 해서 논의하고 있고, GS칼텍스와 SK에너지 측에서 내부 논의를 더 해보겠다고 했다"며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전속 거래제를 없애고 혼합 거래를 하는 것은 받아들이겠다는 합의를 봤다"고 했다.

◆ 주유소-정유사, 전속 계약 5년→3년 단축 추진
정 의원은 주유소 브랜드 표시(폴사인)와 관련한 전속 계약 기간 단축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주유소가 개업할 때 해당 정유사가 시설물 설치를 지원하고, 그 지원 규모에 따라 전속 계약 기간이 정해진다"며 "현재 최초 계약 기간이 통상 5년이고 이후 1년 단위로 갱신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주유소협회에서는 5년이 지나치게 길다는 의견을 제기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최초 계약 기간을 3년으로 줄이는 방안을 제안했고 아직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단축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계약 기간이 3년으로 줄어들면 정유사도 주유소에 대한 초기 투자 규모를 조정하게 될 것"이라며 "이는 시장에 맡기되, 처음부터 5년 계약을 맺는 것은 혼합 거래 전환을 지나치게 늦출 수 있어 기간 단축이 필요하다는 취지"라고 했다.
향후 일정 논의와 관련해 정 의원은 "다음 주 수요일 오후 3시에 3차 회의를 열고, 다음 날에는 원내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합의 협약식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사후 정산제가 폐지되거나 완화되는 것 자체도 거래 구조상 큰 변화이고, 전속 거래제를 손보는 것은 그동안의 유류 거래 관행을 고려하면 혁명적인 변화"라며 "시장 자율 경쟁이 가능해지고 보다 시장다운 구조로 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변화는 결국 소비자 가격 인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주유소도 그동안 일방적으로 거래 조건을 강요받는 구조에서 벗어나 공정 거래가 이뤄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또 "사회적 대화인 만큼 모든 부담을 한쪽에 전가할 수는 없지만, 그동안 시장에서 압도적인 지위를 가져왔던 정유사의 양보를 통해 상생 구조를 만들 수 있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chogiza@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