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X2R 작용제 시장 150억~200억 달러 전망
신경퇴행성 질환으로의 적응 확장 가능성
수면 의학에서 신뢰할 만한 입지 확보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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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라이 릴리 ① 센테사 인수로 수면의학 영역 진출>에서 이어짐
[서울=뉴스핌] 김현영 기자 = ◆ 오렉신 시장의 판도와 릴리의 포지셔닝
일라이 릴리(LLY)가 뛰어든 OX2R 작용제 시장은 이미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무대다. 일본의 다케다제약이 오베포렉스톤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기면증 1형 치료제로서의 FDA 승인 여부가 올해 3분기 결정될 예정이다. 에자이, 앨커미스 등도 각각의 OX2R 작용제를 임상 단계에서 개발 중이다.

시장 진입 시기로만 보면 릴리-센테사 연합은 후발 주자에 해당한다. 그러나 클레미노렉스톤의 하루 한 번 복용이라는 투여 편의성과 2a상 데이터에서 입증된 최고 수준의 효능 잠재력은 강력한 차별 요인이다. 스티펠의 폴 마티스 애널리스트는 "이 분야 전체 시장 규모가 투자자들이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크며, 여러 기업이 충분히 공존할 여지가 있다"고 진단했다. 단일 승자를 가리는 구도가 아니라, 복수의 치료 옵션이 공존하는 대형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RBC 캐피털의 트룽 후인 애널리스트는 이번 인수를 "릴리가 차세대 수면 약리학 분야로 절제된 진입을 하고 있으며, 이는 포트폴리오의 뚜렷한 공백을 메우고 중추신경계 혁신에 대한 자신감을 다시금 보여주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 시장 반응과 월가 애널리스트 평가
인수 발표 당일인 3월 31일, 센테사 주가는 전일 대비 44.02% 급등한 39.72달러에 마감했다. 일라이 릴리 주가도 3.74% 상승한 919.77달러를 기록했다. 대형 인수 발표에서 인수 기업 주가가 오르는 것은 이례적인 현상으로, 시장이 이번 거래를 릴리에게도 가치 창출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BMO 캐피털은 릴리 주식에 대한 '시장수익률 상회' 투자의견과 목표주가 1300달러를 재확인하며, 이번 거래가 릴리의 사업 다각화와 독점권 상실(특허 절벽) 위험 대비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CNBC가 집계한 월가 애널리스트 투자의견을 보면, 35개 투자은행 중 11곳이 '강력 매수', 16곳이 '매수', 7곳이 '보유' 의견을 제시했으며 평균 목표주가는 1201달러(현 주가 대비 약 31% 상승 여력)로 집계됐다.
인수 발표의 파급 효과는 경쟁사로도 퍼졌다. 앨커미스(ALKS) 주가는 이날 17.28% 상승하며 35.36달러에 마감했다. 앨커미스 역시 센테사와 유사한 임상 단계의 OX2R 작용제를 개발 중이어서 잠재적 인수 대상으로 주목받은 것이다. 리링크 파트너스는 "이번 릴리의 행보가 바이오테크 업계의 M&A 모멘텀 회복을 반영한다"고 분석했고, RBC 캐피털은 앨커미스에 대해 '시장수익률 상회' 의견을 재확인하며 목표주가 45달러를 제시했다.
같은 날 바이오젠(BIIB)이 아펠리스 파마슈티컬스(APLS)를 56억 달러에 인수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바이오 섹터 전반에 M&A 훈풍이 불었다. 이를 반영하듯 스테이트 스트리트 SPDR S&P 바이오테크 ETF(XBI)는 31일 7.53% 급등하며 최근 3일간의 하락세를 단번에 뒤집었다. 이는 지난 1년 기준으로도 가장 큰 단일 일간 상승폭이었다.
◆ 인수 전략의 큰 그림...릴리의 파이프라인 확장 행보
센테사 최고경영자 마리오 알베르토 아카르디 박사는 "센테사의 팀과 역량을 릴리의 글로벌 연구, 임상, 규제, 상업화 역량과 결합함으로써 광범위한 신경과학 적응증에서 오렉신 포트폴리오의 발전을 가속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센테사 인수는 릴리가 최근 이어온 공격적 인수합병 전략의 연장선에 있다. 릴리는 젭바운드·마운자로 등 GLP-1 계열 블록버스터 약물 판매로 확보한 막대한 현금 흐름을 토대로, 비만·당뇨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특허 만료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하는 전략을 일관되게 추진하고 있다.
올해만 돌아봐도 릴리의 M&A 행보는 광범위하다. 1월에는 면역·염증 치료제를 연구하는 벤틱스 바이오사이언스(Ventyx Biosciences)를 약 12억 달러에 인수했고, AI 기반 신약 개발사 인실리코 메디슨(Insilico Medicine)과 최대 27억 5천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차세대 세포 치료제 개발사 오르나 테라퓨틱스(Orna Therapeutics)는 최대 24억 달러, 비만 치료제 연구사 님버스 테라퓨틱스(Nimbus Therapeutics)는 13억 달러에 각각 인수했다.
◆ 투자자 시사점 및 전망
이번 거래가 투자자에게 시사하는 핵심 포인트는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오렉신 시장의 잠재 규모다. 기면증과 특발성 과다수면 치료에서 출발하더라도, 환자의 25%만 치료를 받아도 150억~200억 달러 이상의 시장이 형성될 전망이다. 오렉신 신호 경로가 알츠하이머, 우울증, ADHD 등 다른 신경학적 질환으로 적응 범위를 넓힐 경우 잠재 시장 규모는 더욱 커진다.
둘째, 클레미노렉스톤의 차별화 가능성이다. 2028년 FDA 승인을 목표로 하는 이 약물은 하루 한 번 복용이라는 투여 편의성과 2a상에서 확인된 효능 프로파일로, 선발 주자 다케다와 경쟁할 충분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승인 시 2034년까지 최대 23억 달러의 매출이 예상된다.
셋째, 섹터 전반의 M&A 모멘텀이다. 릴리의 대형 인수와 바이오젠의 아펠리스 인수가 같은 날 발표되면서 바이오테크 섹터 전반에 투자심리가 살아나고 있다. 오렉신 계열 치료제를 개발하는 앨커미스 등 다른 임상 단계 기업들도 잠재적 인수 대상으로 부각되고 있어, 관련 기업들의 밸류에이션 재평가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
릴리의 데이브 릭스 CEO는 "수면과 각성 장애로 고통받는 수백만 명의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일"이라며 이번 인수가 단순한 재무적 투자를 넘어 임상적·사회적 필요에 응답하는 행보임을 강조했다. 이번 거래가 예정대로 3분기 내에 완료된다면, 릴리는 수면 신경과학이라는 새로운 전선에서 오렉신 생물학이 열어갈 기회를 선점하게 된다.
kimhyun01@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