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국내 대형 로펌들이 자체 개발 AI 시스템을 18일 전면 도입하며 번역·리서치 등 고도화된 영역까지 AI를 활용하고 있다.
- 폐쇄형 보안 구조로 고객 데이터 유출을 차단하면서 수천 페이지 기록 정리를 몇 시간 만에 처리하는 등 업무 효율을 극대화했다.
- RAG 기술 기반 검색 시스템으로 법제처·판례·논문을 한 번에 검색하되 최종 판단은 변호사가 직접 수행하는 방식으로 운영 중이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법제처·판례·논문 한 번에"…RAG로 검색 패러다임 전환
"AI는 보조, 판단은 인간"…로펌·개인까지 확산되는 활용
[서울=뉴스핌] 박민경 기자 = 국내 대형 로펌들이 자체 개발 인공지능(AI) 시스템을 전면 도입하며 'AI 풀가동' 체제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단순 반복 업무를 넘어 법률 리서치, 문서 작성, 번역 등 고도화된 영역까지 AI가 활용되면서 법률 서비스의 패러다임이 본격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 "기록 수천 페이지, 몇 시간 만에"…번역·리서치 속도 혁신
18일 뉴스핌 취재에 따르면 대형 로펌들이 AI 도입 과정에서 가장 중시하는 부분은 단연 보안이다. 의뢰인 정보를 다루는 특성상, 외부망과 완전히 차단된 폐쇄형 구조를 통해 데이터 유출 위험을 원천봉쇄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이를 통해 AI 활용도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법무법인 광장은 자체 개발한 AI 솔루션 'eLK'를 내부 그래픽처리장치(GPU) 서버에서 구동한다. 인터넷망과 물리적으로 분리된 구조로, 고객 데이터가 외부로 나가지 않는다.

과거에는 외국인 의뢰인이 한국 소송을 진행할 때, 한국어로 작성된 서면을 영어·불어·중국어 등으로 번역하는 데 며칠씩 걸리곤 했다. 그러나 지금은 이 작업을 eLK가 대신한다.
곽재우 광장 변호사는 "기존에는 번역 작업에 시간이 많이 걸렸지만 지금은 몇 시간 안에 초벌 번역과 리뷰까지 끝내고 바로 내보낼 수 있어 고객 서비스 품질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대형 사건의 기록 정리 방식도 획기적으로 변했다. 과거에는 수천 페이지에 달하는 1심 기록을 항소심 준비 단계에서 여러 명의 변호사가 나눠 읽고 정리했지만, 이제는 AI가 이를 대신한다.
곽 변호사는 "이제는 기록 전체를 AI에 올려두고 '당사자, 진술인별 진술의 내용이 일관되는지', '특정 주장이 언제, 어떤 상황에서 이루어졌는지', '특정 자료나 증거가 제시된 적 있는지'를 질문하면 AI를 이용하여 쉽게 정리할 수 있다"며 "AI가 대체할 수 있는 업무는 넘기고 변호사는 복잡한 법리 판단과 고부가가치 업무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최종 확인은 여전히 담당 변호사가 직접 한다"고 덧붙였다.
법무법인 김앤장 역시 자체 AI 번역 시스템을 구축해 외부 데이터 전송 없이 대량 문서를 처리한다. 김앤장 관계자는 "해당 AI 번역 시스템을 이용하면 외부 데이터 전송 없이 번역이 가능하므로 고객 데이터의 보안을 완벽하게 유지하는 것이 가능하고, 이를 통해 글로벌 업무 대응 역량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 "법제처·판례·논문 한 번에"… RAG 기술로 검색 한계 돌파
법무법인 율촌은 AI 검색·질의응답 서비스 '아이율(AI:Yul)'을 전사적으로 도입했다. 리걸테크 기업 BHSN의 판례·학술 데이터베이스와 내부 지식관리시스템(KMS)을 하나의 화면에서 통합 검색할 수 있다.
핵심 엔진은 RAG(검색 증강 생성, Retrieval-Augmented Generation) 기술이다. 이는 질문과 의미적으로 유사한 문서를 찾아 참조하는 방식으로, 고객 정보를 AI 모델이 직접 학습하지 않아 보안상 안전하다는 장점이 있다.
율촌의 석지운 변호사는 "서면 하나를 쓰려면 기존엔 법제처, 판례 사이트, 논문 DB를 각각 따로 들어가야 했는데 이제 자연어로 질의하면 관련 법령, 판례, 선례가 한꺼번에 나온다"며 "모든 답변에 출처가 명시돼 원문을 바로 클릭해 검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키워드가 정확히 맞아야만 결과가 나오던 기존 검색과 달리, RAG 방식은 의미적으로 유사한 자료까지 찾아주기 때문에 훨씬 넓게 검색이 된다"고 덧붙였다.
아이율은 M&A, 자본시장 등 복잡한 기업거래 업무에서도 유용하게 활용된다. 기업결합 신고나 공개매수 등에서는 신속하게 법령 요건을 확인할 수 있고, 금융규제·공정거래·노동법 등 규제·컴플라이언스 분야에서도 대화형 질의를 통해 법 적용 여부를 즉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사내 문서 권한 체계와 연동돼, 접근 권한이 없는 자료는 검색 자체가 되지 않는 구조다.
법무법인 세종도 RAG 기반 자체 생성형 AI를 구축했다. 여기에 글로벌 리걸테크 기업 하비(Harvey)를 추가 도입해 영문 계약서 검토나 각국 법령 분석, 거래 구조 검토 등에서 AI가 초안을 만들고 변호사가 내용을 정교하게 다듬는 방식으로 업무 효율을 높이고 있다.
법무법인 바른은 리걸테크 기업 로앤굿과 함께 '선거법 AI 챗봇'을 운영하고 있다. 공직선거법, 정치자금법 관련 1만 건 이상의 판례와 유권해석, 27년간 축적한 내부 서면 자료를 학습시켜 주장 구성과 판례 분석을 돕는다.
바른의 이의규 변호사는 개인 차원에서도 AI를 적극적으로 이용 중이다. 그는 "ESG 등 규제 현황과 산업 뉴스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대시보드를 구축해 저만의 맞춤형 뉴스레터로 활용하고 있다"며 "기존의 시트(스프레드시트) 기반 내부 업무를 앱 형태로 전환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 "AI는 보조 수단일 뿐"… 판단 주체는 여전히 사람
대형 로펌들은 AI의 효용성엔 한 목소리로 공감하면서도, 'AI는 보조 수단일 뿐, 판단 주체가 될 수 없다'는 원칙을 분명히 제시했다. 더 정확한 판단을 위해 AI의 도움을 받거나 이용하는 것이지, 의존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강석훈 율촌 대표변호사는 "AI는 법률 판단을 대체하는 기술이 아니라, 변호사가 보다 정확하고 효율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도구"라고 강조했다.
결국 AI는 변호사의 손발을 돕는 조력자이자, 법률 서비스의 품질을 높이는 새 동력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pmk145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