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이란 문화부가 4일 제61회 베니스 비엔날레 불참을 발표했다.
- 미국·이스라엘 휴전 불확실로 예술제 참가 어렵다고 밝혔다.
- 심사위원단 사퇴 등 정치 논란 속 재단이 방문객 투표 시상제를 도입했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코요 감독의 '단조로'라는 주제에 무색하게 정치적 이슈 등으로 논란 증폭
-100개국 참가하는 61회 비엔날레,30개 공식연계전 등 60여개 특별전 봇물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 이란이 세계에서 가장 중요하고, 가장 오래 된 예술행사인 '제 61회 베니스 비엔날레'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이란 문화부의 베니스비엔날레 추진위는 4일 "이란이 미국 및 이스라엘과 불확실한 휴전을 거듭하고 있는 시점에서 예술제에 참가하기 어렵다"며 불참을 밝혔다.

이란의 비엔날레 불참에 대해 베니스비엔날레 재단은 같은 날 "이란 이슬람공화국으로부터 불참 통보를 받았다"고 확인했다. 재단 측은 그러나 이번 사안에 대한 추가논평 등은 거부했다.
올해 베니스비엔날레는 'In Minor Keys(단조로)'란 타이틀로 카스텔로 자르디니와 아르세날레에서 열리는 국제미술전(본전시)와, 각국 국가관 전시가 5월 9일부터 11월 22일까지 약 6개월 간 열린다. 2026 베니스비엔날레에는 한국,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오스트리아, 일본, 스페인, 호주, 벨기에, 캐나다, 브라질, 핀란드, 이집트 등 전세계 100개 국이 참여한다.
거의 30년 간 베니스비엔날레에 참가하지 않았던 이란은 지난 2003년에 베니스비엔날레에 복귀했다. 이후 매 2년마다 빠짐없이 예술제에 참여해왔다. 지난 2024년에는 'One Essence is the Human Race'라는 제목으로 여성 인권에 대한 이슈를 조명한 전시를 열기도 했다. 올해 이란 파빌리온은 이란 문화부의 시각예술 총괄인 아이딘 마흐디자데 테흐라니가 맡아 국가관 전시를 추진해왔다. 그러나 결국 무위로 그치게 됐다.

베니스비엔날레의 본 전시와 국가관 전시가 열리는 베니스 섬의 카스텔로 공원(자르디니)에 국가관을 보유하고 있지 않는 나라들은 베니스 섬 내 별도공간에서 국가관 전시를 개최하는데 올해는 탄자니아와 세이셸 공화국이 새롭게 참가를 확정했다.
한편 지난달 말 베니스비엔날레의 시상제도인 황금사자상, 은사자상 등의 심사를 맡기로 했던 5인의 심사위원단이 전격 사퇴하며 큰 파란이 일기도 했다. 심사위원단은 브라질 큐레이터 솔란주 파르카스를 위원장, 조이 버트, 엘비라 댱가니 오세, 마르타 쿠즈마, 조반나 자페리 등 5명으로 구성돼 있었다.
심사위원들은 러시아와 이스라엘의 비엔날레 참가와 관련해 이들 국가 작가들의 작품을 심사대상에 포함시키느냐 여부를 둘러쌓고 논쟁을 벌이다 사임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글로벌 미술계에서 가장 탐나고, 가장 권위있는 미술상인 황금사자상과 은사자상 등을 심사하고, 상을 수여할 영예를 포기한 것이다.

이에 베니스비엔날레 재단은 전격적으로 'Visitor Lions'이란 시스템의 창설을 발표했다. 이는 각 국가의 파빌리온(국가관) 전시와 본 전시 등을 관람한 방문객들이 6개월 여 투표를 통해 상을 주는 방식이다. 미술관계자는 물론 일반 방문객들이 비엔날레 작품을 보고 시상을 하게 된 셈이다.
이 때문에 당초 심사위원들이 비엔날레 프리뷰(5월7~8일)를 통해 출품작 전체를 둘러보고, 개막일인 5월 9일 심사결과 발표와 함께 시상하던 방식에서, 올해는 미술제 최종일인 11월 22일에 시상식이 진행될 예정이다. 특기할 점은 심사위원단이 당초 시상에서 제외할 것을 검토했던 러시아와 이스라엘 작가 작품도 모두 평가대상에 포함됐다는 점이다. 이렇듯 세계 최고 권위의 국제미술전인 베니스비엔날레는 공식 개막에 앞서 이런저런 정치적 논란에 휩싸여 있는 상태다.

제61회 베니스비엔날레 국제미술전은 예술감독을 맡은 카메룬 출신의 큐레이터 코요 쿠오(1967~2025)가 'In Minor Keys(단조로)'라는 주제로 조용하면서도 성찰적인 비엔날레로 치르고자 했다. 하지만 미술전 국제심사위원단의 전격 사퇴와 이란의 국가관 전시 불참, 러시아와 이스라엘의 참여 등으로 '차분하고 성찰하는 미술제'와는 거리가 멀어졌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특정국가의 비엔날레 참가 여부를 떠나, 국제전에서 국가와 작가를 어디까지 분리해봐야 할 것인지 묻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전쟁과 인권문제라는 이슈와 관련해 예술가들과 예술제 관계자들은 얼마나 엄정하고, 자율적인 태도를 보여야 하는지도 돌아보게 하고 있다.

베니스비엔날레는 그간 본전시와 함께 국가관 전시시스템을 통해 각국의 대표작가와 유망작가를 앞세운 예술적 제안을 소개해왔지만 전쟁과 점령, 인권문제가 전세계 핵심 이슈로 부상하면서 국가관 시스템 자체가 정치적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특히 심사위원단 전원사퇴는 베니스비엔날레가 더 이상 순수 미술담론의 마당이 아님을 보여주는 증표다. 세계 각지에서 전쟁이 여전히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강대국의 윤리, 국가와 예술가, 예술표현의 자유와 책임 등이 계속 도마 위에 오르며 국제적 논란의 장이 되고 있음을 드러내고 있다.
올해 베니스비엔날레 전시는 고인이 된 예술감독 코요 쿠오가 기획한 마지막 전시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쿠오 감독은 'In Minor Keys'라는 주제를 제안하며, 거대 권력과 소음의 시대에 낮은 목소리, 관계, 감각, 존엄의 가능성을 탐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의 제안은 큐레이터팀에 의해 계승돼 본 전시 등은 예정대로 열린다.
그러나 올해 베니스비엔날레는 개막 전부터 러시아와 이스라엘의 미술제 참여, 심사위원단 전원 사퇴, 황금사자상 등 시상식 연기라는 파문이 확산하면서 코요 감독의 목표와는 크게 대비되는 상황이다.

한편 한국은 이번 베니스비엔날레에 본전시와 국가관, 베니스 현지 연계전시에 다채롭게 참여한다. 베니스비엔날레 본전시에는 한국계 미국 작가인 마이클 주와 한국계 콜롬비아 작가로 런던과 LA를 기반으로 활동 중인 갈라 포라스-김이 초청받아 작품을 출품한다.
한국관 전시는 최빛나 예술감독의 제시한 '해방공간: 요새와 둥지'라는 주제 아래 노혜리와 최고은 작가가 참가한다. 최빛나 감독과 작가들은 '해방공간'이 과거의 역사적 사건에 그치는 개념이 아니라, 현재의 우리 공동체의 회복과 공존, 사회적 상상력을 모색하는 공간으로 확장되어야 한다는 담론을 제시할 예정이다. 특히 미술가의 작품과 함께 여러 장르의 인물을 '펠로우'로 초청해 이채를 띄고 있다. 농부 김후주, 작가 겸 가수 이랑, 소설가 한강, 사진작가 황예지, 예술가 크리스티앙 니얌페타 등이 펠로우로 참여한다.

비엔날레측이 인정한 공식 병행전시와 연계전시에도 한국 작가들의 참여가 줄을 잇고 있다. 한국 추상미술을 견인해온 이우환 작가는 베니스 산마르코 광장에 위치한 SMAC에서 대규모 회고전을 갖는다. 조각가이자 화가로서 글로벌 무대를 누비고 있는 작가 심문섭도 베니스에서 AI를 활용한 특별영상및 신작 등을 모아 개인전을 개최한다.
또 최근 뉴욕 MoMA의 PS1에서 성황리에 개인전을 끝낸 김아영과 한국계 미국작가 로터스 L. 강, 마이클 주 등도 특별전에 참가한다. 부산 출신으로 뉴욕에서 활동 중인 윤송이는 뉴욕 기반의 비영리 예술기관 '더 파운데이션 오브 아트 NYC'의 주관 아래 코트디부아르 작가 프레데릭 브뤼 부아브레(1924~2014)와 함께 2인전을 갖는다.

제61회 베니스비엔날레는 오는 5월 9일부터 11월 22일까지 이탈리아 베니스의 카스텔로 자르디니와 아르세날레 일대에서 100여개국 작가가 참여한 가운데 열린다. 또한 올해는 베니스 섬 각 공간에서 특별전과 연계전 등이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릴 예정이어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베니스의 페기 구겐하임 뮤지엄에서는 페기 구겐하임의 런던에서의 컬렉션 활동을 조망한 '런던에서의 페기 구겐하임, 수집가의 탄생'이란 기획전이, 베니스 프라다 파운데이션에서는 논쟁적 작가들인 아서 자파와 리처드 프린스 2인전이 열려 '꼭 찾아야 할 전시'로 꼽히고 있다.
구찌, 보테카베네타, 생로랑 등 럭셔리 패션브랜드를 보유한 케어링그룹의 창업주인 프랑스와즈 피노 명예회장이 이끄는 베니스의 푼타 델라 도가나에서는 미국의 로나 심슨과 브라질 작가 파울루 나자레스가 각각 개인전을 펼친다. 또 팔라초 그라시에서는 마이클 아미티지(케냐)와 아마르 칸와르(인도)의 작품전이 열린다.

또한 화제를 모으는 특별전도 지난 2024년 비엔날레 때 보다 훨씬 늘어나, 가히 봇물을 이루고 있다. 공식, 비공식 특별전과 연계전, 프로젝트가 올해는 베니스 일원에서만 60건이 넘고 있다. '베니스비엔날레 기간 중 대규모 개인전을 해야 동시대 최고 작가라 할 수 있다'는 말이 정설로 굳어질 정도다. 전세계에서 이름 깨나 알려진 뮤지엄 디렉터라든가 비평가, 큐레이터들이 일제히 베니스로 몰려들며 화제의 전시들을 마치 행진하듯 돌아보고, 점수를 매기고 있으니(좋은 말로 분석 평가) 예술가로 스타덤에 오르려면 베니스에서의 전시를 꼭 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베니스는 작품을 모두 배로 옮겨야 해서 대형 작품의 경우 운송과 설치에 난관이 많고 비용도 곱으로 든다. 또 인건비라든가 물가도 대단히 비싸고, 제반 비용도 다른 도시에서의 전시 보다 훨씬 많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를 거듭할 수록 베니스에서의 동시대미술 특별전과 연계전, 국가관 전시가 본전시와 함께 계속 확장되고 있다.

이에 베니스는 명실상부한 '현대미술의 스펙타클한 쇼케이스'이자 '아트 캐피탈'이라고 할만 하다. 뉴욕 런던 베를린 파리 등이 현대미술 발신기지이긴 하지만 한꺼번에 정상권 작가및 유망작가의 작품전이 동시다발적으로 열리는 곳으로는 베니스를 따를 곳이 없다. 작가를 스타로 띄우기에 '최고의 플랫폼'인 셈이다.
운하의 도시 베니스는 자동차가 없어 전시장간 이동이 순탄치 않고, 숙소라든가 편의시실 등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편이다. 하지만 120년이 넘는 '미술올림픽'의 유서깊은 개최지로서 그 역사성과 상징성은 무시할 수 없다. '지중해의 진주'라 불리는 아름다운 도시풍광과 곳곳에 산재한 옛 성당, 산마르코 광장, 두칼레궁전, 리알토다리, 자르디니, 아르세날레 등이 뿜어내는 매력도 한몫 한다.
올해는 특히 슈퍼스타 작가들의 어마어마하면서도 특별한 전시가 줄을 잇는다. 게오르그 바젤리츠(최근 작고), 조셉 코수스, 아니쉬 카푸어, 필립 파레노, 토니 세갈, 라이안 갠더, 데이비드 살레, 제니 사빌, 아모아코 보아포, 헤르난 바스, 칸 야스다, 에브린 브룸 등의 개인전이 그 예다. 이들 특별전은 만약 베니스를 찾았다면 꼭 봐야 할 전시다.

이상 기라성 같은 작가들의 베니스비엔날레 공식 연계전, 특별전의 이면에는 막강 화랑들이 있다. 하우저앤워스, 에스더쉬퍼, 글래드스톤, 가고시안, 타데우스로팍, 페로탕, 리만머핀, 국제갤러리 등 글로벌 미술시장을 쥐락펴락하는 메가갤러리들이 뒤를 받치고 있는 것이다. 화랑들은 후원과 예산지원을 하면서 소속 작가들의 개인전을 더욱 돋보이게 하려고 그야말로 총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비엔날레를 한풀 벗기면 그 뒤에 리딩 갤러리들의 맹활약(?)이 숨어 있는 셈이다.
이번 베니스비엔날레는 더욱 더 '톱 메가 갤러리들의 보이지 않는 각축장'이라 불러야 할 상황이다. 이란-미국간 전쟁에, 오일파동 등으로 전세계 정치·경제가 매우 뒤숭숭하지만 메가 갤러리들은 올들어 베니스에서의 프로젝트를 더욱 가열차게 밀어붙이고 있다.
자신들의 화랑 소속작가가 세계적인 초일류 작가, 최고 경쟁력있는 작가임을 베니스에서 만천하에 알리고, 제대로 각인받아야 향후 아트월드에서 한결 매끄럽고 순탄하게 '주요 미술관 전시'와 '기관에의 작품판매' 등을 전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베니스비엔날레에서의 성공적인 특별전 개최는 그 작가에게 후광효과로 두고두고 작용하니 무리를 해서라도 베니스란 플랫폼에 작가들을 정점에 올려놓아야 하는 것이다.

문제는 베니스시 당국이다. 전세계에서 너무나 많은 관광객이 몰려들어 감당하기 힘들다며 '오버투어리즘' 해결을 위해 입도세(관광세)까지 물리면서도 한편으론 베니스 섬 전체가 터져나갈 정도로 많은 공식연계전과 특별전, 번외전시를 승인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따라 "비엔날레 기간 중 열리는 연계전시와 번외전시를 다 보려면 한달 살기를 해야 할 판"이라는 말까지 나돌 정도다. 전시가 많아도 너무 많아 나온 말이다.
베니스 시당국의 이런 이율배반적인 태도와 함께, 과거 비엔날레야말로 단순한 전시라기 보다는 동시대미술의 담론을 창출하는 파격적이고 실험적인 무대였던 것과 달리 이제는 우아하고 고상한 특별전 뒤에 자리한 메가화랑들의 각축전이 첨예하다. 예전에는 이같은 상업적인 행위를 자제하거나 살짝 감추려 했지만 이제는 숨지않고 대놓고 세과시를 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전시기획과 함께 아트컨설턴트로 활동 중인 김수현 아셀아트컴퍼니 대표는 "팬데믹 이후 글로벌 아트씬은 분명한 패러다임 시프트를 겪고 있다. 후기자본주의적 경험경제 속에서 전시와 비엔날레가 하나의 거대한 이벤트 산업처럼 재편되면서 예술계의 파워게임이 이전보다 훨씬 노골적으로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제 비엔날레는 이상이나 순수한 예술적 실험의 장이라기보다, 작가와 갤러리가 국제적 위상과 시장 영향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플랫폼으로 기능하고 있다"며 "SNS와 디지털 매체 환경 속에서 전시는 더 이상 작품 중심의 사건이 아닌 '이미지와 경험이 소비되는 글로벌 콘텐츠'가 됐다. 때문에 명분은 예술이지만 실제로는 자본과 네트워크가 움직이는 구조 속에서 예술가들이 주인공이 아니라 시스템을 완성하는 요소처럼 보일 때도 있다. 그런 점에서 베니스는 가장 명분 좋고 압도하는 플랫폼"이라고 덧붙였다.
어쨋든 '물의 도시' 베니스에서 '총성 없는 아트전쟁'은 막 시작됐다. 그리고 11월이면 그 성적표가 나올 것이다. 참고로 특별전과 연계전의 일정은 각 전시마다 다르니 관람을 희망한다면 반드시 일정 확인이 필요하다(특별전과 연계전 중에는 8, 9월에 막을 내리는 것이 많다). 2026 베니스비엔날레는 오는 11월 22일까지 계속된다.
art2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