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브릭스 외무장관들이 14일 뉴델리에서 회의를 열고 이란 전쟁 대응을 논의했다
- 인도는 해상 통항 보장과 일방적 제재 반대를 강조하며 미국·이란 사이에서 균형외교를 시도했다
- 이란·UAE 갈등으로 브릭스 결속이 흔들리는 가운데, 공동성명 등 구체적 합의 도출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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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브릭스, 실효성 있는 공동성명 도출 어려울 것"
[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글로벌 사우스' 진영 중심의 신흥 경제국 모임인 브릭스(BRICS) 외무장관 회의가 14일 의장국인 인도 뉴델리에서 개막했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으로 회원국인 아랍에미리트(UAE)와 이란 간 외교적 긴장이 높아진 가운데, 이번 회의에서 이란 분쟁에 대한 공통된 의견을 도출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14일(현지 시간) 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수브라마니얌 자이샨카르 인도 외무장관은 개회사에서 "최근의 지정학적 갈등은 에너지 시장과 글로벌 공급망의 안정성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며 "우리는 호르무즈 해협과 홍해를 포함한 국제 수로를 통해 안전하고 방해받지 않는 해상 흐름(safe and unimpeded maritime flows)을 보장하는 것이 글로벌 경제적 안녕을 위해 필수적이라는 점을 반드시 주지해야 한다. 상업적 항해의 자유와 민간 선원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는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또한 국제법 및 유엔(UN) 헌장과 불일치하는 '일방적인 강제 조치와 제재'에 점점 더 의존하는 경향에 대처해야 한다"며 "대화와 외교만이 지속 가능한 평화를 이룰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자이샨카르 장관의 발언은 미국과 이란 양측을 모두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인도 화물선이 지난 13일 호르무즈 해협 인근 해역에서 공격을 받아 침몰한 가운데,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이란에 대한 규탄 성명을 낸 데 이어 '호르무즈 해협의 방해받지 않는 통항'을 직접 언급함으로써 이란을 압박하는 한편, '일방적 강제 조치'를 비판함으로써 인도가 완전히 미국 편에만 선 것은 아님을 드러냈다.
분쟁 당사국인 이란은 브릭스 회원국들이 미국의 불법적인 침략을 강력히 규탄할 것을 촉구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란은 불법적인 확장주의와 전쟁 도발의 피해자"라면서 "외교적 해결책이 테이블에 오를 때마다 매번 무모한 군사적 모험을 선택한다"며 미국을 맹비난했다.
이어 "이란은 외부의 어떤 위협이나 강요에도 결코 무릎 꿇지 않을 것이고, 국토와 주권을 지키기 위해 모든 힘을 다해 싸울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외교적 경로를 보호하고 추구할 준비도 돼 있다"고 덧붙였다.
아라그치 장관은 본 연설에서는 국가명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으나, 회의 직후 소셜미디어를 통해 UAE를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UAE는 우리 조국에 대한 침략 행위에 직접 개입한 능동적 파트너"라며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할 때 UAE가 자국 영토와 기지를 내주어 이란을 향해 공격할 수 있도록 도왔다고 주장했다.
아라그치 장관은 그러면서 "위대한 이란 국민과 적대하는 것은 어리석은 도박이다. 그렇게 하면서 이스라엘과 결탁하는 것은 용서할 수 없다"면서 이란에 대한 정책을 재고할 것을 경고했다.

한편, 인도 외교부는 이번 회의의 주제가 '회복력, 혁신, 협력 및 지속 가능성을 위한 구축'이라고 밝혔다. 또한, 전염병 및 비전염병을 포함한 시급한 보건 문제에 대한 협력을 강조하고, 사람 중심적이고 포괄적인 의료 서비스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란과의 전쟁이 주요 의제가 될 것이라며, 이번 회의가 9월 열리는 연례 브릭스 정상회의의 의제를 결정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브릭스는 이란 전쟁과 관련해 통일된 의견을 내놓지 않고 있다. 러시아와 중국·남아공 등은 미국의 공습 직후 이를 비판하는 입장을 냈지만 인도는 중립을 지향하며 말을 아껴 왔다.
앞서 4월, 인도의 주재로 뉴델리에서 브릭스 외교부 차관 및 중동·북아프리카 특사 회의가 열렸으나 당시 회의는 이란과 UAE가 미국·이스라엘의 대이란 전쟁에 대한 대응 방식을 놓고 갈등을 빚으면서 공동성명을 채택하지 못한 채 마무리 됐다.
서식스대학교 국제학부 명예교수인 마이클 던포드는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회의는 인도와 미국·이스라엘의 관계 강화, 그리고 중동에서 이란과 UAE 간의 갈등으로 인해 브릭스의 결속력이 도전에 직면한 어려운 시기에 개최됐다"고 지적했다.
유럽외교관계센터(ECFR) 연구원 라파엘 로스는 "브릭스는 과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침공 당시에도 원론적인 수준의 주권 침해를 규탄하는 데 그쳤다"며 "이번 외무장관 회의에서도 이란 분쟁과 관련해 구체적인 합의나 실효성 있는 공동성명을 도출해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hongwoori8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