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스웨덴 사민당 정부는 2004년 상속세 폐지를 통해
- 자본 유출을 막고 일자리를 지키려는 실용적 결단을 내렸다.
- 이 과정에서 여야는 감세를 성장 연료로 볼 것인가 복지 훼손의 불길로 볼 것인가를 두고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스웨덴 의회의 대전환: 실용의 이름으로 내린 결단과 실존적 고뇌
스웨덴 민주주의의 여정을 의회 속기록으로 따라가는 이 시리즈의 마지막 글은 2000년대 초반부터 현재에 이르는 대전환의 시대를 담고 있다. 이 시기 스웨덴 의회의 언어는 거대 이데올로기 담론의 시대에서 경제적 합리주의(Ekonomisk rationalism)의 시대로 전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좌파 정부의 상속세 폐지, 200년 동안 지켜온 중립 외교의 폐기, 개방적 이민 정책의 포기와 정치 난민 유입의 동결, 팬데믹 초기 대응 실패에 따른 책임 공방, 극우 정당의 세력 팽창과 우파 정부와의 정책 공조라는 새로운 위기적 상황에서도 스웨덴 정치인들은 상대를 경멸하거나 배척하지 않고 가치의 경쟁을 통한 논쟁의 고도화를 이루어 내는 수사학적 방패를 사용했다.

이념의 순결주의를 넘어선 실용적 결단의 언어: 상속세와 국가 이익
스웨덴 복지국가의 상징적 보루였던 상속세 및 증여세(Arvs- och gåvoskatten) 폐지 논쟁은 2004년 말 의회를 뜨겁게 달궜다. 본래 상속세 폐지는 자산의 효율적 운용을 중시하는 우파 정당들의 전유물이었으나, 이를 사회민주당(SAP) 내각이 직접 추진했다는 점은 스웨덴 정치사에서 매우 이례적인 결단으로 기록된다.
이는 단순한 감세가 아니라, 글로벌 자본시장의 변화 속에서 이케아(IKEA)와 같은 자국 기업들이 높은 세 부담을 피해 해외로 이전하는 자본 유출을 막고, 경제의 허리인 가족 기업의 승계를 보장하여 일자리라는 복지의 토대를 지키기 위한 고도의 실용주의적 선택이었다.
당시 예란 페르손(Göran Persson) 총리는 2004년 12월 16일 의회 연설에서 이념적 순결주의에 매몰된 지지층을 설득하기 위해 "상속세 폐지는 단순히 부의 대물림을 옹호하는 것이 아니라, 가족 기업의 연속성을 보장하여 스웨덴의 일자리를 지키기 위한 실용적 결단이다(Avskaffandet av arvsskatten handlar inte om att skydda förmögenheter, utan om att säkra familjeföretagens framtid och svenska jobb)"라고 호소하며 상속세를 대물림의 부정적 의미에서 기업과 일자리를 지키기 위한 실용적 결단이라는 재정의 기법(Reframing)의 정수를 보여주었다. 그는 스웨덴 경제의 심장이 계속 뛰게 하려면 교조적인 틀에서 벗어나 실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역설하며, 세금의 굴레로부터 기업을 해방시키는 것이 진정한 자유와 국가 번영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사민당의 우클릭 행보에 대해 좌파당(V)의 구드룬 쉬만(Gudrun Schyman)은 즉각적인 도덕적 반론을 제기하며 팽팽한 긴장감을 조성했다. 그녀는 부유한 자들이 누릴 축복과 서민들이 느낄 상실감을 극명하게 대비시키는 대조법을 활용하여 "평등의 가치를 포기하고 자본의 요구에 굴복하는 행위(Att ge vika för kapitalets krav är att överge jämlikhetens ideal)"라며 정책의 윤리적 결함을 날카롭게 공격했다. 쉬만은 이 조치가 복지국가의 핵심인 연대를 훼손하는 배신적 행위임을 강조하며 파토스(Pathos) 짙은 언어로 의회를 흔들었다.

반면 우파의 선두 주자인 온건보수당(M)의 프레드릭 레인펠트(Fredrik Reinfeldt)는 사민당의 용기와 결단에 박수를 보내면서도 세제의 본질적 전환을 촉구하며 논쟁의 층위를 격상시켰다. 그는 세금을 국가 운영의 재원이 아닌 개인에 대한 벌칙으로 치환하는 환유법(Metonymy)을 사용하여 "세금은 징벌이 되어서는 안 된다(Skatt får inte vara ett straff)"고 일갈했다. 레인펠트는 상속세가 개인의 노력과 기업가 정신을 억압하는 징벌적 족쇄였음을 부각함으로써, 세제 개편의 정당성을 경제적 효율성이라는 로고스(Logos)를 넘어 도덕적 정당성의 영역으로 옮겨 놓았다.
실제로 좌파 이념을 초월한 사민당의 실용적 결단은 최근 발표된 정밀한 실증 데이터를 통해 그 정당성이 입증되었다. 스톡홀름 경제대학교(SSE)의 마티아스 노르드크비스트(Mattias Nordqvist) 교수팀이 2026년 발표한 연구 'The Impact of Abolishing the Gift and Inheritance Tax on Firm Strategic Decisions and Outcomes: The Case of Sweden'은 약 37,000개 기업의 장기 데이터를 전수 분석했다.
연구에 따르면, 2005년 상속세 폐지 이후 승계 국면에 있던 가족 기업들은 잠재적 세금 부담이 사라짐에 따라 대조군 대비 매출 성장률에서 약 8%p, 총자산 증가율에서 4%p 이상의 유의미한 격차를 벌리며 가파른 성장 궤도에 진입했다. 이러한 성장의 핵심 동인은 기업 소유주들이 미래의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현금을 비축하거나 자산을 유동화하는 대신, 그 자본을 설비 투자와 R&D 등 생산적 재투자로 전격 전환했기 때문으로 분석되었다.
또한, 제도 폐지 직후 일회성 상속세 수입은 감소했으나, 기업의 펀더멘털 강화로 인해 이들이 납부하는 법인세 총액이 대조군보다 10%p 높게 나타나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는 상속세 폐지가 단순히 부의 대물림을 돕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활력을 되살려 복지국가를 지탱할 장기적 조세 기반을 확충하는 실용주의적 선순환의 모델이 되었음을 증명한다.
결국 사민당은 2006년 총선에서 노동자와 저소득층의 실망으로 12년 만에 정권을 잃는 결과를 맞이했으나, 이 조치는 스웨덴 기업들의 동유럽 대탈출을 막아낸 필연적 선택으로 평가받는다. 이 타협은 스웨덴이 이념보다 국익을 우선시하는 실용적 합리주의 시대로 나아가는 매우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21세기 초반의 이 논쟁은 품격 있는 의회 언어가 어떻게 이념적 양극화를 뛰어넘어 공동체의 합의를 이끄는 민주주의 방벽 역할을 든든하게 해내고 있는지를 명징하게 증명하고 있다.

정권이 바뀐 후 스웨덴 의회의 2006년 10월 세제 개편 논쟁은 새 재무장관인 안데르스 보리(Anders Borg)가 주도한 '성장과 노동의 가치' 프레임과 이를 방어하려는 야당의 '사회적 안전망' 논리가 정면으로 충돌한 장이었다.
특히 상속세 폐지 이후 이어진 감세 정책을 둘러싸고, 온건보수당(M)의 경제 설계자 안데르스 보리는 감세를 단순한 세제 혜택이 아닌 경제 활력을 되살리는 '성장을 위한 연료 (En tändvätska för tillväxt)'로 형상화하며 공세를 펼쳤다. 그는 복지국가의 비대해진 시스템이 오히려 노동 의욕을 꺾고 있다고 지적하며, 감세라는 연료를 통해 스웨덴의 성장 엔진을 다시 돌려야 한다는 '성장을 통한 노동 가치의 강화'라는 로고스(Logos)를 구축했다.
이에 맞서 사민당(SAP)의 경제적 목소리를 대변했던 토마스 외스트로스(Thomas Östros) 의원은 보리의 연료 은유를 날카로운 대조법(Contrast)으로 맞받아쳤다. 외스트로스는 보리가 주장하는 성장의 연료가 실제로는 공공 서비스라는 공동체의 집을 태워버릴 위험한 불길이 될 수 있음을 경고했다.
Thomas Östros (SAP), 2006. 10. 25: "Den tändvätska som finansministern talar om är inte något som sätter fart på tillväxten, utan en eld som riskerar att bränna ner grunden för det välfärdshem vi byggt upp under decennier. Hur kan sänkta anslag till skolor och sjukhus för att fylla de rikas plånböcker någonsin betraktas som bränsle för framtiden? ... Ni ger skattesänkningspresenter till de rika, men samtidigt sparkar ni undan stegen för vanliga människor som försöker arbeta sig uppåt genom utbildning och trygghet (재무장관이 말하는 그 연료는 성장을 촉진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수십 년간 쌓아온 복지의 집(välfärdshem)의 토대를 태워버릴 위험이 있는 불길입니다. 부유층의 지갑을 채우기 위해 학교와 병원의 예산을 깎는 것이 어떻게 미래를 위한 연료가 될 수 있습니까? … 당신들은 부유층에게 감세라는 선물을 안겨주는 동시에, 교육과 안전망을 통해 위로 올라가려는 평범한 사람들의 사다리를 발로 차 버리고 있습니다)."
외스트로스의 이 발언은 보리 재무장관의 시장 중심적 로고스(Logos)에 대항하여, 공공 서비스의 훼손이 가져올 공동체의 비극을 파토스(Pathos) 짙은 은유로 재구성한 것이다. 그는 '연료(Tändvätska)'라는 단어를 그대로 받아치면서도 이를 '집을 태우는 불(Eld)'과 연결하는 재정의(Reframing)을 통해, 감세 정책이 사회적 약자들에게는 '사다리 걷어차기'가 될 것임을 경고했다. 이는 스웨덴 의회의 언어가 단순히 정책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비유의 전장 속에서 가치의 레드 라인을 지키는 고도의 수사학적 행위임을 보여주는 사례다.
전직과 현직 재무장관이 격돌한 이 대결은 자칫 감정적으로 격해져 인신공격으로 흐를 수 있었으나, 은유와 로고스, 파토스의 수사학적 기법을 동원해 스웨덴의 미래를 '시장의 창의성'에 둘 것인가 아니면 '사회적 연대'에 둘 것인가라는 논리적 궤도 안에서 치열하게 전개되었다.
보리가 감세를 통해 성장의 역동성을 확보하자고 제안했을 때, 외스트로스는 그 성장이 공동체의 안전망을 파괴하지 않아야 한다는 레드 라인을 제시하며 논쟁의 균형을 맞췄다. 결과적으로 21세기 초반의 이 논쟁들은 품격 있는 의회 언어가 어떻게 극단적 양극화를 방지하고 공동체의 합의를 이끌어내는 민주주의의 지지대 역할을 하는지를 명징하게 증명한 사례로 남았다.

*필자 최연혁 교수는 = 스웨덴 예테보리대의 정부의 질 연구소에서 부패 해소를 위한 정부의 역할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스톡홀름 싱크탱크인 스칸디나비아 정책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매년 알메랄렌 정치박람회에서 스톡홀름 포럼을 개최해 선진정치의 조건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그 결과를 널리 설파해 왔다. 한국외대 스웨덴어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은 후 스웨덴으로 건너가 예테보리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고 런던정경대에서 박사후과정을 거쳤다. 이후 스웨덴 쇠데르턴대에서 18년간 정치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버클리대 사회조사연구소 객원연구원, 하와이 동서연구소 초빙연구원, 남아공 스텔렌보쉬대와 에스토니아 타르투대, 폴란드 아담미키에비취대에서 객원교수로 일했다. 현재 스웨덴 린네대학 정치학 교수로 강의와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 '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 '좋은 국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민주주의의가 왜 좋을까' '알메달렌, 축제의 정치를 만나다' '스웨덴 패러독스' 등이 있다.
kimsh@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