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산업연은 2일 미·이란 종전 이후 호르무즈 리스크가 한국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 에너지·원자재·물류 동시 충격으로 생산비가 크게 오른 가운데 운임·보험료 등 비용 부담은 장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 조선·방산·건설은 기회가 커지는 반면 석유화학·자동차는 회복이 제약돼 공급망 다변화를 넘어 구조적 비용 관리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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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방산 기회확대, 석화·자동차 회복제약
호르무즈 통항 재개에도 보험료·운임 고착
공급망 다변화 넘어 산업별 맞춤 대응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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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핌] 김하영 기자 = 미·이란 전쟁이 종전 국면에 들어섰지만 한국 산업이 받는 비용 부담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재개되더라도 전쟁위험보험료와 운임, 통항비용 등이 쉽게 낮아지지 않으면서 산업계 부담이 새로운 비용 기준으로 굳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산업연구원은 2일 발표한 '미국-이란 종전 이후 호르무즈 리스크와 한국 산업 영향 및 대응 방향' 보고서를 통해 이번 사태가 한국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보고서는 미·이란 양해각서(MOU) 체결로 전쟁이 사실상 종전 국면에 들어섰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핵 프로그램 처리와 제재 해제, 호르무즈 해협 통항 문제 등이 남아 있어 단기간에 전쟁 이전으로 돌아가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특히 이번 사태는 원유 가격 상승에 그친 과거 중동발 충격과 달리, 에너지·원자재·물류가 동시에 충격을 받은 점에서 부담이 크다고 분석했다.
◆ 종전에도 비용 부담 지속…제조업 생산비 4.7% 상승
산업연은 호르무즈 봉쇄 기간 에너지 가격 충격만으로 한국 제조업 생산비가 약 4.7% 상승한 것으로 추정했다. 전 산업 기준으로는 3.7%, 서비스업은 1.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하루 약 1580만 배럴, 전 세계 석유 공급의 약 15%에 해당하는 물량이 시장 접근에서 차단됐다. 충격은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를 넘어 나프타, 헬륨, 요소, 황산 등 산업 원자재로 확산됐다.
문제는 종전 이후에도 비용이 바로 낮아지기 어렵다는 점이다. 해협 통항이 명목상 재개되더라도 기뢰 제거, 대기 선박 적체 해소, 선복 재배치, 보험 인수 재개 등이 순차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전쟁위험보험료도 부담이다. 호르무즈 통항 선박의 전쟁위험보험료는 전쟁 전 선박 가치의 약 0.2% 수준에서 2~3% 수준으로 오른 것으로 추정된다. 선가 1억달러 선박 기준 보험료율이 0.4%포인트만 올라도 항차당 약 40만달러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산업연은 지난 1980년대 탱커전쟁 당시에도 종전 이후 통항과 보험 정상화에 1년 이상, 보험료 정상화에는 수년이 걸렸던 만큼 단기 정상화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품목별 회복 속도도 엇갈릴 전망이다. 유가는 종전 기대에 하락했지만 올해 말까지 배럴당 70~80달러 수준에서 등락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반면 LNG는 저장과 대체가 어렵고 유가 연동 장기계약 구조를 갖고 있어 하반기 도입단가가 뒤늦게 오를 수 있다.
이 경우 전력요금 인상으로 이어져 반도체와 철강 등 전력 사용이 많은 제조업의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
◆ 조선·방산업은 기회…석유화학·자동차업은 회복 제약
반만 산업별 회복 속도는 갈릴 전망이다. 산업연은 이번 미·이란 종전 국면이 비용을 가격에 반영할 수 있는 산업과 그렇지 못한 산업의 격차를 키우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조선은 상대적으로 기회 요인이 크다. 에너지 수송 경로가 바뀌면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과 중소형 탱커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미국 LNG 프로젝트 확대와 공급선 다변화도 고부가 선박 수요를 키우는 요인이다.
방산도 수혜 가능성이 있다. 걸프 지역에서 미사일과 드론 방어 수요가 늘고, 조달선을 다변화하려는 흐름이 이어질 경우 한국 방공체계가 중간층 공급자로 부상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반도체는 단기 충격은 제한적이지만 전력비와 특수가스 리스크가 변수다. 다만 사우디아라비아의 HUMAIN, 아랍에미리트(UAE)의 G42 등 걸프 지역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가 서버용 메모리와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로 이어질 가능성은 기회 요인으로 꼽힌다.

건설은 전후 복구와 핵심 인프라 수요가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산업연은 약 340억~580억달러 규모의 복구 수요가 형성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자재비와 금융비용 부담이 남아 있어 저가 수주보다 금융 조달, 현지화 대응, 납기 관리 능력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반면 석유화학은 부담이 크다. 봉쇄 기간 가려졌던 글로벌 공급과잉이 종전 이후 다시 드러날 수 있어서다. 중국발 증설과 중동산 공급 복귀가 겹치면 단기 수익성 회복은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 자동차도 회복이 제한될 수 있다. 중동 지역 지연 수요는 일부 회복될 수 있지만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는 고유가와 고금리, 관세 부담, 소비심리 둔화가 겹쳐 수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 산업연, 공급망 다변화 넘어 비용 관리 체계 바꿔야
산업연은 한국 산업의 대응 방향도 달라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단순히 수입선을 넓히는 수준을 넘어 통항, 보험, 운임, 제재 리스크를 구조적 비용으로 보고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선 전쟁위험보험료와 운임, 통항료를 일시적 비용이 아니라 안보 비용으로 인식해야 한다. 후속 협상 지연과 60일 이후 통항료 부과 가능성, 제재 대상 기관과의 거래 문제 등이 다시 해협 통항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공급망 다변화도 필요하지만 특정 지역 의존을 또 다른 의존으로 바꾸는 방식은 피해야 한다. 위기 때는 공급선을 넓혔다가 가격이 안정되면 다시 최저가 단일 공급선으로 돌아가는 방식으로는 공급망 복원력을 높이기 어렵다. 따라서 핵심 원자재별 최소 재고 기준과 전략비축 대상 확대, 장기계약 인센티브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산업별 차등 대응도 중요하다. 피해가 큰 산업에는 비용 보전과 조달 안정 지원이 필요하고, 기회가 생기는 산업에는 금융·보증·현지화·수주 역량 강화를 지원해야 한다.
또한 직접 수입하지 않는 품목이라도 제3국 생산공정의 핵심 투입재라면 시간이 지나 국내 공급망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에 따라 조기경보와 모니터링 범위를 해외 생산국의 원자재 의존도까지 넓혀야 한다는 지적이다.
미·이란 전쟁은 종료 국면에 들어섰지만, 한국 산업의 리스크까지 종료되는 것은 아니다. 호르무즈 리스크가 남긴 운임과 보험료, 에너지 비용 부담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앞으로는 이 리스크가 남긴 비용을 어떻게 줄이고, 새로 생긴 수요를 어떤 산업이 잡아내느냐가 한국 산업의 회복 속도를 가를 전망이다.
■ 한 줄 요약
미·이란 전쟁은 끝났지만 호르무즈 리스크는 여전히 남아 있으며, 한국 산업은 비용 부담 속에서도 업종별로 위기와 기회가 엇갈리는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
gkdud9387@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