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롯데마트와 이마트는 8일 홈플러스 공백 속 새 생존전략을 내놨다.
- 롯데마트는 신선식품·델리 강화한 먹거리 전문점으로, 이마트는 스타필드 마켓·트레이더스로 체류·대용량 수요를 공략했다.
- 대형마트는 배송 거점·체험 공간 결합해 고객이 굳이 찾아오고 반복 이용할 이유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매장은 쇼핑 공간 넘어 문화·외식·배송 거점으로 진화
신선식품부터 퀵커머스까지…고객 유입보다 재방문이 관건
한때 국내 유통시장의 중심이었던 홈플러스가 회생절차 폐지로 파산 갈림길에 섰다. 온라인 장보기 확산과 1~2인 가구 증가, 근거리 소비의 부상으로 대형마트 산업 전체가 흔들리는 가운데 차입금과 임차료 부담, 점포 매각과 투자 지연이 겹친 홈플러스에서 위기가 먼저 터졌다. 홈플러스의 몰락 원인과 경쟁사 반사이익의 한계, 남은 대형마트가 다시 짜야 할 생존 전략과 제도 개선 과제를 짚어본다.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대형마트의 변신이 시작됐다. 롯데마트는 매장 10분의 9를 먹거리로 채운 '식품 전문점'을 만들고, 이마트는 식사와 휴식·문화생활까지 가능한 '체류형 쇼핑몰'로 점포를 바꾸고 있다. 한쪽에서는 한 끼 식사를 팔고, 다른 한쪽에서는 가족이 반나절을 보내게 하는 방식이다. 온라인보다 싸고 편리하다는 것만으로는 더 이상 고객을 매장으로 불러들이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롯데마트는 '먹거리', 이마트는 '체류·대용량'으로 승부
롯데마트가 내놓은 생존 해법은 '먹거리 전문점'이다. 그랑 그로서리 은평점과 구리점은 채소·과일·정육·수산물뿐 아니라 초밥, 치킨, 샐러드, 반찬 등 델리와 즉석조리 상품을 대폭 강화했다. 전체 영업면적의 약 90%를 식료품으로 채워 일반 대형마트의 식품 비중인 50~60%보다 약 1.5배 넓게 운영하고 있다.
단순히 식재료를 사는 곳이 아니라 저녁 한 끼를 통째로 해결하는 공간으로 바꾸겠다는 전략이다. 소비자는 온라인에서 확인하기 어려운 과일과 정육, 수산물의 신선도를 직접 비교할 수 있고, 조리할 시간이 없을 때는 완성된 음식을 바로 구매할 수 있다. 2023년 12월 재단장한 은평점은 올해 상반기 매출이 2023년 상반기보다 5.9%, 방문객 수는 5% 증가했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온라인과 차별화하기 위해서는 대형마트가 우선 식품 전문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고객이 오래 머무는 '스타필드 마켓'과 대용량 상품을 판매하는 '트레이더스'로 수요를 나눠 공략하고 있다. 스타필드 마켓에는 식당과 카페, 휴식 공간, 키즈·문화 콘텐츠를 넣어 장보기 이후에도 고객이 머물도록 했다. 현재 죽전·일산·동탄·경산점 등 4곳을 운영 중이며, 올해 1분기 매출은 일산점이 75.1%, 동탄점이 12.1%, 경산점이 18.5% 증가했다. 리뉴얼한 3개 점포의 3시간 이상 장기 체류 고객 비중도 평균 87.1% 늘었다.
트레이더스는 생수와 세제, 고기, 과자 등을 묶음이나 박스 단위로 판매해 '한 달치 장보기' 수요를 잡는다. 지난해 마곡점과 구월점을 열어 전국 24개 점포로 늘렸으며, 구월점에는 다이소·올리브영·노브랜드·식당가 등도 함께 배치했다. 트레이더스의 2025년 총매출은 3조8520억원으로 8.5%, 영업이익은 1293억원으로 39.9% 증가했다. 이마트가 스타필드 마켓으로 체류시간을 늘리고, 트레이더스로 대량 구매와 높은 객단가를 확보하는 두 갈래 전략을 펴는 이유다.

◆손님이 오지 않으면 매장이 움직인다…배송 속도전
점포를 바꾸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고객이 매장을 찾지 않을 때도 상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기존 점포를 도심형 물류 거점으로 활용하고 있다.
SSG닷컴은 오는 9일부터 이마트 양재점과 하남점 인근에서 주문한 상품을 2시간 안에 배송하는 서비스를 시범 운영한다. 오후 8시까지 주문하면 당일 상품을 받을 수 있다. 8월에는 월계·가든5·신도림점 등으로 넓히고, 연말까지 전국 50여개 이마트 점포에 적용할 계획이다.
이마트 점포에서 소량 상품을 1시간 안에 보내는 '바로퀵'과 대용량 상품을 배송하는 '트레이더스배송'도 운영하고 있다. 마트가 문을 열고 고객을 기다리는 공간에서 주문이 들어오면 즉시 상품을 골라 보내는 물류센터로 바뀌는 셈이다.
롯데마트도 온라인 장보기 플랫폼 '제타'를 통해 고객이 원하는 시간대를 선택하는 예약배송을 운영하고 있다. 제타패스 이용자는 1만5000원 이상 주문하면 무료배송을 받을 수 있다. 롯데마트는 현재 3시간 단위로 운영하는 배송 시간대를 더 촘촘하게 나누고, 오는 8월 시간 단위 배송을 도입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홈플러스 빈자리보다 중요한 것…'찾아갈 이유'를 만들어라
홈플러스의 퇴장은 이마트와 롯데마트에 점포와 고객을 늘릴 기회를 주는 동시에 대형마트 업태의 한계를 다시 확인시켰다. 경쟁사가 줄었다고 해서 고객이 자동으로 남은 대형마트를 찾는 시대는 끝났다. 소비자가 매장을 방문할 분명한 이유를 만들지 못하면 홈플러스가 빠진 자리는 온라인과 근거리 유통 채널이 대신 차지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의 생존 전략도 점포 수 경쟁에서 점포의 역할을 다시 설계하는 방향으로 옮겨가고 있다. 롯데마트는 신선식품과 델리를 앞세워 '오늘 먹을 것을 해결하는 곳'으로, 이마트는 식사와 휴식·문화 콘텐츠를 결합해 '가족이 시간을 보내는 곳'으로 매장을 바꾸고 있다. 트레이더스는 대용량 상품과 차별화된 상품을 통해 고객이 한 번에 많은 금액을 쓰도록 한다.
오프라인 매장은 온라인 주문을 처리하는 배송 거점으로도 변하고 있다. 고객이 직접 매장을 찾을 때는 상품과 공간 경험으로 만족도를 높이고, 방문하지 않을 때는 점포에서 상품을 빠르게 골라 집 앞으로 보내는 방식이다. 매장과 온라인을 별개의 사업으로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장보기 체계로 묶는 경쟁이 본격화한 셈이다.
결국 홈플러스 이후의 승부는 사라진 경쟁사의 고객을 누가 먼저 가져가느냐보다 확보한 고객을 얼마나 자주 다시 찾게 하느냐에 달렸다. 신선한 상품과 차별화된 먹거리, 머물고 싶은 공간, 빠른 배송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부족하면 고객은 언제든 다른 채널로 이동할 수 있다. 대형마트의 미래는 더 큰 매장이 아니라 소비자가 굳이 찾고 계속 이용할 이유를 만드는 데서 결정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마트 업계에서) 앞으로 신선식품 등 경쟁력 있는 상품과 프로모션을 통해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마트 최진일 마케팅 담당은 "향후에도 다양한 공연, 문화 체험과 할인 행사 기획을 통해 고객들에게 항상 새로운 경험을 제공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mkyo@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