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고민정 의원·국가인권위·서울시교육청이 5일 학교 혐오‧차별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토론회를 열었다
- 교실에서 성소수자·소수자·역사 관련 혐오표현이 놀이·밈으로 일상화된 현실이 학생·교사 증언으로 드러났다
- 참석자들은 청소년 낙인보다 성인 사회 책임을 강조하며 교사 보호, 민주시민·디지털교육, 제도 개선을 통한 혐오 대응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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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여성·이주민·장애인·역사적 피해 조롱 일상화
'청소년 극우화' 낙인 비판…"혐오 담론 책임 사회에 있어"
교사 민원 보호, 학교민주시민교육법·제도 보완 등 요구
[서울=뉴스핌] 황혜영 기자 = 최근 교실 내 혐오 표현이 확산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학교 현장에서 일상화된 혐오·차별 표현을 없애기 위해 처벌을 넘어 교사 보호, 청소년 주체성 회복, 제도 개선 등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국가인권위원회, 서울시교육청이 5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인권존중 학교를 위한 혐오차별 대응 토론회'를 열고 교육현장 내 혐오·차별 표현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학자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을 비롯해 교사, 학생, 학부모 등 교육계 관계자가 참석했다.
지난 6월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서 배재고 야구부의 일부 학생들이 광주제일고와의 경기 중 '스타벅스 가야지', '탱크데이' 등의 구호를 외쳐 5·18 민주화운동과 광주를 조롱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고민정 의원은 "내 아이가 맨날 생활하고 있는 그 학교의 공간이 혐오의 공간이 아니길 바라는 마음이 크다"며 "아이들에게 놀이문화로까지 번져버린 혐오를 없애는 건 단순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고 의원은 "학교 민주시민 교육 법안을 발의해 논의 중"이라며 "혐오, 차별 표현을 어떻게 바꿔낼 수 있을지 토론을 통해 결론을 도출해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주제발표에 나선 홍승희 서울미동초 교사는 성소수자, 여성, 장애인 등을 비하하는 욕설이 일상적으로 등장한다고 설명했다.
정치인과 국가폭력 사건을 둘러싼 조롱도 심각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조사에서 교사 10명 중 약 7명이 '운지', '부엉이', 특정 날짜(5월 23일 등)를 활용한 노무현 전 대통령 관련 조롱 표현, 5‧18 민주화운동을 '광주 폭동'으로 규정하는 발언 등을 접했다고 응답했다.
홍 교사는 "일부 학생은 밈의 유래와 의미를 알고 쓰지만 모르는 학생이 따라 하며 웃음을 공유하는 구조"라며 "기성세대가 역사적 정치인의 죽음을 엄중한 사실로 받아들이는 만큼 학생 언행에 더 큰 충격을 받는다"고 꼬집었다.
이주민·외국인·장애인 등 소수자를 향한 혐오 표현도 다수 보고됐다. 박범철 경문고 교사는 동작·관악 지역 학생자치 활동 사례를 발표하며 "교실 칠판과 쪽지에서 '멸공' 등의 구호와 특정 국적, 인종을 비하하는 문구가 등장했다"며 "다문화, 외국, 이주노동자 용어 자체가 인종차별적으로 오염된 상태"라고 강조했다.
학생 당사자의 문제의식도 나왔다. 신지혜 공항고등학교 학생은 "학생들이 혐오표현을 장난처럼 쓰지만 어떤 학생에게는 자신이 부정당하는 순간이 된다"며 "장난이었다는 말로 상처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신 학생은 학생들이 혐오표현을 쓰는 이유로 ▲또래 집단 내 친밀감·소속감 표현 ▲SNS·콘텐츠에서 반복 노출되며 불쾌감이 무뎌지는 효과 ▲타인의 입장을 상상·공감하는 경험 부족을 꼽았다.

학부모 토론자로 나선 여미애 씨는 최근 담론에서 '청소년 극우화'라는 표현이 남발되는 것을 강하게 비판했다.
여씨는 "'청소년 극우화'는 모든 원인을 청소년에게 귀속시킨 낙인"이라며 "알고리즘, 플랫폼 수익 구조, 혐오를 정치적 공론장에서 활용해 온 성인 집단의 책임을 덮고 요즘 애들 문제로 치환한다"고 지적했다.
여 씨는 "혐오, 역사왜곡 담론의 생산자는 청소년이 아니라 과잉 동원된 정치와 성인 지지 세력"이라며 "배재고에 근조 화환을 보내는 일부 정치세력의 행태는 야만적"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5·18 민주화운동 서사는 특정 정치세력의 전유물이 돼서는 안 된다"며 "진영논리가 청소년을 지켜야 할 대상과 망치는 대상으로 양분해 정치적 도덕 경쟁에 이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교사의 정치적 중립 논란과 민원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여 씨는 독일 '보이텔스바흐 합의'의 논쟁성 원칙을 언급하며 "5·18은 이미 판결과 특별법으로 논쟁의 대상이 아니다. 이를 사실로 가르치는 것은 편향이 아니라 교육"이라며 "역사적 사실을 가르쳤다는 이유로 제기된 민원에 대해 교사 개인이 아닌 교육청이나 기관 차원에서 응대하는 절차를 명문화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태은 국가인권위원회 조사관은 "학교 공동체 내 특정 집단과 개인을 모욕·멸시·위협하거나 차별과 폭력을 선전·선동하는 행위는 용납될 수 없다"며 "혐오표현을 막기 위해서는 단어 목록을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공적 공간에서의 태도와 민주시민으로서의 연대를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백기 서울시교육청 민주시민교육과 학생인권옹호관 "단순한 장난으로 비롯됐다 하더라도 그로 인해서 개인적인 심리적인 상황은 물론이고 학교 공동체라고 하는 민주주의가 작동하는 공간에서 소외될 수 있는 집단이나 개인이 분명히 존재하게 된다"며 "그런 학생들이 생기고 생긴다고 한다면 그 학생들을 철저하게 보호하고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사 지원과 관련해서 조 학생인권옹호관은 "교원들 같은 경우는 지도 자료나 교육 자료와 연계해 특정 수업이 아니라 여러 교과목을 통해서 학생들과 같이 이런 문제들을 얘기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황현정 교육부 민주시민교육과장은 "'학교민주시민교육법안'에 혐오·차별 대응과 공존 가치 함양을 민주시민교육의 정의에 포함시켰다"며 "디지털 미디어 교육과 교사 교육활동 보호 장치를 강화해 현장에서 혐오표현 문제를 교육적으로 다룰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hyeng0@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