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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소득 넘어 행복지수를 측정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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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김사헌기자] 국민소득 지표를 넘어 국민들의 복지나 '웰빙' 수준으로 국가의 발전 수준을 측정하자는 움직임이 일부 선진국에서 화두가 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과연 사람들의 행복을 어떤 식으로 측정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만만치 않은 과제인데, 최근에는 단순한 행복지수를 측정하는 방식을 떠나 한 사람이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과 상황을 어떤 식으로 느끼면서 지내는지를 조사하는 방법이 도입되어 주목된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지난 27일 소개했다.

국민소득 연구로 1971년 노벨상을 받은 사이먼 쿠즈네츠는 1934년 미국 의회에서 "국부는 국민소득 측정치로는 거의 추론할 수 없다"고 역설한 바 있다. 말하자면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돈이 다가 아니"라는 주장인데, 그런 그가 국민소득계정을 만들어냈다는 점은 시사적이다.

국민소득계정을 창안한 경제학자가 이미 한참 전에 그 한계를 잘 알고 있었다는 점이 재미있다.

최근 미국과 프랑스 그리고 영국의 정상들도 쿠즈네츠와 같은 입장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이들 정상들이 부탄처럼 국민총행복(GNH; Gross National Hapiness) 지표를 도입하지는 않을 것 같지는 않지만, 국민의 '웰빙(Wellbeing)'이란 것을 측정하는 문제에는 주목하고 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카메론 영국 총리는 최근 "경제성장 만이 아니라 우리 삶이 얼마나 개선되고 있는지, 즉 생활수준 뿐만 아니라 삶의 질로 일국의 발전이 평가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행복이란 요소를 제대로 받아들이는 것과 그것을 제대로 측정하는 것은 별개의 일이라고 FT는 지적했다.

일단 행복의 수준을 측정하는 방법은 대략 3가지 정도가 있다. 먼저 국민소득계정를 이용해 이를 국민의 복지를 더 잘 반영하도록 조절하는 방식이 있다. 그 다음 '웰빙'과 관련된다고 판단되는 객관적 지표들에 대한 자료를 모으는 방식이 있고, 마지막으로 앞서 두 가지와 전혀 별개의 방식은 아니지만 국민들의 표본에 대해 직접 행복한지 물어보는 것도 방법이 된다.

앞서 두 가지는 이미 많은 지표가 개발되어 있지만, 마지막 세번째 방식이 최근에는 주목받고 있다.

특히 사람들로부터 0에서 10까지 범위 중에서 얼마나 행복하냐는 식으로 삶의 만족 수준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접근방식 외에도 '일상의 재구성법(Day Reconstruction Method)'이란 측정방식도 있다. 경제학에 심리학을 접목했다는 평가로 노벨상을 수상한 카네만-크루거 교수의 이 같은 측정방식은 그 결과에서도 큰 차이를 보인다. 

전자의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 미국의 여성들이 프랑스의 여성에 비해 두 배나 만족도가 높았지만, 후자의 방식에서는 프랑스의 여성이 하루 종일 더 좋은 감정 속에서 지낸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사실 국민의 복지에 주목하자는 것은 얼핏 새로운 주장 같지만 실은 전혀 새롭지 않다. '이스털린 역설(Easterlin Paradox)'이 대표적이다. 

행복경제학의 창시자라고 불리기도 하는 로버트 이스털린 교수는 어떤 사회에서든 돈으로 행복을 살 수는 있지만, 잘 사는 나라가 반드시 덜 잘 사는 나라보다 행복지수가 높지는 않다는 사실을 이미 1970년대에 발견했다.

물론 이스털린의 역설은 실제 조사 결과에서는 반박을 많이 받아왔다. 일인당 GDP와 삶의 만족도가 비례한다는 것은 그림의 표에서 보이듯 소득지표 축을 증가 비율, 즉 로그 축으로 나타낼 경우 좀 더 일관된 특징으로 보여주고 있다.

행복지수에 대한 관심이 새롭지 않고 오래된 만큼, 사실 그 동안 '웰빙'을 평가하는 주관적인 지표들은 많은 나라들에게 상당하게 개선되어 발표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지표들이 이미 존재한다는 점 때문에 최근 행복지수를 새롭게 구성해 보자는 프로젝트는 어중한한 위치를 놓일 수도 있다.

하지만 앞서 카네만 교수 등의 'DRM 기법'을 이용해서 좀 더 근본적인 행복지수 평가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카네만 등은 정규 국민소득계정 외에 '시간계정(time account)'이란 것을 만들자고 제안했고, 미국 노동통계국이 이를 받아들여 기금을 내 분석기관을 설립했다. 

카네만 등은 자신들이 DRM 기법을 간단히 정기적인 전화 설문을 통해 자료를 축적할 수 있도록 고안했으며, 이 새로운 방식으로 이미 1차 서베이가 진행됐다. 결과는 내년 초에 발표될 예정이다.

국민의 복지를 측정하는 대안적인 방식이 될 이른바 '국민시간계정'이 정치인들에게 얼마나 중요한 수단이 될지는 알 수 없고, 또 정치인들만 돕는 일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DRM 기법에서는 출퇴근에 영향을 주는 도로 사정이나 근로시간에 영향을 미치는 초과근무 관련법, 레저행위에 영향을 주는 시설 등 공공정책의 영향도 평가될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 문제점을 잘 처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한다.

나아가 행복 수준을 0에서 10까지 분류해 답을 얻는 방식은 한 사람의 8이 다른 사람의 2와 같은 것이 될 수도 있지만 이 같은 차이를 조정하기 힘들다. 일례로 유로바로미터(Eurobarometer) 서베이에서 자신의 삶에 '매우 만족'한다고 대답한 사람의 비중이 덴마크는 64%나 된 반면 프랑스의 경우 16%에 불과했다. 이런 차이로 덴마크와 프랑스의 상대적인 '웰빙'의 차이를 제대로 밝혀냈는지 의문이다. DRM 기법에서는 이런 차이가 상대적으로 최소화되는 특징이 있다.

한편 FT는 영국 통계청도 내년 4월까지 '국민시간계정'이란 지표를 도입할 것인지 자문을 받고 있다고 알렸다. 이 즈음에는 미국의 서베이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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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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