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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병옥 하나UBS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 |
유병옥 하나UBS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이 올 한해를 돌아보며 펀드 시장에서 얻은 교훈이다.
내년이면 업계에 19년을 몸담게 되는 유 본부장에게도 올해는 만만치 않은 한해였다.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지배했던 상반기와 달리 하반기는 유로존의 재정위기 리스크로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펀드시장도 부침이 있었다.
실제 하나UBS자산운용도 이런 시장 분위기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상반기와 달리 8월 이후 급락장을 거치면서 하반기 수익률 하락을 겪었다. 올 한해 전체적으도 소폭 시장을 하회할 것이라는 평가다.
"정유와 대체에너지 관련 종목을 줄이지 못했다. 일본의 '원전 사태'를 맞으면서 정유와 대체에너지에 초점을 뒀었는데 (이것이) 좀더 길게 갈 것이라고 장밋빛으로 봤던 게 컸다. 차라리 안정형의 가치주쪽으로 돌렸어야 했다"
◆ 2011 시장 돌아보기: 공모펀드의 랩 따라하기
유 본부장이 이렇게 포트폴리오 조정을 제대로 하지 못한 데에는 올 한해 펀드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친 자문형 랩의 여파도 적지 않다.
"상반기는 자문사형 랩이 작년에 이어 한국의 니프티피프티(시가총액 상위의 소수 대형 우량주)를 주도했다. 하지만 하반기는 경기가 꺾이고 기업 이익이 감소하면서 집중 포트폴리오의 한계가 나타났던 대표적인 시장이었다"
수익률이 뛰어난 자문형 랩과 공모펀드가 비교되면서 공모펀드 역시 포트폴리오가 압축되는 경향이 있었다는 지적이다. 이른바 '랩 따라하기'의 좋지 않은 결과다.
"설명회를 가고 기관과 개인 고객을 만나면 항상 (자문사와) 차이나는 부분을 부각시켰다. 운용의 시스템을 바꾸지는 않았지만 심리적인 부분에서 분명히 영향을 받은 부분이 있었다"
물론 그는 성장펀드가 커질 때면 우량종목을 집중매수하면서 쏠림현상이 나타나는 시기가 항상 있었다고 했다. 사실 자문형 랩 이전에도 '바이코리아', '인사이트' 펀드 등이 쏠림 현상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쏠림현상은 버블을 유도하고 되돌림 현상이 거칠게 나타나면서 문제를 일으킨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가 "기본으로 돌아가 시장의 신호를 올바르게 읽고 개별 기업의 펀더멘탈에 집중하려고 노력하려 한다"고 말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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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병옥 하나UBS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 |
유 본부장은 내년 증시를 대부분의 전망처럼 상저하고로 봤다. 가장 큰 리스크는 총체적인 경기침체와 기업 이익 감소 우려를 들었다. 하지만 이런 문제는 내년 1분기를 고비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것이란 전망이다.
"유럽의 문제는 불협화음을 내겠지만 독일의 의지가 크게 반영되는 선에서 내년 1분기내에 큰 부분에서의 합의가 도출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유럽연합(EU)이 붕괴될 수도 있다."
중국의 경우 긴축 완화 스탠스로 이동할 것이라는 게 유 본부장의 판단이다. "중국 역시 8% 이상 성장을 하지 못하면 고용창출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약 6% 정도였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4%로 조정되고 있다. 4% 정도면 충분히 정책적 변화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는 내년 상반기가 중국의 성장률이 저조할 개연성이 있다며 그 과정에서 재정정책이나 긴축 완하정책이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내년 1분기를 계기로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사라지고 나면 펀드 시장에서도 전통적인 공모형 펀드가 부각될 것이라고 했다. 랩보다는 전통적인 성장형 펀드쪽으로 더 많은 관심을 투자자들이 가질 것이란 전망이다.
"절대수익을 추구하거나 고위험-고수익을 장점을 활용할 고객은 헤지펀드와 랩으로 이동하고 평균적인 위험-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는 공모펀드로 돌아설 것이다. 어차피 내년 금리 자체가 기조적으로 올라갈 수 없고 부동산 시장도 인구학적 문제로 자본이익을 얻기 힘들다"
특히 내년도 펀드 시장 흐름과 관련해서 전체적으로는 공모 펀드가 전면에 나서는 가운데 니치마켓 상품으로 노후 대비 컨셉의 펀드들이 부각될 것이라고 했다.
◆ 유병옥 상무와 하나UBS운용의 목표...연금펀드 수익률 개선과 747목표 달성
하나UBS는 내년에 '연금펀드'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상대적으로 저조한 연금펀드의 수익률을 개선하면 하나UBS의 시장 경쟁력이 한단계 업그레이드 될 수 있을 것이란 판단과도 잘 맞아 떨어진다.
"블루칩바스켓펀드는 수익률도 괜찮았고 작년이나 올해 사이즈도 커졌다. 하지만 나머지 연금펀드 수익률이 좋지 않았다. 1조원에 이르는 개인연금펀드가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퍼센트(%)순위에서 70%대로 좋지 않았다. 이 부분을 개선하면 시장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퍼센트 순위는 해당 펀드가 상위 몇 %에 해당하는지를 숫자로 표시한 것으로 낮을수록 좋은 것이다.
이를 위해 하나UBS는 내부적으로 조직을 개편하고 펀드 매니저를 교체하면서 연금 펀드의 수익률 개선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좀더 장기적 목표로는 진재욱 대표가 제시한 747공약을 꺼내들었다. 747목표는 하나 UBS자산운용의 펀드시장 점유율을 7%까지 올리고 운용사 순위를 4위로 올리며 주식형펀드 총관리자산(AUM) 규모를 7조원으로 늘리겠다는 포부다.
"한국의 투자가에서 UBS의 좋은 상품을 소개해주고 자리매김을 하는 데 일조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주식형 펀드 수탁고 7조원을 만들어 운용사 순위를 업계 4위를 올리는 게 우선이다"
마지막으로 투자자에게 조언을 부탁했다. "밀짚모자는 겨울에 사야 싸게 살 수 있다. 경기가 좋지 않을 때, 다들 안 좋다고 생각할 때 적절하게 투자를 시작하는 용기가 좋은 수익율을 내는 길이다"
가격조정이 충분히 이뤄진 현 시점에서는 펀드 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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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














